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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오피니언] 일본 강제징용 대법판결과 관련해 “옛날 힘없던 한국 아니다”
염정민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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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2  15: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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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오피니언] 지난 5월 1일 ‘일본제철 및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및 지원단’은 법원이 압류하고 있는 일본제철 소유의 주식 19만 4천주와 후지코시 소유의 주식 7만 6천주를 매각해줄 것을 법원에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제철의 손해배상 의무를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 등의 후속조치로, 그간 피해자들은 일본제철과 후지코시 등에 손해배상 협의를 요청했으나 일본기업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부득이하게 강제집행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동원 혹은 강제징용은 일제가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조선인을 강제노동에 종사하게 한 일로 1937년 국가총동원법, 1944년 여자정신대근무령 등을 통해 113만~145만 명의 조선인이 강제로 동원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정부기록보존소에는 1958년에 대일 배상청구의 근거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1942~1945년 사이에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인 징용자들을 지역별로 파악한 ‘피징용자 명부’가 보관되어 있다.

19권으로 구성된 명부에는 피징용자의 이름과 징용 당시 나이 및 주소, 징용 날짜, 해방 후 귀환 및 사망 여부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으며 이 명부에 등재된 강제동원 피해자 수는 총 28만 5천 183명에 이른다. 명부로 확인된 1942~45년 사이의 강제동원 피해자 수가 약 29만 명에 이를 정도이므로 강제동원 총 피해자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하여 1990년 일본정부도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 수가 약 6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한 바 있지만, 청구권 협정 등을 이유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 일본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옛날의 한국 아니야.

   
▲ ()은 순위, 단위: 달러, 출처: 관세청

최근 대법원을 포함한 한국 법원들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자 일본 일각에서는 한국에 대한 보복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12일 아소 다로 부총리가 “관세뿐 아니라 송금 제한이나 비자 발급 정지 등 여러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발언한데 이어 3월 13일에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모든 선택지를 포함하여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발언하여 한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무역 등 경제적인 부분에서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과거와 달리 일본의 압박에 한국이 무기력하게 대응할 가능성은 낮다.

2000년 기준으로 한국의 일본에 대한 수출은 205억 달러로 일본은 두 번째로 한국의 제품을 많이 구매하는 국가였으며 수출 비중은 11.9%에 달할 정도였다. 같은 해 한국의 일본에 대한 수입은 318억 달러로 수입 비중은 19.8%로 한국은 1순위로 일본 제품을 구매했다.

물론 2000년 이전 1960~70년대에는 한국과 일본의 무역 비중이 40%가 넘을 정도로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었던 일본 시장의 중요성은 훨씬 더 컸다.

그러나 2018년 자료를 보면 일본 시장의 중요성은 1960년대를 거론할 필요도 없이 2000년에 비해서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의 일본에 대한 수출은 305억 달러로 2000년에 비해 금액 면에서는 증가했지만 수출비중은 5%에 불과하며 순위도 5위로 하락했다. 같은 해 한국의 일본에 대한 수입은 546억 달러로 금액 면에서는 증가했지만 수입비중은 10.2%로 하락했고 순위 또한 3위로 하락했다.

즉 한국이 경제 성장을 하면서 금액 면에서 일본과의 교역이 증가했지만 일본을 제외한 국가들과의 교역량이 더욱 증가하면서 일본 시장은 중요성은 해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수출 시장에서 일본의 위치는 중국, 미국에 이어 베트남, 홍콩에도 못 미칠 정도로 떨어진 것이다.

◆ 일본의 압박 확대 가능성 낮지만 압박 시 한국의 보복은 필요

일본 내각 관료들이 일반론적인 언급을 하는 반면 자민당 혹은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에 대한 압박을 상당히 구체적인 수준에서 언급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한국 반도체 세정에 사용되는 HF(불화수소)의 수출 제한과 비자발급 정지를 들 수 있다.

한국이 일본에서 2018년 반도체 관련 수입액만 58억 달러(한화 약6조 7552억 원)가 넘기 때문에 일본 일각에서 HF를 포함한 반도체 원료, 장비의 수출 제한이 주장되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원료, 장비가 신뢰도, 경제성이 우수한 편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일본 제품을 구매하고 있지만 교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입액이 약 7조원에 달하는 한국 구매 기업들을 일본의 정치적 이유로 압박하는 것은 일본과의 파트너쉽을 청산하고 다른 파트너를 물색하는 경향을 가속화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 HF 수출제한 압박 기사가 나오자 한국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HF 국산화와 거래선 다양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압박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그에 버금갈 정도로 일본의 반도체 장비 관련 산업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아소 다로 부총리의 보복 발언이 나오자 일본 언론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에 수출 제한이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기업 뿐 아니라 일본 기업들도 피해를 입을 것이란 보도를 내어놓았다.

한편 일본의 관광객 무비자 정책 폐지의 경우 2018년 기준 한국 관광객 754만 명이 일본을 방문했고 같은 기간 일본 관광객 약 295만이 한국을 방문한 바 있어 한국보다는 일본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향후 강제동원 피해자 판결을 부정하는 일본 정부의 입장이 한국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되는 등 한국인 관광객을 감소시키는 유무형의 사건들이 일어날 경우 어느 쪽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인지는 굳이 논할 필요도 없다.

결국 일본 정부가 이번 판결을 기회 삼아 한국에 압박을 가할 경우 한국 또한 그에 맞는 규모의 보복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한일 양국의 경제적 충격은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한국은 분명히 이와 같은 상황을 바라지 않지만 일본이 부당한 압력을 걸어온다면 그에 걸맞는 보복을 일본에게 할 것이 분명하므로, 미래를 위해 나아갈지 갈등관계에 진입하여 서로 찌르기를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일본이 결정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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