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통계 산출 이후 낙찰가 총액 1조원 넘어서

부동산경매로 넘어온 담보부 부실채권 중 주택(아파트, 연립 및 다세대, 단독주택 및 다가구)이 담보인 부실채권(이하 주택NPL)’ 물건의 낙찰가 총액이 지난해 들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태인이 2006년부터 올해 5월(22일 기준)까지 경매가 진행된 주택NPL 물건 4만6081개를 연도별로 나눠 조사한 결과 2012년 낙찰가 총액은 1조2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NPL 물건의 낙찰가 총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NPL 관련 통계 산출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연도별 낙찰가 총액은 2006년 554억원을 시작으로 2007년 2027억원, 2008년 2811억원, 2009년 4555억원, 2010년 7084억원, 2011년9873억원을 기록하는 등 6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낙찰가 기준 시장 규모도 2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주택NPL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은 국내 주택시장 경기 침체가 심화된 2010년 이후, 국내은행의 신규 주택담보 부실채권 규모가 매년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린 차주가 제때 원리금을 내지 못함에 따라 새로 발생한 국내은행의 ‘고정 이하 여신’ 규모가 매년 늘었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이 올 2월 발표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2009년 1.8조 원이던 신규 주택담보 부실채권 규모는 2012년 2.6조 원으로 3년 만에 8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부실채권 대비 주택담보 부실채권 비율도 2009년 말 기준 0.38%에서 2012년 말 기준0.65%로 늘었다.

이에 부동산경매로 넘어온 주택NPL 물건도 동반 증가했다.

2006년 1477건에 불과했던 주택NPL 물건은 2007년 3305개, 2008년 4656개에 이어 2010년에는 8634개가 나와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주택시장 경기가 침체일로를 걸었던 2012년에는 역대 최다인 1만2299개의 주택NPL 물건이 경매에 부쳐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낙찰건수도 2006년 491건에서 2008년 1390건, 2010년 3208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2년에는 4006건을 기록,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2012년 주택NPL 물건 낙찰가액이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 부동산태인 측 설명이다.

한편, 지역별로 보면 주택NPL 물건 대부분은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낙찰가 총액 1조2270억원 중 88.7%에 달하는 1조880억원이 서울∙수도권에서 나왔다. 반면 비수도권 지방 낙찰가 총액은 1390억원에 그쳤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부동산경매라는 큰 프레임 안에서 주택NPL은 아직 낯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낙찰가 총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최근 2~3년을 기해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취득세 감면 호재와 함께 양도세와 취득세 면제 혜택을 담은 4.1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이 시행되고 있어 주택구입 여건이 여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다. 자연히 NPL을 활용한 주택낙찰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정대홍 팀장은 “이처럼 주택NPL 거래가 활성화되면 매수자는 입찰 시 가격 메리트를 조금이라도 더 가져갈 수 있고 채권자는 부실채권 정리가 용이해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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