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1분기 어닝쇼크, SK가스 해명에는 이해가 어려워

SK가스의 19년 1분기 LPG 가스 판매량이 크게 떨어졌다. 석화용 및 대리점 판매 분야에서 다소 판매량이 다소 증가했으나 해외 Spot trading 물량이 크게 떨어졌다. 해외 단기 거래 분야에서 전년 동기 대비 54.8만 톤이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64.8만 톤이나 물량이 축소되었다. 국내에서 대리점 수요가 4.9만 톤 늘어난 것은 계절적 요인으로 큰 의미가 없으나 해외 판매량이 급감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 (자료: `19 1Q SK가스 내부집계 기준)

특히 LPG는 국제적으로 IMO2020 등으로 황산화물 규제가 심해지자 가스연료로 선호되는 등 유동성이 심하다. 때문에 장기거래보다는 단기거래(Spot Trading) 물량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SK가스의 해외 물량 감소가 대부분 이곳에서 발생한 것은 문제로 들 수 있다. SK측은 CP하락과 Hedge를 통해 선 반영된 LPG 파생상품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LPG 가격 하락으로 인해 판매량을 줄이고 Hedge 거래 등을 통해 대응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LPG 가격과 유가, 그리고 LPG의 계절적 요인이 기존 예측과는 달리 흘러가면서 SK가스의 해명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져가고 있다.

◆ LPG, 석유 값 떨어진 가격에서 지지부진... SK가스 ‘당혹’

▲ (자료: Saudi Aramco LPG Prices Per MT)

SK가스는 LPG 해외 판매량을 전 분기 대비 39.10% 가량 줄이며 Hedge 거래에 나섰다. 이는 LPG 가스가 세계 경제침체 및 하절기 수요 감소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것인데 최근 LPG 국제가격이 생각보다 떨어지지 않고 있다.

LPG는 프로페인가스와 뷰테인가스가 섞인 액화석유가스다. LPG의 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사인 아람코(Aramco)가 매월 말, 익월의 국제가격(CP, Contract Price)를 결정해 공표한다. 이는 아람코 사의 재고량, 국제 유가,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 결정하는데 2019년 1월 프로페인 가스가 톤당 430달러까지 추락한 후 서서히 올라 2019년 5월 현재 톤당 525 달러 선 까지 회복했다.

이는 최근 미세먼지 대책으로 LPG 차량구매 제한 해제의 호재를 맞은 SK가스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결과다. CP가격의 하락을 예상했으나 오히려 톤당 50달러 이상 상승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 (자료: WTI, 두바이유 국제유가, NYMEX 기준)

국제유가 역시 서부텍사스유는 상반기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60달러를 넘어섰고 두바이유는 배럴당 7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사우디에서 예멘 반군이 아람코 시설을 ‘드론공격’ 했다고 밝혀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와 LPG는 대체재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LPG 가격도 동반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당분간 LPG의 가격이 더 떨어지기 힘들다는 것을 시사한다.

◆ LPG 가격 특유의 동고하저(冬高夏低) 깨지나

▲ (자료: Saudi Aramco LPG Prices)

LPG 가스의 가격은 전통적으로 동고하저(冬高夏低)의 경향을 띈다. 겨울에 난방연료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LPG 공급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이 역시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2017년까지만 해도 7월 톤당 345달러까지 떨어지고 같은해 10월에 575달러까지 치솟는 동고하저의 모습을 보이나 2018년에는 거꾸로 9월에 600달러, 오히려 겨울에는 40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이 역시 예상치 못한 결과로 SK가스의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LPG CP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Hedge에 과도한 투자를 했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SK가스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 LPG 규제 해제, SK 어드밴스드 스프레드 확대에도 한계

2019년 3월LPG 차량 규제가 해제됨에 따라 일반인들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SK가스는 국내 LPG 부탄가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동절기에도 NCC를 지속 공급하며 국내 판매를 기반으로 영업이익을 확대할 것으로 밝혔다.

또한 자회사 SK 어드밴스드에서 최근 프로판 가스 가격 변동에 대비해 스프레스를 확대해 실적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단위: 천 톤) / (자료: SK가스 사업보고서 2019.04.01.)

하지만 SK가스의 LPG 해외 판매실적이 연간 600만 톤에 달하며 해외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이 국내 발생분보다 크기 때문에 최근 움직임도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결국은 해외 트레이딩 부문에서 성과를 내야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SK가스가 견조한 국내 LPG 판매를 기반으로 파생상품에서 생긴 거래 손실을 극복할 수 있을지, 그것을 뛰어넘어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갈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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