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한 도시형생활주택. 5층짜리 이 주택은 감정가가 17억 원.

하지만 입찰자가 없어 감정가의 80% 수준인 13억7000만원에 재매각이 진행됐지만 역시 유찰돼 다음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 팔달구에 위치한 감정가 15억6000만 원짜리 5층 도시형 생활주택도 두 차례 유찰된 후 세번째 입찰에서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는 11억 원으로 감정가의 70%에 불과했다.

한 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도시형생활주택이 이처럼 경매시장에서도 외면 받고 있다. 1~2인 가구와 수익 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너도나도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에 나선 것이 화근이었다.

짧은 기간에 많은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이 늘어났고, 결국 자금 부담을 견디지 못해 경매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 경매정보업체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경매시장에 나온 도시형생활주택과 고시원은 23건. 하지만 1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50건으로 배 이상 증가했고, 올 들어서는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 절반이 넘는 27건이 벌써 경매시장에 나왔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2010년부터 주택과 토지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익형부동산에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공급과잉에 수익률 저하로 과거 한 두건만이 경매에 등장했지만 지금은 진행 건이 점차 상승해 올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이 경매시장으로 내몰리고 있지만 과잉공급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으로 찾는 사람이 없어 낙찰률이나 낙찰가율도 바닥이다.

2011년 진행된 23건의 경매 물건 중 낙찰된 것은 고작 5건에 불과하고, 지난해 진행된 50건도 주인을 찾은 것은 20건으로 절반이 안됐다.

두 차례 유찰은 기본이다 보니 낙찰가율이 감정가의 70%를 웃도는 것을 찾기 힘들 정도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뛰어든 도시형생활주택이 과잉공급 늪에 빠지면서 기대했던 안정적인 월세는 커녕 경매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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