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제정세] IS 망령 되살아나나..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테러에 이어 25일 또 발생
[뉴스워커_국제정세] IS 망령 되살아나나..스리랑카 부활절 연쇄 테러에 이어 25일 또 발생
  • 박경희 기자
  • 승인 2019.04.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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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국제정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IS가 영토를 잃고 사실상 소멸됐다”고 승리를 선언한지 한달만에 스리랑카에서 21일(이하 현지시간)인 부활절에 8건의 연쇄폭탄테러가 일어났고, 25일에도 수도 콜롬보 인근 도시 공터에서 또 폭발이 일어났다. 25일 일어난 사건에는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부활절에 일어난 연쇄테러로 약 250~260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다쳤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테러의 주동 세력으로 스리랑카 현지 극단주의 이슬람조직 NYT(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를 지목하고 있다. 사건 조사와 직접 연관된 미 정보당국 관리는 이번 테러의 배후 세력이 IS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IS를 배후 세력으로 지목했다. 게다가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도 직접 배후를 자처하고 나서면서 소멸됐다던 IS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IS가 영토를 잃고 사실상 소멸됐다”고 승리를 선언한지 한달만에 스리랑카에서 21일(이하 현지시간)인 부활절에 8건의 연쇄폭탄테러가 일어났고, 25일에도 수도 콜롬보 인근 도시 공터에서 또 폭발이 일어났다. 25일 일어난 사건에는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부활절에 일어난 연쇄테러로 약 250~260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다쳤다.<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 갈등으로 점철된 스리랑카의 역사

스리랑카는 피로 기록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2200만 명의 인구 가운데 74%가 싱할라족이며 대부분이 불교를 믿고 있다. 그리고 18%는 타밀족으로 대부분 힌두교 신자인데 이들은 1948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하면서부터 갈등하기 시작했다. 다수민족인 싱할라족이 권력을 잡으면서 대부분의 공직자에서 타밀족을 배제했고 공식언어로 싱할라어, 국교는 불교로 일방적으로 정해버린 것이다. 그러자 1976년 타밀족은 분리 독립 무장단체인 ‘타밀 렐람 해방 호랑이(LTTE·Liberation Tigers of Tamil Eelam)’를 결성했고, 1983년 스리랑카 정부군 13명을 사살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스리랑카 정부군은 약3천여 명의 타밀족을 학살하면서 이때부터 스리랑카의 내전이 본격화됐다. 그리고 LTTE는 1993년 스리랑카 대통령 암살, 2001년 수도 콜롬보 공항 공격으로 국적기와 군수송기 파괴 등 스리랑카 정부를 겨냥한 테러를 자행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내전은 30년 가까이 이어지다 2009년 정부군의 승리로 끝이 났다.

◆ 종교갈등으로 번진 이번 테러..IS가 배후?

이렇게 지금까지 스리랑카에서 일어났던 갈등은 그야말로 민족 간의 갈등이었다. 하지만 이번 부활절에서 일어난 테러는 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났다는 점에서 일종의 종교 갈등이며, 이전에 있었던 갈등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내 200개의 성당과 교회를 대표하는 스리랑카 기독교 연맹은 지난해 기독교에 대한 위협과 폭력사건 등이 86건 발생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테러도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연쇄폭탄테러 주동으로 자국 내 급진 이슬람단체 NYJ(내셔널 타우힛 자맛)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그 배후에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NYJ는 그간 자국 내 급진 이슬람단체인 만큼 단순히 불상을 깨는 정도의 공격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번에 스리랑카 곳곳에서 연쇄적으로 대규모 테러를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NYJ 지도자들이 이미 수년 전부터 국제테러조직과 손잡고 세력을 키워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 국제테러조직이 바로 IS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러가 난 다음 날 친IS 성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3명이 IS의 깃발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올라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관계당국자는 “이 가운데 ‘아부 우바이다’로 알려진 이가 NYJ의 핵심 조직원 자란 하신이며, 이번에 자살폭탄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결국 IS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것처럼 소멸된 것이 아니라 스리랑카 출신 조직원을 앞세워 부활을 선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IS가 일시적으로 점령지는 잃었을지라도 이념적인 영향력은 잃지 않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국가대테러센터(NTCT)의 니콜라스 라스무센 전(前) 국장은 “칼리프국을 뒷받침하는 이념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범주를 넘어 영향을 미친다”며 “많은 테러 전문가가 정부에 IS 패망을 선언하는 데 신중할 것을 요구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스리랑카 테러 후 폭풍 ... 경제 흔들

IS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계기를 마련한 이번 스리랑카 연쇄 테러는 안타깝게도 미리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4일 미국과 인도 당국으로부터 스리랑카에 대한 공격이 21일 있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또 스리랑카 보안당국자들은 지난 9일에 스리랑카 경찰에 NYJ가 테러 위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니 주시하는 주문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서도 안일하게 대처하면서 250여 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희생됐고, 더불어 스리랑카 경제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스리랑카는 연간 25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관광산업이 경제 기반이다. 30여년에 가까운 내전이 종식된 후 지난 10년간 관광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했고, 2018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9%(약44억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스리랑카의 주요 산업이다.

그런데 이번 테러 사건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무더기로 스리랑카를 빠져나가는가 하면 예약된 여행 일정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미국 CNN비니니스는 테러 발생 직후 “일자리 및 외화공급은 물론 부채 상환 차질로 인한 국가 신용등급까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스리랑카가 관광산업 타격으로 인한 경제까지 우려해야 할 정도로 되살아난 IS의 망령은 이제 중동을 넘어 아시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행보를 더욱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