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 기업들, 저궤도 활용한 인터넷 통신망 구축 추진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기획] 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가 현지시각으로 지난 5월 23일 밤 10시 30분, 미국 케이프커내버럴(Cape Canaveral) 공군기지에서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수행할 데모(demo) 인공위성 60기를 탑재한 팔콘9 로켓을 쏘아 올리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발사한 위성은 1기당 무게가 약 227kg(중)으로 550km 고도에서 지구 주위를 선회하는 저고도 위성이며 원래 스페이스X는 위성들의 고도로 1000~1280km를 검토했지만 우주쓰레기 문제를 감안한 미국 정부의 권고를 수용하여 고도를 550km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쏘아올린 위성들의 모습은 ‘마르코 랭브록(Marco Langbroek)’이라는 네덜란드 천문학자에게도 포착되었는데, 그에 따르면 56개의 위성들이 그가 예측한 위치에서 관측되었으며 열차처럼 길게 늘어선 인공위성들의 행렬은 위성들이 최종궤도에 안착될 때까지 매일 밤 2~3회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이번에 쏘아올린 인공위성은 일부기능이 제한된 모델이며 60기의 위성들 중 일부 혹은 전부가 동작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인공위성 60기 세트를 6회 더 쏘아 올리면 시범 서비스가 가능할 정도의 커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12회 더 쏘아 올리면 미국 전역에 서비스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커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종적으로 1만 2000기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스타링크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60기의 인공위성 발사로 본격적인 추진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첫발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  스타링크 프로젝트

스타링크 프로젝트란 스페이스X가 지구 저궤도에 1만기가 넘는 소형 위성들을 쏘아 올려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을 구축하려는 계획인데, 2018년 계획 기준으로 스페이스X는 통신위성 7500기와 광대역 통신위성 4425기를 쏘아 올려 인터넷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기존 인터넷에 사용되는 통신방식은 정지궤도에 있는 소수의 통신위성을 이용하거나 광케이블을 이용했지만,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저궤도에 있는 다수의 통신위성을 이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지궤도란 인공위성의 주기와 지구의 자전 주기가 일치하여 마치 인공위성이 지구 상공에 정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대략 3만 6000km 고도를 일컬으며, 저궤도란 지상에서부터 2000km까지의 고도를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고도 200~2000km를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일반인은 항공우주부문에서 저궤도(LEO)란 단어를 고도 2000km까지를 의미하는 ‘낮은 궤도’로 이해하면 대략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부족함은 없다.

한편 인공위성의 고도에 따라 인공위성의 속도가 달라지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물리학적으로는 ‘만유인력(지구와 인공위성 사이의) = 원심력(인공위성의 속도에 의한)’이라는 계산식에서 고도와 속도의 관계를 도출할 수 있다.

 

만유인력 = 원심력에 의해 인공위성의 속도는 위의 식과 같이 계산할 수 있으며 V는 인공위성의 속도, G는 만유인력상수, M은 지구의 질량, R은 지구의 반지름, r은 인공위성의 고도이다.

이때 G, M, R은 변하지 않는 상수이므로 식에서 인공위성 속도 V는 인공위성 궤도 r의 제곱근에 반비례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쉬운 말로 ‘인공위성의 고도가 높을수록 인공위성의 속도는 느리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3만 6000km 고도에 있는 정지궤도 위성보다 2000km 이하 고도에 있는 저궤도 위성의 속도가 빠르며, 정지궤도 위성의 주기는 지구의 자전주기가 같아 항상 같은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궤도 위성의 주기는 지구의 자전주기보다 짧아 하루에도 몇 번씩 지구 주위를 선회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스타링크 프로젝트에 활용되는 저궤도 위성은 90분 만에 지구를 한 바퀴 선회하여 특정 지역에 머무르는 시간이 적고 낮은 고도로 인해 인공위성 1기로는 넓은 범위의 통신 커버리지를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정지궤도에 있는 통신위성보다 많은 수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다수의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통신망은 정지궤도를 이용할 때보다 낮은 궤도를 이용하므로, 통신 거리가 짧아 통신 지연 시간이 작고 신호 손실 가능성도 비교적 적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광케이블, 유선을 이용한 인터넷 통신 방식과 비교할 때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통신 소외층에 대한 배려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케이블을 포함한 유선 방식은 인구 밀집지역에서는 경제적이지만 농촌, 산지, 사막 등 인구가 별로 없는 지역에서는 경제성이 없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통신 기업들이 산골, 오지에는 유선 인터넷 설치를 꺼려하며 경제력이 부족한 아프리카와 같은 곳에서는 유선 인터넷 설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스타링크 프로젝트의 경우 경제력이 부족한 아프리카,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는 오지에서도 쉽게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시점에서는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아 일론 머스크나 스페이스X가 내놓는 희망적인 전망에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것은 어렵지만, 적어도 정지궤도 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통신, 광케이블 등 유선을 이용한 인터넷 통신보다 특정 부분에서 강점을 가진 것이 분명하여 회의적인 평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 스타링크와 유사한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어.

IT매체인 긱와이어(GeekWire)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4월 4일 아마존의 ‘카이퍼 프로젝트(Project Kuiper)’에 대해서 보도하면서 ITU(국제통신연합)에 제출된 서류를 인용하여, 아마존은 고도 590km에 784개, 610km에 1296개, 630km에 1156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 합계 3236개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북위 56도부터 남위 56도까지의 구역에 인류의 95%가 살고 있어 카이퍼 프로젝트의 인공위성들은 40억이 넘는 사람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으며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긱와이어는 아마존이 프로젝트에서 활용될 인공위성과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은 발사체가 아마존 CEO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 소유의 ‘블루오리진(Blue Origin)’에서 제작될지, 다른 기업에서 제작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 외에도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에서 독립한 기업 ‘룬(Loon)’이 열기구를 이용한 ‘룬 프로젝트(Project Loon)’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룬 프로젝트는 스타링크, 카이퍼 프로젝트가 저궤도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20km 고도에서 열기구를 활용한 인터넷 통신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유선을 이용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궤도에 통신망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앞서의 프로젝트와 큰 차이는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2018년 9월 11일 룬은 자사 블로그에서 열기구를 활용한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1000km 떨어진 지점까지 데이터를 무선 전송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룬에 따르면 네바다 주에 위치한 베이스캠프에서 첫 번째 열기구를 향해 데이터를 무선으로 송신했는데, 해당 데이터는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상공에 위치한 다른 5개의 열기구를 거쳐 1000km 떨어진 마지막 열기구에 무사히 수신됐다.

한편 케냐의 통신회사인 ‘텔콤케냐(Telkom Kenya)’와 협력관계를 맺은 룬은 2019년 상반기부터 케냐에서 이동통신 시범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열기구에 LTE 장비뿐 아니라 5G 장비의 탑재도 고려하고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뿐만 아니라 아마존, 구글 등도 앞 다투어 저궤도를 활용한 인터넷 통신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우주인터넷 시대가 도래 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데브리(우주쓰레기) 문제, 위성 간 충돌 방지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존재하므로 핑크빛 전망만을 내어놓기는 어렵다고 하겠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