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하향, 전세가 사향 탓에 5년새 4500만원 줄어

경기침체는 부동산의 매매수요를 감소시키는 반면 임대수요는 증가하면서 임대가는 크게 상승한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하향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지난 2008년 이후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매년 5월 3주차 시세를 기준으로 2008년 이후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는 1억6,588만 원에서 1억2,050만 원으로 4,538만 원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은 3억8,319만 원에서 2억6,037만 원으로 1억2,282만 원이 감소했다. 이는 수도권보다 2배, 지방보다 무려 79배가 높은 수치다. 수도권은 1억8,828만 원에서 1억2,733만 원으로 6,095만 원이 감소했고 지방은 5,814만 원에서 5,658만 원으로 156만 원이 줄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강남구(3억301만 원), 송파구(2억6,596만 원), 서초구(2억1,105만 원), 양천구(1억4,859만 원), 강동구(1억4,612만 원), 용산구(1억2,775만 원), 광진구(1억1,855만 원), 강서구(1억680만 원), 영등포구(1억210만 원) 등에서 1억 원 이상 격차가 줄었다.

재건축 등 개발기대감으로 투자수요가 많았던 강남구, 강동구, 양천구 등은 경기 침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매매가가 크게 하락해 매매‧전세가 차이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단지 입주가 이어졌던 송파구, 서초구를 비롯해 직장인 수요가 많은 강서구, 광진구, 영등포구 등은 전세가가 크게 오르며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를 줄였다.

수도권은 과천시가 2억4,992만 원으로 매매‧전세가 차이가 가장 크게 감소했다. 뒤를 이어 성남시와 용인시가 각각 1억8,640만 원과 1억3,799만 원으로 매매‧전세가 차이가 1억 원 이상 줄었다. 이밖에 1기 신도시가 위치한 안양시(9,063만 원), 고양시(8,153만 원), 군포시(8,040만 원) 등도 매매‧전세가 차이가 크게 줄었다.

지방은 매매‧전세가 차이가 5년 전보다 156만 원이 감소해 큰 변동이 없었다. 격차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대구 1,952만 원, 충남 1,462만 원.

반면, 부산과 전북은 각각 1,126만 원과 951만 원이 증가하며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오히려 더 벌어졌다. 부산은 해운대구 등 고가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전북은 공급물량 부족과 혁신도시 영향으로 매매가가 오르면서 전세가와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4.1대책에 따른 별다른 효과가 없이 매매시장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어 이후 전세시장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이 도래하면 매매‧전세가 차이 감소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줄었지만 서울에서 전세 세입자가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선 2억6,037만 원, 수도권은 1억2,733만 원이 필요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선회하기엔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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