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제정세] 자동차 업계에 던져진 시한폭탄, 트럼프 ‘자동차 관세’ 곧 발표
[뉴스워커_국제정세] 자동차 업계에 던져진 시한폭탄, 트럼프 ‘자동차 관세’ 곧 발표
  • 박경희 기자
  • 승인 2019.05.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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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EU와 일본을 노린 것이어서 한국은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 고 있다.<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국제정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 결정 시한이 오는 18일로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자동차 및 부품에 25%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어서 자동차 주요 수출국인 우리나라를 비롯한 EU, 일본 등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 카드로 활용할 전망이어서 자동차 관세 집행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애초에 자동차 관세를 EU와 일본을 노린 것이어서 한국은 제외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 ‘한국이 가장 큰 피해’ 우려

지난해 5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수입산 자동차와 트럭, 부품 등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해 외국산 제품이 미국 경제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이 해당 물품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최대 25%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미국 상무부는 EU와 일본,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고, 그 결과를 올 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토 시한인 90일 동안 이 보고서를 확인하고 오는 18일 관세 부과 여부와 대상국을 발표하게 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현대․기아차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현지 연간 판매량이 반토막이 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대량 실업도 불가피하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127만대로 이중 절반 가량인 60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했다는 것이다. 현대는 미국에 엘라배마 공장을 기아차는 조지아 공장을 운영하며 현지수요에 대응하고 있지만 국내 생산량을 대신하기엔 생산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지금보다 20% 이상 높은 가격으로는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연간 이익도 급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아차 노동조합은 입장문을 통해 “관세 폭탄을 현실화 할 경우 미국 수출 1, 2위인 한국의 완성차와 부품사에 최대 3조4581억원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한국 자동차산업 총생산이 8% 감소, 고용 10만 명의 축소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도 ‘미국 자동차 고관세 부과의 주요국 영향’ 보고서를 통해 관세 부과시 수출감소율이 가장 큰 국가는 한국으로 -22.7%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EU와 일본 노린 것이라는 의견도 있어

미국이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피해가 가장 커질 것이 예상됨에 따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DC에서 윌버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과 회담하고, 자동차 232조 조치 대상에서 한국은 제외돼야 한다는 것을 설득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조치가 EU와 일본 업체를 노린 것이어서 한국은 면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는 미국 상무부의 보고서가 나온 2월에 “그동안 한국은 철강 관세 등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면제를 성공적으로 협상했고, FTA 개정협상도 이뤄 유리”하다면서 “(자동차 관세)는 EU와 일본 등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SB는 “EU가 수출하는 완성차에만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면서 “부품이나 다른 지역의 자동차는 제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전문가들이 내놓은 공통된 의견은 자동차 관세의 초점은 ‘EU’라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EU도 미국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즉각 보복 조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륌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13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산 수입품 목록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미국 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공식 발표 땐 우리도 리스트를 곧바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EU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와 부품의 가치는 철강, 알루미늄 수출 합계의 10배에 달한다”면서 따라서 “미국의 관세 부과 강행 시 유럽의 보복 조치는 더 큰 범위를 타깃으로 삼을 것이며,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사이의 긴장감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결정 시한을 연기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EU나 일본과의 무역협상에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3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90일 검토 권한을 행사하고 있지만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과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는 EU와 일본도 “트럼프 정부가 협상 중에는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면서 자동차 관세 결정을 연기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EU와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여 무역협상의 카드로만 활용할 것인지, 곧바로 관세 폭탄을 던져 자동차 관세 전쟁을 벌일 것인지는 오는 18일 확실히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