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1월로 예고된 미 대선의 열기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공화당의 차기 주자는 트럼프 현 대통령으로 사실상 결정된 분위기이고,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달 25일(이하 현지시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장기 레이스의 신호탄이 울렸다.

[뉴스워커_국제정세] 2020년 11월에 있을 미 대선 열기가 벌써부터 뜨겁다. 공화당의 차기 주자는 트럼프 현 대통령으로 사실상 결정된 분위기이고,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달 25일(이하 현지시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장기 레이스의 신호탄이 울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988년 대선과 2008년 대선에 이어 세 번째 대권 도전이며, 버락 오바바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 8년간 부통령을 역임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오바마의 흔적을 지우려 애쓴 트럼프 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향수와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벌여온 무역정책에 대한 평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의 대항마로 떠오른 민주당의 바이든 전 부통령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현 대통령의 대항마로 민주당의 바이든 전 부통령이 떠올랐다. 민주당에서는 약 20여명이 경선 후보로 등록했는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9일 모닝컨설턴트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선두이고, 샌더스 의원이 20%로 2위이다. 그 외 후보들은 한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내에서 확실한 1위를 달리고 있기에 미 대선은 벌써부터 트럼프 대 바이든의 경쟁구도로 굳어진 분위기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공식 출마 선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악관에서의 8년을 허용한다면 그는 항구적이고 근본적으로 미국의 국가 성격을 바꿀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지금까지 행했던 파리기후협정 파기, 환태평양경제공동체(TPP) 철회, 이란 핵협정 파기,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등에 대해 제동을 걸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정책은 反오바마 정서였다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본적으로 오바마 정부 시절의 정책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다시 오바마 시대로의 환원을 꾀하는 것처럼 보인다.

◆ 떠오르는 미 대선 이슈

그런데 현재 미 대선판을 달구고 있는 이슈는 엉뚱하게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김 위원장을 놓고 서로 인신공격을 해대고 있는 것이다.

발단은 지난 18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유세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독재자’와 폭군‘으로 지칭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바이든 전 부통령의 발언을 두고 “최고 존엄을 모독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면서 “인간으로서 초보적인 품격도 갖추지 못한 속물”이라며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을 감싸고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는 미국 정가뿐만 아니라 같은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경선 후보자들은 대이란 정책, 낙태금지 등을 이슈로 내세우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낙태 금지에 관한 이슈의 경우 앨라배마주가 성폭행 피해로 인한 낙태까지 금지하는 법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법에 대해 옹호하면서 “나는 강력하게 낙태를 반대한다, 성폭행과 근친상간, 산모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경우 등 3가지는 예외”라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낙태금지법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낙태금지법이 헌법이 보장한 여성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의 군 출신 대선주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행한 위험한 길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고 발언하기 시작하면서 대이란 정책도 미 대선 이슈가 되고 있다.

◆ 트럼프, 재선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2020 미 대선의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여부’이다. 대체로 2020 대선 가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가장 중요한 실책으로 ‘미․중 무역 전쟁’을 들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성장이라는 업적이 있지만, 그가 스스로 벌인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오히려 그 업적을 흔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지난 21일, 2016년 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 상당수가 트럼프를 찍지 않겠다고 돌아서면서 트럼프의 2020년 대선 전망이 험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가 되는 지역은 팜 벨트와 러스트 벨트 지역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농업지역 타격을 우려해 23일 16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농업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승리에 기여한 핵심 유권자인 농민들은 중국과의 무역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대상 중 하나”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10개월간의 무역 전쟁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농업지역 뿐만 아니라 전통적 민주당 표밭이었지만 지난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트럼프에 승리를 안겨 준 백인 노동자 주류의 러스트 벨트 지역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3개 주가 다시 민주당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퀴니피액대가 지난 16∼20일 유권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오하이오․아이오 등 러스트 벨트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대한 반대가 56%, 찬성이 41% 나왔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차기 재선 가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바이든 전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출신이라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경제 정책을 내놓고 재선에 성공할 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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