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시사의 窓] 식약처 인보사 허가취소와 코오롱생명과학 형사고발에 관하여
[뉴스워커_시사의 窓] 식약처 인보사 허가취소와 코오롱생명과학 형사고발에 관하여
  • 염정민 기자
  • 승인 2019.05.30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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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사태를 통렬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 향후 나아갈 길에 대한 공감대 형성필요
▲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시사의 窓] 지난 5월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 2액이 허가당시에 기재되었던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임이 확인되었고 제출했던 자료가 허위임이 밝혀짐에 따라 5월 28일자로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코오롱생명과학은 개발초기 자료가 미흡한 점은 인정하지만 조작이나 은폐사실은 부정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식약처가 제시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을 전적으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에 제출했던 자료가 허위라는 근거로 코오롱이 단백질 발현양상 실험에서 ‘1액’과 ‘2액’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1액과 2액의 혼합액’과 ‘2액’을 비교한 점, 식약처 자체 PCR 실험 등에서 gag와 pol이 검출된 점,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4월에 이미 2액의 성분이 신장세포임을 인지했던 점을 제시했다.

 단백질 발현양상 실험 조작 가능성 제기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단백질 발현양상 실험에서 1액(연골세포)과 2액(신장세포)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혼합액(1액과 2액)’과 ‘2액’을 비교한 것이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1액과 2액의 단백질 발현양상 실험을 통해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경우 두 주사액에 사용된 세포는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즉 1액과 2액을 비교한 후 유사한 발현 결과를 얻었다면 1액과 2액은 유사한 세포라고 인정할 수 있으며 1액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한다면 2액 또한 연골세포로 추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식약처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단백질 발현양상 실험에서 혼합액(1액과 2액)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어 정상적인 실험 방식을 취했다고 볼 수 없다.

정상적으로 1액(연골세포)과 2액(신장세포)를 비교했다면 두 주사액에 사용된 세포가 다르기 때문에 단백질 발현양상이 유사하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지만, 혼합액(연골세포 + 신장세포)와 2액(신장세포)를 비교하는 경우 혼합액에도 신장세포가 존재하며 2액에도 신장세포가 존재하므로 단백질 발현양상이 유사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즉 1액과 2액의 유전적 성질이 유사하다는 실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혼합액(1액과 2액)과 2액을 비교했을 수 있다는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최악의 경우 해당 실험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의 고의성이 입증된다면 실험 조작으로 결론이 내려질 수도 있는 사안으로 볼 수 있다.

추후 관련사항에 대해서 코오롱생명과학이 합리적인 설명을 내어놓는다면 모르겠지만 현재 상황이 그대로 인정된다면 제약사가 허위의 자료를 제출했다는 식약처의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PCR 검사에서 gag와 pol등 특이 유전자 검출

코오롱생명과학은 이제까지 PCR 검사에서 신장세포의 특이 유전자인 gag와 pol을 검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2액에 사용된 세포가 신장세포였음을 알 수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사람의 지문, DNA가 어떤 사람인지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처럼 특이 유전자도 어떤 세포인지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gag와 pol의 존재 유무는 신장세포(GP2-293)의 존재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PCR 검사에서 gag와 pol이 검출되지 않았다면 2액에 신장세포 성분이 존재함을 몰랐을 수 있기 때문에 코오롱생명과학이 고의로 자료를 조작, 은폐하지 않았다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었다.

그러나 식약처는 식약처 자체 PCR 검사와 코오롱생명과학의 PCR 검사에서 신장세포의 특이 유전자인 gag와 pol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13일까지 마스터세포은행과 제조용세포은행에 저장되어 있는 세포를 포함하여 PCR검사를 수행한 결과 샘플 모두에서 gag와 pol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코오롱생명과학의 재현 실험에서도 gag와 pol이 검출되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식약처에 따르면 인보사 개발초기였던 2003년 10월부터 2005년 3월까지 코오롱티슈진에 의해 수행된 PCR 검사 연구노트에서 gag와 pol이 검출되었지만 이에 대한 원인분석 없이 불검출 결과만 인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인보사 개발초기부터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2액의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였음을 알 수 있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와 관련해서도 추후 코오롱생명과학의 합리적인 답변이 없다면 식약처의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코오롱티슈진이 2액의 주성분이 신장세포임을 인지한 시점 확인

식약처는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4월 5일 위탁제조소로부터 2액의 성분이 신장세포로 확인되었다는 검사결과를 수령했으며 2017년 7월 13일에는 코오롱생명과학에 이메일로 자료를 전송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3일에 발표된 공시내용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은 당시 코오롱티슈진은 위탁생산 업체의 생산 가능성 여부를 파악하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에 인보사 2액의 주성분이 신장세포란 사실에 주목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내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단백질 발현양상 실험에서 1액이 아닌 혼합액을 사용하여 비교한 점, PCR 검사에서 gag와 pol이 검출되었던 점을 고려할 때 코오롱생명과학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향후 코오롱생명과학이 식약처의 주장에 대해 합리적이면서 과학적인 반박을 내놓지 못한다면 인보사의 허가취소에 대해 행정소송과 같은 불복절차를 추진한다고 해도 승소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식약처의 형사고발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심각한 안전성 위협은 없지만 장기추적 추진

식약처는 지난 4월 11일부터 5월 26일간 실시된 세포사멸시험을 통해 44일 후에는 세포가 생존하지 않음을 확인했으며 임상시험 대상자에 대한 추적결과 현재까지 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부작용 보고는 없었고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할 때 현재시점까지 인보사의 안전성에 큰 위협은 없다고 발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구체적인 부작용 현황은 2019년 5월 27일 기준 183명의 환자에게서 주사부위반응(62건), 주사부위통증(61건)을 포함하여 311건의 부작용이 보고되었지만 관련약물과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아 인보사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

한편 종양성 관련해서는 위양종 등 4건이 보고되었지만 인보사와 인과관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식약처는 향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하여 전체 투여환자(438개 병의원, 3707건 투여)에 대해 특별 관리와 15년간 장기추적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으며 ‘연구개발 전체 주기의 안전관리 체계 구축’과 ‘허가, 심사 역량 강화’를 통해 유사 사례의 재발 가능성을 방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제약바이오협회는 5월 28일 “의약품 사용은 안전성과 유효성에 기초한다. 윤리와 과학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임했어야 하나,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통렬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여 제약, 바이오 업계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유념하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업계는 인보사 사태의 영향력이 제약, 바이오 산업계 전반부로 확산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제약, 바이오 업계에 대해 규제를 전면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서류에 미흡한 점도 있고 허위 조작 가능성도 의심되지만 이를 제약, 바이오 산업계 전체로 일반화시키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며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취할 경우 바이오 의약품, 신약의 개발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인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에 수출액, 매출이 막대하므로 바이오, 제약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산업논리를 들어 전면적인 규제 강화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 의약품, 신약개발이 위축될 경우 우리는 외국의 바이오 의약품, 신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이때 외국 의약품에 의존한다면 약의 가격 협상에 있어서 건강보험공단의 협상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고 의약품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면 건강보험재단의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보험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

이는 분명히 환자의 이익을 해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효과가 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내 바이오 의약품 신약개발의 위축은 환자들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제약, 바이오산업에 대한 지원과 의약품 개발 관련한 규제 개선은 계속해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환자와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린 경우까지 산업계를 보호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며 개별적인 사안에 있어서 사법절차를 통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불법이 인정될 경우 그에 따라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해당 기업들이 재기 노력을 보인다면 그 기회를 봉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코오롱생명과학의 책임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이 몰랐다고만 주장하지 않고 환자와 주주 등 피해자들에게 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정상참작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가 코오롱생명과학 뿐 아니라 K바이오,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 사태를 통렬한 자성의 계기로 삼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제약, 바이오 산업계를 포함한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는지 서로 의견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