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소비자층의 선호도에 맞는 제품 개발, 마케팅 필요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산업기획]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한국 맥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유지했다.

2019년 1분기 한국 맥주 수출은 수출중량 기준 4만 3257톤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에 기록한 3만 6358톤 대비 19.0% 증가했고, 수출액 기준 3113만 달러를 기록하여 전년 동기에 기록한 2589만 달러 대비 20.2% 증가했다.

◆ 최근 4년간 한국 맥주 1분기 수출 높은 증가세 유지했다

2017년 1분기에는 수출중량 2만 8262톤, 수출액 1996만 달러를 기록하여 2016년 1분기에 기록한 2만 9004톤에 비해 수출중량은 줄었지만 같은 기간 기록한 1967만 달러에 비해 수출액은 증가했다.

2018년 1분기에는 수출중량 3만 6358톤, 수출액 2589만 달러를 기록하여 전년 동기대비 각각 28.6%, 2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한국 맥주의 1분기 수출은 2016년 1분기, 2017년 1분기에는 완만한 증가세 내지 정체를 보였지만 2018년 1분기, 2019년 1분기에는 20~30%의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한국 맥주 수출이 증가한 이유로 오비맥주가 ODM방식으로 제조하여 홍콩으로 수출하고 있는 블루걸이 선전하고 있는 것과 하이트진로 등의 주류업체가 적극적으로 해외 판매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오비맥주는 홍콩 젭슨그룹의 주문을 받아 블루걸을 개발, 수출하고 있는데 상품을 주문한 기업이 제품개발 일체를 담당하고 제조기업은 생산만 담당하는 OEM방식과 달리, 제조기업인 오비맥주가 제품 개발까지 담당하는 ODM방식으로 제품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제품 개발을 담당한 오비맥주는 다른 아시아권과 다르게 유럽풍의 진한 맥주를 선호하는 홍콩의 특색을 반영하여 필스너 계열의 라거인 블루걸을 개발, 판매하여 홍콩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스포츠 연계 마케팅 등을 통한 판매촉진이 미국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LA다저스타디움에서 지역 전용 상품인 ‘다저스 스페셜캔’을 판매하는 등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현지 대형 유통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로 2018년 미국에서의 맥주 매출이 17%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한국 맥주에 대해 맛이 밋밋하고 향이 약하다며 다소 비판적인 분위기가 일부 형성되고 있지만 해외 특색에 맞는 맥주를 제조, 판매한 결과 수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맥주의 품질이 나쁘거나 한국 기업의 맥주 제조 능력이 경쟁력이 없다고 결론내기 보다는 한국에서는 라거(lager) 중심의 제품군이 주로 판매되고 있는 것에 원인이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 에일 VS 라거

맥주는 크게 에일(Ale), 라거(Lager)로 나뉘는데 에일은 비교적 향이 강하고 맛이 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라거는 향이 약하며 맛에 있어서는 청량감이 강조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맥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기 전에는 상면발효 방식에 의해 제조되면 에일, 하면발효 방식에 의해 제조되면 라거라고 분류했지만, 현재는 관련 연구가 진행되어 두 가지 맥주의 발효에 사용되는 효모 자체가 다른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에일 맥주에 사용되는 효모는 섭씨 15도~20도의 기온에서 발효가 가장 잘 되며 상대적으로 고온에서 발효되기 때문에 2~3일이면 발효가 끝난다. 반면 라거 맥주에 사용되는 효모는 섭씨 5도~10도의 비교적 서늘한 기온에서 발효가 가장 잘 되며 7~14일 정도의 상대적으로 긴 발효기간을 필요로 한다.

이와 같은 두 효모의 특징 차이는 에일과 라거 맥주의 향과 맛을 결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먼저 에일 맥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온에서 빨리 발효되기 때문에 탄산함유량이 적고 발효의 부산물인 에스테르가 많이 발생하는데, 탄산함유량이 적기 때문에 톡 쏘는 맛과 청량감이 덜하며 에스테르가 많아 과일 향과 같은 맥주 향이 진한 특징을 가진다.

반면 라거 맥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온에서 천천히 발효되기 때문에 탄산함유량이 많고 발효의 부산물인 에스테르가 적게 발생하는데, 탄산함유량이 많기 때문에 톡 쏘는 맛과 청량감이 강하며 에스테르가 적어 맥주향이 약한 특징을 가진다.

탄산함유량은 기체의 용해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중학교 과학 시간에 나오는 기체는 온도가 낮을수록 액체에 잘 녹는다는 것과 콜라의 김이 빠지지 않기 위해서 냉장보관을 해야 한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다면 이를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이 덜할 것이다.

즉 상대적으로 고온에서 발효되는 에일 맥주에는 기체인 이산화탄소가 많이 녹을 수 없기 때문에 탄산함유량이 적게 되고, 저온에서 발효되는 라거 맥주에는 기체인 이산화탄소가 많이 녹을 수 있기 때문에 탄산함유량이 많게 된다.

한편 에스테르는 과일 향과 비슷한 향을 내는데 각종 에스테르가 내는 향을 예로 들면 아세트산 옥틸은 오렌지, 아세트산 펜틸은 바나나, 아세트산 이소펜틸은 배, 아세트산 헥실은 딸기 향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외에도 과일 향을 발생시키는 에스테르가 다수 존재한다.

즉 에스테르가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함유된 에일 맥주의 경우 과일 향과 같은 맥주 향이 강한 반면 에스테르가 적은 라거 맥주의 경우 맥주 향이 약하게 되는 것이다.

향과 맛이 다른 에일과 라거 맥주 중 어느 하나가 맥주의 모범답안은 될 수 없고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선호도의 차이는 존재할 수 있는데 향과 맛이 강한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는 에일을 탄산이 주는 청량감과 깔끔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는 라거를 선호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또한 프라이드치킨과 같이 기름에 튀긴 음식에는 맥주 자체의 향과 맛이 강하지 않은 라거 쪽이 더 어울리는 등 음식 궁합에 의한 선호도도 존재하기 때문에 섣불리 어느 한 종의 맥주가 우월하다고 결론내리기는 힘들다.

따라서 에일, 라거가 어느 쪽이 좋은지에 대한 검토는 무의미하고 현지 소비자와 목표로 한 소비자층이 어떤 맥주를 선호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현지에 맞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 맥주 업계의 노력이 틀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덧붙여 한국 맥주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지 소비자층이 선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파악 노력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어 해외에 나가있는 KOTRA, 외교부서 등과 한국 맥주 업계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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