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마이잡을 설계하다-

이 이야기의 주가 될 내용인 ‘스마트마이잡’에 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스마트마이잡’은 크게 보면 잡코리아나 인크루트와 비슷하다. 하지만 잡코리아는 웹을 전용으로 하는 서비스라면, 스마트마이잡은 웹과 앱을 하나로 이은 서비스이며, 더욱 궁극적으로 날마다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하는 일당제 건설근로자(과거에는 날품팔이 노동자라고 부르기도 했다.)를 위한, 지금까지는 존재하지 않은 서비스를 만드는데 목적이 있었다.

일일건설근로자의 하루는 이렇다. 통상 새벽 4시나 4시 30분정도에 일어난다. 전날의 고된 막노동에도 불구하고 하루를 먹고 살려면 하루를 벌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안고 사는 이분들에게는 몸이 천근만근이어도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일어나지 못하면 그날은 일을 하지 못하고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벽에 몸을 일으켜 버스를 타고 그들이 가는 곳은 ‘인력사무소’라고 간판이 달린 인력파견업체, 그들은 이곳에서 30여분을 머무른 뒤에 지정해주는 건설현장으로 이동한다. 이동하여 도착하는 시간은 6시~6시 30분 정도. 건설현장내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7시부터 일을 하게 된다. 하루 8~9시간의 노동으로 받게 되는 임금은 8만 원선. 이 중 10%인 8000원은 인력사무소 소개수수료로 주고, 7만2000원을 받는다.
하루 일당을 받으려면 일을 마친 후 인력사무실로 와야 한다. 이곳에서 하루 일당을 받고 집으로 나서기도 하며, 동료들과 저녁을 겸해 소주를 한잔 걸치기도 한다.
건설근로자들이 일을 마치고 인력사무소에 돈을 받으러 가는 이유는 다채롭다. 그날 일한 대가는 그날 받아야 한다는 것도 있을 테지만 건설인력들은 신용거래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은행거래가 금지되었거나, 통장이 차압당해 금융거래를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 때문에 귀찮지만 인력사무실까지 와서 돈을 받아가는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스마트마이잡’을 고안하게 됐다. 특히 몸이 무거운 새벽녘에 부스스한 상태로 일을 나서야 하는 어려움은 내가 건설노동을 해본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새벽에 단 30분이라도 더 잠을 잘 수만 있다면 그것이 천국 아닐까.
요즘 스마트폰은 많은 사람이 가지고 다닌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전체 국내 국민을 초과했으며, 통신사에서 저렴하게 공급하는 덕에 스마트폰은 ‘피쳐폰(일반폰)’보다 훨씬 저렴하게 팔리고 있다.
사실 스마트폰을 건설근로자들이 소지하고 있느냐에 대한 회의감도 없지 않았다. 건설근로자, 특히 일당 근로자들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초취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 만큼 힘든 노동을 견디어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마이잡은 그 어떤 업무영역도 피해가 가지 않는 반면, 효과적으로 인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 몰리는 현상 또한 고른 배포를 통해 한 사람도 일을 나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로 사업계획은 수립되었다.

건설근로자는 인력사무소에 나가지 않고도 일을 선택하여 나갈 수 있어서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더 잠을 잘 수 있다. 또한 근로자들은 인력사무실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이 때 버스비 1000~12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건설인력사무소는 사전에 근로정보를 입력해 놓으니 복잡하지 않고, 또 마일리지 적립 정책으로 인한 부가적인 수익이 발생하여 단 하나의 손해 없이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또 건설현장은 현장대로 부족한 인력이 없이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어 공사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스마트마이잡은 본격적인 개발계획이 수립되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2011년도에 만든 리웍스미디어그룹은 자본력이나 인력 등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개발인력을 외부에서 영입을 하거나, 개발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우선 웹과 앱의 개발을 위한 스토리보드를 만들어야 했다. 스토리보드는 개발 작업에 들어가기 전 어떻게 구축을 할 것인지에 대한 세세한 실현계획으로 스토리보드의 내용에 따라 개발의 원활 성을 가진다.

스토리보드는 앞서도 얘기했지만 몇 번의 경험이 있고, 부크스토리 개발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경험을 겪었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이지만 비교적 원활하게 작업이 진행됐다.(사실 이 모든 작업은 나 혼자 해야 했으며, 몇몇 아는 인력사무소 사장들과의 전화통화 등을 통해 정보를 얻어 작업을 진행했다.)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는 길에 문득 ‘아! 이런 게 있었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20여 년 전 인력사무소는 사무소 현장에 사람들이 즐비하게 서 있으면, 트럭이나 봉고차 등이 차를 세워 몇 명 싣고 가는 식이었다. 사전에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할 일이 없는 것이다. 현장에서 모든 일이 처리되니 컴퓨터가 필요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루 전날 다음 날 필요한 인력현황이 접수된다는 말만 들었지 전체 인력에서 몇 퍼센트나 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인력사무소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인력사무소에 트럭이 와서 사람을 태고 가는 것과 전날 필요인력이 접수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크게 차지하느냐고?, 그 인력사무실 사장 말로는 이렇다. 과거에는 80%가 사무실로 찾아와 사람을 데려가는 경우였지만 지금은 반대로 80% 이상이 전날 필요인력이 접수된다는 것이다.

▲리웍스미디어그룹 신대성 대표이사
나는 나의 글이 ‘바람’이었으면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글이 ‘음악’이거나 ‘노래’이기를 바란다. 오랫동안 뭇사람의 가슴에 머물러 있기를 고대하는 것이다.
난 나의 글이 ‘바람’이기를 원하는 것은 오랜 글쓰기의 습관 때문인지도 모른다. 신문기사는 지나간 글에 대해 추억을 살릴 수는 있지만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울먹임은 갖기 어렵다. 바람은 흐른다. 시대를 풍미했던 기사도 흐른다. 그래서 바람은 추억이 되고, 지나간 추억은 좋았건 나빴건 희미하다.
나는 나의 글에서 바람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바람소리는 때로 산들바람처럼 시원하지만, 격랑의 폭풍우처럼 거세기도 하다. 들녘에 부는 바람은 마른 풀잎사이를 지나며 야릇한 소리를 만든다. 바람은 지나고 다시 오지 않는다. 시대의 글이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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