▲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뉴스워커 DB)

[뉴스워커_남북정세] 북한 매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곧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고 발표하면서 북러정상회담 개최가 공식화됐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각하의 초청에 의하여 곧 러시아를 방문하시게 된다”며 “방문기간 김정은 동지와 러시아 대통령 사이의 회담이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

◆ 北매체들, 김정은 방러 예고…구체적 일정 및 장소는 언급 안해

다만 조선중앙통신은 구체적인 방문 일정이나 장소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 매체가 ‘곧’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볼 때 이날 밤 김 위원장이 방러길에 오르거나 다음 날쯤 이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통신과 같은 내용으로 김 위원장의 방러 소식을 전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을 사전 예고한 보도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2002년 북러정상회담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았을 당시 방문 5일 전 극동지역 방문 사실을 예고한 적이 있다며 당시의 관계를 따랐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러시아에서도 북러정상회담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아직 김 위원장의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러시아 매체 “김정은, 230명 방문단과 함께 방러…24일 새벽 국경 넘을 것”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22일(현지시간) 김 위원장과 함께 230명의 방문단이 전용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찾을 것이라고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24일 새벽 북러 국경을 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4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25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25일 푸틴 대통령은 회담 이후 중국 베이징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26∼27일)에 참석하기 위해 출발할 계획이고,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남아 26일까지 현지에 체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코메르산트>는 김 위원장이 대학 내 호텔에서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처음 방문하는 만큼 여러 문화행사가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아직 프로그램이 최종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김정은, 전용열차 이용 시 23일 밤 출발 가능성

김 위원장이 최근 제2차 북미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베트남으로 이동하면서 66시간에 달하는 전용열차를 이용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방러에도 어떤 방식으로 이동할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 17일 김 위원장의 ‘집사’격으로 알려진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역을 시찰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열차로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이동하는 경로는 크게 두 구간이 있다. 북한 함경북도 나선지구와 러시아 하산 지역을 연결하는 북러 철교를 통과하는 방법과 중국 투먼과 훈춘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 역으로 향하는 일종의 우회 경로가 있다.

김 위원장이 어디에서 출발하느냐도 예상 소요 시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재로선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25일 정상회담 개최가 유력시되고 있기 때문에 23일 밤에는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각에선 자신의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타고 올 가능성도 나온다. 이럴 경우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1시간 30분만에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행편으로 방러하게 된다면 24일 출발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북러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비롯해 북한의 경제 제재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유엔 안보리의 제재 조치로 인한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체류기간 문제도 걸려있기에 해당 문제도 다뤄질지 주목된다.

북한의 입장에선 최대 외화벌이 창구인 해외 노동자들이 자꾸만 줄어들고 있어 경제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러시아 측의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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