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아래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부대들의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 운영 능력과 화력임무 수행 정확성, 무장장비들의 전투적 성능을 판정 검열”하고 “경상적인 전투 동원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도록”하는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남북정세] 2017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교착 중인 북미 대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북한의 저강도 도발에 미국은 일단 확대 해석을 자제하면서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북미간 신경전이 또 다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아래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부대들의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 운영 능력과 화력임무 수행 정확성, 무장장비들의 전투적 성능을 판정 검열”하고 “경상적인 전투 동원 준비를 빈틈없이 갖추도록”하는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천둥 같은 폭음이 터지고 번개 같은 섬광 속에 시뻘건 불줄기들이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다”며 “그 어떤 세력이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 우리의 생존권을 해치려 든다면 추호의 용납도 없이 즉시적인 반격을 가할 영웅적 조선인민군의 견결한 의지를 과시한 훈련은 가슴 후련하게 끝났다”고 강조했다.

◆ 첫 무력 시위에 주변국 ‘긴장’…우선 美는 로키 전략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첫 무력 시위를 벌였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에서도 북한의 의도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이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관측을 내놓았음에도 한국과 미국은 미사일이라는 판단 보다는 ‘발사체’로 이야기 하며 로키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6일 국가정보원도 국회를 찾아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에게 한 보고에서 “모양만 보면 지대지로 보인다”며 “지대지라는 사실만으로 공격용인지 방어용인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보위원장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번 발사는 과거처럼 도발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대외 압박의 성격이 있긴 있지만 비핵화 협상의 판은 깨지 않겠다는 그런 의도로 보도 수위를 조절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정원은 “과거(엔) 괌 타격 계획까지 발표하고, 무조건 선제타격하겠다고 세게 엄포를 놓았다. 또 표현이 과격한 보도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며 “(한미도) 훈련하지 않나, 너희들도 실험하지 않냐는 식의 보도 논조였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폼페이오 모두 ‘대화 의지’ 강조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3시간여만에 반응을 내면서 맞대응을 삼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외신들과의 연쇄 인터뷰에서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채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 의지가 있음을 강조했다.

폼페이오는 “어느 국제 경계선도 넘지 않은 채 북한의 동쪽 바다에 떨어졌고, 미국이나 한국, 일본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며 “비핵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적 기회를 써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저강도 도발에 미국이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대화의 여지를 둔 것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교묘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북전문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교묘하게 미국 트럼프의 간을 보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미사일을 발사했다 하더라도 선을 넘지 않은 교묘한 김정은 위원장의 선택 때문에 미국도 (미사일이라는) 확정도 못하고, 고민스러운 것이 아닌가”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제재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을 압박함으로 인해 대화를 재개하자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 속타는 文대통령…한반도 중재자론 ‘난처’

특히 미국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9일부터 방한하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둔 무력 시위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중재자론을 펼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입장으로선 곤란한 상황을 맞았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4일 발사체 발사 이후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문 대통령이 가장 곤혹스럽고 난처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미 군사 정보 당국이 확실한 분석을 할 때까지는 문 대통령께서 말씀하기가 아주 곤란하다. (때문에)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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