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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실무를 맡았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를 비롯해 외무성 실무진들을 숙청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하노이 문책성 숙청설’이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조선일보>는 31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조선일보>는 김혁철 특별대표가 처형되고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강제노역 등을 일컫는 ‘혁명화 조치’를 당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소식통을 <조선일보>에 “김혁철이 지난 3월 외무성 간부 4명과 함께 조사받고 미림비행장에서 처형당한 것으로 안다”면서 “김영철은 해임 후 자강도에서 강제 노역 중(이다.) 김혁철과 함께 실무협상을 담당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은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졌다”고 말했다.

◆ 김혁철, 김영철 이어 김성혜와 ‘통역’ 신혜영까지…김여정도 근신?

이 소식통에 따르면 하노이 회담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도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근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 회담의 실무진들은 ‘집단 숙청’을 당한 셈이다.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무겁게 물었다는 것인데 만약 이 숙청설이 사실이라면 김 위원장이 북한 내부의 동요와 대북 제재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4월 김영철은 통일전선부장에서 하차하고 장금철이 신임 부장으로 교체됐다. 또한 김 위원장을 밀착 수행해오며 눈길을 끌었던 김여정 부부장도 북러정상회담 당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였던 바 있다.

다만 <조선일보>는 이같은 숙청설을 전한 북한 소식통의 구체적 지위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고, 30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논설 기사에 나온 ‘표현’을 주목했다.

◆ “노동신문 ‘준엄한 심판’ 등 표현으로 숙청 암시”

노동신문은 ‘양심은 인간의 도덕적풍모를 규정하는 척도’라는 제목의 논설 기사에서 “반당적, 반혁명적 행위이며 이런 자들은 혁명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하게 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를 두고 “노동신문에 ‘반당·반혁명, 준엄한 심판’ 등 숙청을 암시하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2013년 12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처형 이후 처음이다”라고 전했다.

북미정상회담의 실무를 맡았던 실무진들이 문책을 당하거나 인사 등 교체설에 대해서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다양한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와 함께 숙청설도 나오긴 했지만 아직까진 확인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김영철의 경우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인 지난 4월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통해 건재함을 알린 바 있어 실제 노역형에 처해졌는지의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으로, 북한의 인적 구성 변화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1일 기자들과 만나 “섣부른 판단이나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모든 관련 동향들은 살펴보는데, 기사가 얼마만큼 확인된 사안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리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北,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례 첫 공식 확인

한편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례가 처음으로 공식 확인되면서 접경지역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노동신문은 31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는 별로 위험하지 않지만 그의 전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우 크다”고 발병을 공식 확인했다.

신문은 “중국에서는 발병을 막기 위해 현재까지 100여만 마리의 돼지를 도살했다”며 “첫 발병 후 2개월 동안에만도 약 10만 마리의 돼지를 처분한 것으로 하여 입은 경제적 손실액은 2000만 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지는 중국 국경에 인접한 자강도 우시군의 북성협동농장으로, 북한은 방역조치를 했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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