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비핵화 협상을 위한 제4차 남북정상회담이 언제쯤 개최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음 외교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러시아와의 첫 정상회담을 열고 전통적인 우호국과의 친선을 다시금 확인했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대미 압박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 비핵화 협상을 위한 제4차 남북정상회담이 언제쯤 개최될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음 외교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북한은 이번 북러정상회담에서 경제 제재의 우회로를 찾았고, 지원군을 얻게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에서의 영향력을 얻는 계기가 됐다. 푸틴 대통령은 북학은 체제보장을 원하고 있고, 이를 위해선 6자 회담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푸틴의 ‘6자회담’ 주장…美 “미국이 선호하는 것은 아냐”

푸틴 대통령의 6자 회담 주장은 미국의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카드다. 비핵화 협상판에서의 주도권 다툼도 영향이 있는데다 파이의 크기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8일(현지시간) 6자회담 재개 제안에 “우리(미국)가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자회담에 찬성하는지 아니면 김정은 위원장과의 1:1외교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며 “김정은 위원장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미국과 1:1 접촉을 원했고 그렇게 해왔다. 6자회담식 접근은 과거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은 언급하며 “그는 늘 러시아의 이익만 생각한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제재 이행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들은 최근 몇 달간 꽤 잘해왔지만 늘 더 엄격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그러나 푸틴은 한국과 러시아의 철도 연결 가능성을 보고 싶을 것”이라며 “그는 (러시아에) 유리한 점을 보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의 관심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 알고 이를 뒤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이같은 반응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밀착 행보는 어느 정도 비핵화 협상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 정부도 복잡해 진 비핵화 셈법에 진땀

다만 협상의 중재 역할을 도맡은 우리 정부의 입장 역시 그만큼 복잡해졌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4월 27일 판문점선언 1주년을 기념해 북측과의 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북측이 뚜렷한 답변을 주지 않아 기념 공연도 공동이 아닌 단독으로 진행했다.

북한은 연일 미국과 우리 측을 향해 날선 비난을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주년인 지난 27일에는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비망록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발목을 미국이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펼쳐주신 절세위인의 업적은 천추만대에 길이 빛날 것이다’라는 제목의 비망록을 통해 “미국은 남조선당국에 ‘남북관계가 미북관계보다 앞서가면 안된다’는 속도조절론을 노골적으로 강박하면서 북남관계를 저들의 대조선 제재압박 정책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으로 치닫던 과거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평통을 우리 측을 향해선 “남조선의 반통일세력은 겨레의 지향과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기대에 역행해 북남선언들에 대해 ‘북의 이익만 반영된 일방적선언’ ‘북 퍼주기 선언’, ‘북에 무장해제에 당한 굴욕적인 문서’라고 헐뜯어대면서 북남관계를 반목과 대결의 과거로 되돌려보려고 발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제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北 반응은 언제쯤?

북한은 연일 남측을 향해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북제재 문제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고, 북한은 이에 대해 비난을 지속하면서 서운함을 표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29일에도 선전매체를 통해 비슷한 주장을 반복했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미국의 반공화국적대시정책을 근원적으로 청산하지 않고서는 북남관계의 전진이나 평화번영의 그 어떤 결실도 기대할 수 없다”며 “내외 반통일세력의 준동을 분쇄하지 않고서는 북남관계의 진정한 발전과 조선반도평화번영의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이 연일 비난하며 날을 세우고 있지만, 결국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앉기 위해선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는 북측의 응답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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