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북미가 제3차 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셈법을 바꾸라’는 요구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다시 강조하며 팽팽한 기싸움에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언급했는데 잘 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여전히 희망적이다”라고 밝혔다.

◆ 폼페이오 “셈법을 바꾸라? 비핵화의 진정한 접근은 비핵화를 제거하는 것”

▲ 북미가 제3차 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셈법을 바꾸라’는 요구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다시 강조하며 팽팽한 기싸움에 나섰다.<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최선희 제1부상의 ‘셈법을 바꾸라’는 발언에 대해선 “비핵화에 대해서는 오직 하나의 진정한 접근이 있을 뿐이다. 그 위협을 제거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위협’이란 북한이 보유한 핵을 말하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최선희 제1부상은 3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우리의 비핵화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때가 되면 비핵화를 할 것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이 현재의 셈법을 바꾸고 입장을 재정립해 가지고 나오는 조건 하에서만 가능하다”며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최선희 제1부상의 이날 입장 표명은 앞서 폼페이오 장관의 또 다른 방송 인터뷰에서부터 비롯됐다.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협상 전망과 관련해서 “실패한다면 우리는 그 때 가서 분명히 경로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한 데 따른 것이다.

◆ 최선희 “美, 입장 재정립 않으면 원치 않는 결과 보게될 수도”

최 제1부상은 이와 관련해서도 “미국이 운운하는 이른바 ‘경로변경’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미국만의 특권이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선택이 될수도 있다”며 “미국이 지금처럼 문제를 헤집고 딴길에서 헤매이면서 우리가 제시한 시한부 내에 자기 입장을 재정립해가지고 나오지 않는 경우 미국은 참으로 원치 않는 결과를 보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가 서로 말폭탄을 주고 받으면서 신경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의 ‘대화 의지’ 표명은 북미 간 창구를 닫지 않기 위한 여지를 남기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배제 요구를 계속 하며 공세를 펴고 있는 데 대해서도 맞대응 보다는 유화적 화법으로 테이블에 나올 것을 촉구하며 비핵화 협상 모멘텀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 여전히 ‘대화’ 의지 보이는 美…대북 식량 지원 시사 등 유화적 제스쳐

미국의 유화적 제스쳐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한미 외교당국은 비건 대표가 오는 8~10일 방한하는 안에 대해 최종 조율 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비건 대표의 방한은 워싱턴에서 한미워킹그룹 회의가 개최됐던 3월 14일(현지시간) 이후 두 달만이고, 방한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비건 대표와 카운터파트 격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동향과 북미간 대화 재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것은 한미가 이번 회의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7년 9월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 규모의 식량 지원을 의결한 바 있다.

2017년 정부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영양지원 사업에 800만 달러 공여 방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북 압박 기조로 인해 실질적으로 집행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제재 완화 계획’에 대한 취재진들의 질문에 “우리는 지금 일정한 인도적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점에 대해서는 괜찮다”라며 “한국은 식량문제를 돕기 위한 일정한 일을 포함해 북한을 위해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문제도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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