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북러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로 향하면서 ‘방러 수행단’에 이름이 호명되지 못했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전격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신임 통일전선부장으로 장금철이 임명됐다고 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새벽 전용열차를 타고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출발 소식을 전하면서 수행단 명단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의 정상외교 행보 때 마다 그림자처럼 김 위원장을 보좌했던 김영철 전 부장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 북러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로 향하면서 ‘방러 수행단’에 이름이 호명되지 못했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전격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신임 통일전선부장으로 장금철이 임명됐다고 전했다. <뉴스워커_황성환 그래픽 1담당>

◆ 러시아 수행단에 포함되지 않더니…결국 ‘김영철 교체’로 확인돼

이날 오후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환송행사 영상에서도 김영철 전 부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룡해 국무위 제1부위원장과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총출동했지만 김 전 부장은 사진과 영상에서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김 전 부장이 지난해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막전막후에서 지휘해 왔기 때문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그의 문책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0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한 것이 확인됐지만, 김 전 부장이 이날 다시 자취를 감추면서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다.

◆ 신임 통전부장 장금철은 기록 거의 없는 상태…대남 교류 업무 담당으로 알려져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에 통일전선부장 교체가 있었다는 보고를 전하며 50대 후반인 장금철이 신임 통전부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다만 장 신임 부장에 대한 당국차원의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이기에 신임 통전부장의 정체는 베일 속에 가려져 있는 상황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장 부장은 50대 후반으로 알려졌고,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민간 교류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매체에 ‘장금철’ 이름이 공개된 것은 지난 11일 노동당 7기 4차 전원회의 결과를 전달하면서 처음 공개됐다. 이 보도는 장금철이 노동당 부장에 임명됐고,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위원으로 선임된 직접 보선으로 올랐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 매체의 이같은 보도 외에는 장금철에 대한 신상은 알려진 게 없다. 통일부도 25일 기자들에게 장금철과 관련한 과거 이력에 대한 기록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장금철의 사회과학원 직장동맹위원회 위원장 이력에 대해서도 “사진과 직책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동명이인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에 장 부장이 당 중앙위원회 부장으로 호명되면서 단체 사진 정도에서는 확인할 수 있지만, 어느 인물이 장금철인지는 분석이 필요한 사항인 것으로 전해졌다.

◆ 50대 장금철, 비핵화 협상에 유연성 부여하며 역할 할까

김영철에서 장금철로의 통전부장 교체는 명백한 하노이 회담 결렬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민간 교류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장 부장이 대남업무 전면에 서면서 비핵화 협상 국면이 새롭게 접어들지도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선 장 부장이 50대라는 점을 볼 때 김 위원장이 상대적으로 젊은 인사를 기용해 협상 자체도 유연해지지 않겠느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또한 통전부장이 전격 교체되면서 김영철과 함께 비핵화 협상 실무를 맡아온 김성혜 통전부 실장과 김혁철 국무위 특별대표도 문책성 인사를 면치 못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김정은 2기’ 인선이 완료되며 외무성 인사들의 지위가 눈에 띄게 높아진 점을 두고 전문가들은 비핵화 협상 국면에 외무성 외교라인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같은 분석에다 김영철이 전격 교체되면서 통일전선부가 맡아온 ‘대남 라인’이 비핵화 협상에서 전면 배제될 지도 관심이 모인다.

한편 통전부장의 전격 교체와 함께 이번 러시아 수행단에서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자취를 감춰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선 선발대로 북러정상회담을 챙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김 위원장이 24일 러시아에 도착해 의전행사를 받을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부재 이유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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