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4월 2일 건설근로자들이 모이는 성남시 태평동의 한 새벽 인력시장을 방문했다.
이곳은 수도권에서 가장 큰 인력시장을 자랑하던 곳으로 과거 건설업계 임금의 표준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40년 넘게 인력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한 할머니는 “예전에는 새벽 인력들이 300명 넘게 모였지만 요즘에는 100명도 채 모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설경기의 하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철근기능직을 담당하는 경력 40년차인 한 건설근로자는 “옛날보다 일감이 많이 줄었다”며 “일거리도 적고 그 만큼 (사람들이)없어지고, 여기에 외국인 근로자들 때문에...”라고 말을 줄였다. 외국인 근로자 즉, 조선족이나 중국 본토의 한족 출신들이 건설 일들을 상당 수 맡아 하다 보니 일감이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다.

이들은 앞으로 10년 아니 그보다 훨씬 짧은 기간이 한국인 건설근로자들은 상당수 없어진다고 내다보고 있다. 건설환경이 열악하고, 일당제의 특성상 비가오거나 추운 동절기에는 일감이 큰 폭으로 줄기 때문에 그 기간의 공백기를 견디지 못해 다른 직종의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마다 정부당국이나 정책입안자들은 건설인력시장을 방문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

지난 2011년에도 국토해양부(국토교통부 전신) 권도엽 전 장관이 건설인력시장에 방문한 이후 건설근로자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홍보영상도 만들어 배포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개선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정권이 바뀐 지금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4월 수도권 최고의 인력시장을 방문하여 상황을 살핀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달라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건설근로자를 어렵게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항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건설근로자의 안전교육이수에 관련한 내용이며, 두 번째는 일용건설근로자에게도 퇴직연금이 주어지는데 그 지급 기준이 모호하여 실제적으로 혜택을 받는 근로자는 절반에도 못 미치며, 지급 금액도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서승환 장관은 갈수록 고령화 되어가는 내국인 건설기능인력 문제와 건설기능인 처우 개선에 대한 현장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서승환 장관은 현장 영상 인터뷰를 통해 "어떠한 규정이나 법을 만드는 것보다 그것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며, 그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는지 파악하고 피드백을 통해 실제 집행효율성을 높이는 부분이 중요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반면, 새벽에 만난 건설근로자의 말은 지금까지 정책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한마디를 던졌다.
“저 사람을요. 때 만 되면 와가지고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 정책을 만든답시고 하는데, 실제 정책은 본적이 없어요. 결국 자기들을 위해 오는 것이지, 뭐가 우리를 위한 것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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