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산업기획] 물로만 가는 수소자동차(?)…중국 칭녠자동차 물 300~400ℓ로 300~500㎞를 달릴 수 있어
[뉴스워커_산업기획] 물로만 가는 수소자동차(?)…중국 칭녠자동차 물 300~400ℓ로 300~500㎞를 달릴 수 있어
  • 염정민 기자
  • 승인 2019.05.2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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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산업기획] 지난 5월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허난성 난양시 현지 언론인 ‘난양일보’를 인용하여 지난 5월 22일 칭녠(靑年)자동차가 물로 가는 수소자동차를 제작했으며 난양시 당서기가 차량에 시승한 후 크게 호평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 중국 업체가 물로만 가는 수소자동차 개발했다고 보도

난양일보 등은 팡칭녠 칭녠자동차 CEO가 “물 300~400ℓ로 300~500㎞를 달릴 수 있다.”고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을 두고 물로 달리는 수소자동차를 제작했다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물로 가는 자동차가 가능한지 의구심을 표했으며 지난 26일에는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까지 난양일보 보도의 진위와 칭녠 자동차가 주장하는 물로 달리는 자동차의 현실성에 대해 보도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 관영 CCTV는 칭녠자동차에 관련 기술을 제공한 후베이공업대의 둥스제(董仕节)교수를 인용하여 해당 자동차는 물과 알루미늄 분말의 화학반응을 통해 동력을 얻는다고 보도했다.

또한 둥 교수는 칭녠자동차의 설명을 오해한 일부 언론들에 의해 물로만 가는 수소자동차를 개발했다는 보도가 나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터넷 매체 펑파이의 인터뷰에서 칭녠자동차 관계자는 “물과 알루미늄 분말의 화학반응으로 발생한 수소로 엔진이 가동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해당 자동차는 물로만 가는 자동차가 아니라 물과 알루미늄 분말의 화학반응에 의해 발생한 수소를 연료로 운행되는 수소전기자동차로 파악된다.

이론적으로 제작 가능하지만 경제성은 의문

중국 업체가 물로만 가는 수소자동차를 개발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회사의 설명을 오해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되지만, 물과 알루미늄 분말의 화학반응으로 수소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다는 칭녠자동차의 주장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물과 알루미늄 분말의 일반적인 화학반응식은 위와 같은데 알루미늄 원자 2개와 물 분자 6개가 화학반응을 하면 2개의 수산화알루미늄과 3개의 수소 분자가 발생하여 실제로 수소자동차의 엔진을 구동할 수 있는 수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제작 가능한 것과 경제성이 있어 상용화 가능한 것은 다른 문제로 볼 수 있다.

먼저 물 300~400ℓ로 300~500㎞를 달릴 수 있다는 칭녠자동차의 주장을 기반으로 수소자동차의 연비를 계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섭씨 4도에서 물 1ℓ의 무게는 1kg중이므로 물 300~400ℓ의 무게는 300~400kg중에 달하며 알루미늄의 원자량은 26.98 g/mol인데 대략 27, 물의 분자량은 18.02 g/mol인데 대략 18, 수소 원자량을 대략 1로 가정하면 계산에 필요한 수치는 모두 모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화학식과 일정성분비의 법칙에 따르면 알루미늄 : 물 : 수산화알루미늄 : 수소의 질량비는 대략 54(2X27) : 108(18X6) : 156 : 6(3X2)가 나온다.

따라서 물 300kg중을 투입하면 수소는 대략 18kg중 정도를 얻을 수 있는데 이 수소를 가지고 30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한다면 연비는 300 ÷ 18 = 16.7km/kg중으로 계산된다.

현대자동차 넥쏘의 복합연비가 96.2km/kg중임을 감안할 때 16.7km/kg중은 넥쏘 연비의 1/6 수준이며, 해당 차량보다 훨씬 무거울 것으로 추정되는 현대자동차 수소전기버스의 연비가 28.52km/kg중인 것과 비교해도 그 절반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는 이론적으로 물과 알루미늄 분말의 화학반응이 100% 일어났을 때를 가정한 것이므로 실제 상황에서는 연비가 더 하락하는 것이 정상이다.

또한 애초에 수소만을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물과 알루미늄 분말의 화학반응이 차량에서 이뤄지는 방식이라면 화학반응 후에 발생하는 수산화알루미늄 자체의 무게만도 450kg중 이상이기 때문에 연료로서 수명이 다한 부산물 450kg중의 처리문제도 발생하게 된다.

즉 연비가 좋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연료 자체의 무게가 물 300kg, 알루미늄 분말 150kg에 육박하고 부산물인 수산화알루미늄 자체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 주행 중에 처리하지 않는다면 경제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 차량 외부에서 물과 알루미늄 분말의 화학반응을 이용해서 수소를 생산하고 생산된 수소만을 차량에 주입하는 방식이라면 천연가스 개질법이나 수전해 방식 등과 같은 수소 생산방식의 차이일 뿐이며 특별한 수소차량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도 관련 차량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린보창(林伯强) 샤먼(厦門)대 연구원은 24일자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관련기술에 대해서 “리스크가 크고 상용화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며 혹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영구기관 등 기술 관련 허상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아

이번 중국발 물로 가는 자동차 관련 보도는 해프닝 정도로 취급받고 있지만 영구기관 등을 발명했다며 과학기술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사실을 주장하는 사람은 중국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영구기관이란 열역학 법칙을 위배하는 기관으로 ‘외부에서 에너지 공급 없이 외부에 대해서 무한히 일을 할 수 있는 제1종 영구기관’, ‘외부에서 공급된 에너지의 100%를 일로 전환할 수 있는 제2종 영구기관’ 등이 있다.

제1종 영구기관은 에너지 보존법칙(열역학 제1법칙)에 위배되며 제2종 영구기관은 엔트로피 법칙(열역학 제2법칙)을 위반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구현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시간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영구기관 관련 사기나 영구기관을 발명했다는 주장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구기관 관련 사기로 가장 유명한 이는 1800년대 존 에른스트 워렐 킬리(John Ernst Worrell Keely)인데, 그는 물속 원자의 진동으로 발생된 에테르 힘으로 무한정의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1800년대 중반에 이미 제임스 줄이 에너지의 총합은 보존된다는 ‘에너지 보존 법칙’을 발견한 바 있지만, 존 킬리는 당시 과학은 물론 현대 과학으로도 도저히 풀 수 없는 이론을 제시하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는데 당시 규모는 5백만 달러로 현재 평가금액으로는 5억 달러를 상회할 정도로 막대했다.

존 킬리의 사기 행각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화려한 언변만이 아니라 투자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때마다 그의 실험실에서 존 킬리 모터의 시연이 이뤄졌기 때문이었다.

그의 이론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 없지만 눈앞에서 킬리 모터가 시연되었기 때문에 킬리의 사기행각에 속은 투자자들 속에는 당시 과학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는 엔지니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존 킬리의 사망 후 1899년에 필라델피아 프레스가 존 킬리의 사무실을 샅샅이 수색하여 사기행각에 사용된 공압시스템을 발견하기 전까지 그의 사기 행각은 베일에 가려질 수 있었다.

존 킬리는 그가 주장했던 대로 물속 원자의 진동에너지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숨겨진 공압 시스템을 이용하여 투자자들을 속였던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이 밝혀진 현재까지도 존 킬리의 사기행각을 인정하지 않는 지지자가 있을 정도로 그에 대한 평가는 통일되어 있지 않다.

한국의 특허청에도 매년 수 건 씩의 영구기관 발명특허가 출원되고는 하는데 영구기관은 자연법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특허등록을 거절당한다.

이 외에도 물만을 이용하여 가정용 보일러를 작동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거나 단순한 물을 정화하는 장치를 만병통치약으로 선전하여 투자를 모으는 사례처럼 다양한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를 하거나 기업을 평가하는데 있어 기업의 설명만을 신뢰하기보다 관련 자료의 투명한 공개와 그에 대한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