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D프린터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체 장기도 3D프린팅으로 사용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는 소식이 전해져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장기이식 대기자는 3만 7217명으로 2017년에 기록한 장기이식 대기자인 3만 4187명 대비 3030명이 증가했으며, 장기 기증자는 전년도 대비 481명이 증가한 3378명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장기이식 대기자의 수가 증가한 것과 반대로 연간 장기기증 희망자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8년에 장기기증을 희망한 신청자는 7만 763명으로 전년에 기록한 7만 5915명에서 5152명이 감소했으며 2016년의 8만 5005명과 비교할 때는 약 1만 4800명 정도가 감소했다.

▲ 출처-질병관리본보

다만 연간 장기기증 희망자 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것과 달리 장기기증을 희망한 신청자 누계는 2018년 기준 144만 4190명으로 2017년의 138만 279명에서 6만 3911명 증가했다.

장기이식 대기자는 증가 추세인데 연간 장기기증 희망자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바이오 프린팅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바이오 프린팅이란 3D 프린터로 인간의 장기 혹은 생체 조직을 제조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특히 프린팅의 원료로 사용되는 바이오 잉크에 줄기세포 기술을 접목할 경우 환자 맞춤형 장기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장기이식 수행 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로 환자의 ‘거부반응’을 언급할 수 있는데 이는 환자의 신체가 이식된 장기를 이물질로 인식하여 면역체계를 가동하는 것을 말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간 이식의 경우 발열, 피로, 식욕부진, 복통 등이 신장 이식의 경우 소변양의 감소, 혈압조절이상 등의 거부반응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 시기 또한 수분 혹은 수일이내에 발생하는 초급성 거부반응, 3~6개월 사이에 발생하는 급성 거부반응, 수개월~수년 사이에 발생하는 만성 거부반응 등으로 장기이식 후 다양한 거부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투약하여 거부반응을 완화하고 있지만 면역체계가 외부 이물질에 대해서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하기 때문에, 면역억제를 할 경우 동시에 외부 이물질에 대한 저항능력도 저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면역억제제가 순기능만을 발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환자에서 얻은 세포를 배양하여 바이오 잉크를 만들어 사용하는 바이오 프린팅 기술의 경우 이론적으로 환자 자신의 장기와 생물학적 특징이 동일하기 때문에 환자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장기를 외부 물질로 인식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다.

즉 장기이식 대기자는 증가하는데 기증은 한정되어 있는 현재 상황과 장기이식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문제인 거부반응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 바이오 프린팅 기술 실증단계에 접어들어

지난 4월 15일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연구팀이 환자의 세포와 생물학적 물질을 원료로 한 바이오 잉크를 사용하여 체리 1개 크기의 미니 심장을 구현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구현된 심장은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추출된 세포를 기반으로 줄기세포를 배양한 것을 바이오 잉크의 원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거부반응 가능성을 크게 줄였으며, 심장의 구조뿐 아니라 심장 내부의 혈관까지 구현되어 기존에 심장의 구조만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기술력이 한층 더 발전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연구팀의 탈 드비르(Tal Dvir) 교수는 심장을 스스로 펌프질을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동물실험 등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어 환자에게 실제로 이식 가능한 장기를 제작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 4월 23일 요미우리신문은 나카야마 고이치 사가대 교수 연구팀이 바이오 프린터로 제작한 인공혈관의 임상시험을 국가공인심사위원회에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인공투석기를 이용한 투석(혈액정화)치료는 환자의 동맥으로부터 혈액을 추출하여 인공투석기로 통과시킨 후 그 혈액을 환자의 정맥으로 다시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방법은 신장 기능의 이상 등으로 환자가 혈액 내의 노폐물을 스스로 정화하기 어려운 경우 외부의 인공투석기를 통해 혈액을 정화하는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인공투석 시에 인공혈관을 삽입하여 환자와 인공투석기 사이에서 순환되는 혈액의 출입구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번에 개발된 인공혈관이 임상시험을 통과한다면 기존 플라스틱이나 화학 원료를 사용해서 만든 인공투석용 인공혈관을 다수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하여 나카야마 교수는 인공혈관이 환자의 세포를 이용하여 제작됐기 때문에 환자의 거부반응이 거의 없을 것이며 화학 원료로 제작한 인공혈관에 비해 감염증도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나카야마 교수는 인공투석을 할 때마다 인공혈관을 주사바늘로 찌를 수밖에 없어 인공혈관의 손상은 필연적이지만, 이번에 개발한 인공혈관의 경우 사람의 세포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손상을 입어도 세포분열을 통한 자가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외에도 최근에 스페인의 연구기관인 IBEC가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사용하여 인공근육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하였는데, 로봇이 인간처럼 걷고 다른 물건을 잡는데 관련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의료 부문 외에 로봇 분야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바이오 프린팅 기술

현재 포스텍, 로킷헬스케어 등 국내 학계와 산업계에서도 해외에 뒤지지 않는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5월 14일 포스텍의 조동우 교수와 장진아 교수팀은 탈세포화된 각막조직과 줄기세포를 혼합해 만든 바이오 잉크를 원료로 하여 인공각막을 바이오 프린팅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바이오 잉크가 노즐을 통해 분사될 때 생기는 마찰력과 전단응력의 조절을 통해 사람의 각막에 실제로 존재하는 복잡한 격자무늬를 인공각막에도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인공각막의 투명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토끼를 이용한 동물실험이 수행되었는데 인공각막 이식 후 4주 만에 각막에서 격자무늬가 생성,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포스텍 연구팀의 인공각막 제작이 줄기세포 등 바이오 원료를 사용하여 인공각막을 제작한 최초 사례는 아니지만, 복잡한 격자무늬를 구현하는 등의 처리를 통해 기존 인공각막보다 투명도가 높고 환자의 세포를 이용한다면 환자 맞춤형 인공각막을 제조하여 거부반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로킷헬스케어는 바이오 3D 프린터인 ‘인비보’를 개발했는데 회사 측은 인비보를 통해 환자 맞춤형 재생의료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인비보를 활용한 ‘3D 자가줄기세포 피부재생 시술법’이 기존의 주사기를 이용한 줄기세포 치료법에 비해 우수하다고 밝혔다.

로킷헬스케어는 주사기로 줄기세포를 주사하는 방식을 따르는 피부재생관련 줄기세포 치료는 90% 이상의 줄기세포가 사멸되거나 의도하지 않은 곳에 전달되며 환부 전체에 균일하게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에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반면 로킷헬스케어의 치료법은 하이드로겔 형태로 출력되어 액체 상태인 주사액보다 의도하지 않은 곳으로 유실되는 양이 적으며 세포를 균일한 밀도로 출력할 수 있고 시술 후 봉합을 하지 않으므로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치료법 관련하여 로킷헬스케어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이데아성형외과 등과 임상시험 중이며 지난 4월 18일에는 임상시험 적용 지역을 해외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이 바이오 프린팅을 포함한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바람직하며 국가와 기업들이 다소간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미래 먹거리를 위해 바이오 기술 개발에 노력해야 하는 점은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신약과 바이오 관련 투자는 변동성이 크고 위험부담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므로 정보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개인 투자자의 경우 묻지마 투자보다는 개별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리스크 관리 등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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