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아 와병설은 물론 최근 숙청설까지 돌았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3일 북한 매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남북정세]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아 와병설은 물론 최근 숙청설까지 돌았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3일 북한 매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부인 리설주와 함께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노동신문에 보도된 사진에서 김정은 위원장 등과 간부들은 공연을 보고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이었고,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과 같은 열에 앉아 있었다.

앞서 최근 한 매체는 비핵화 협상의 총책을 맡아 온 김영철 부위원장이 강제 노역 및 사상교육인 ‘혁명화 조치’를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함게 이 매체는 실무 협상을 맡아 온 김혁철 대미 특별대표를 비롯해 외무성 실무자들이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김영철, 4월 이후 보이지 않아 와병설까지…김혁철, 김성혜는?

하노이 이후 김영철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에서 하차하고,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꾸준히 와병설이 제기되어 왔다. 통상적으로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명성에 흠이 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간부들에게 책임을 물어왔던 만큼 김영철 부위원장의 행보에도 자연스레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이날 공연 관람에 김영철 부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며 숙청설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연에는 김 부위원장 외에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리만건·박광호·리수용·김평해·최휘·안정수·박태덕 당 부위원장, 박태성 최고인민회의 의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김기남 당 중앙위 고문 등 노동당 고위간부 등이 참석했다.

다만 김영철 부위원장의 정치적인 위상은 낮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주요 매체 보도에서 간부들의 이름을 서열순으로 호명하는 것을 비춰볼 때 가장 먼저 이름이 언급되던 김 부위원장은 이날 보도에서 9번째로 이름이 호명됐다.

◆ 김여정 행보에도 관심…건강이상설, 근신설 등 소문만 무성

김영철 부위원장의 ‘건재’가 확인되면서 김혁철 대미 특별대표를 비롯한 다른 간부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행보 역시 관심사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월 9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이후 행적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은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 곁에서 밀착 수행을 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는데, 이번 북러정상회담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와병설, 근신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대북전문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김 제1부부장이) 과로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북한의) 분위기가 나쁜데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지 않으냐 그런 얘기를 듣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자 백두혈통인만큼 아무 문제가 없다고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주요 간부들의 숙청설과 관련해선 “한국과 미국의 정보당국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했기 때문에 저는 한미 정부의 발표를 믿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김영철 부위원장이 노역형에 처해졌고, 김혁철 특별대표와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 등이 처형을 당하고, 특히 김여정 부부장에게 신상 문제가 있다고 하면 이것은 아주 큰 변화다. 따라서 한미 정보당국이 놓칠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달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23일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달 들어 3일 연속 공개 행보에 나섰다. 지난 1일에는 자강도 일대 군수공장과 교육시설을 현지 지도했고, 2일에는 평남 종합기계공장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이후 3주간의 잠행을 마치면서 군수공장이 밀집한 자강도 등을 방문한 데에는 자력갱생 기조를 더욱 강조하려는 경제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향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셈법’과 ‘연말’이라는 시한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이같은 자력갱생 기조는 하반기 들어 더욱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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