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제정세] 미중 간 격화되는 무역전쟁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4~5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정책 콘퍼런스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글로벌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면서 미국의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경기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 침체 우려 속에서 나온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 발언은 글로벌 경제에 단기적이나마 숨통을 트이기 할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기준 금리 인하 요구 목소리 있어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경기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면서 “당장 이번 달이 아니라면 다음 달 또는 그 이후에 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 미중 간 격화되는 무역전쟁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4~5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정책 콘퍼런스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글로벌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면서 미국의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경기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 침체 우려 속에서 나온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 발언은 글로벌 경제에 단기적이나마 숨통을 트이기 할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또한 연준 이사를 지낸 세라 블룸 래스킨은 CNBC를 통해 지난 4일의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해 “파월 의장이 곧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시사하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고 분석했다. 그리고는 “이는 FOMC가 금리 인하를 논의할 준비가 됐다는 매우 강한 신호”라면서 “미중 전쟁이 결국 제조업체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사실 미국 내에서도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상쇄하고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4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연준이 천천히 움직이는 건 유혹적이겠지만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연준이 올 여름 금리를 0.5%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하다면 가을에 더 내리는 것이 경기침체 둔화에 대해 보험을 드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 장기전 돌입한 미중 무역전쟁

미 연준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게 만든 큰 요인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 주고 관세 영향이 컸다.

지난 1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25%를 부과하자 중국은 곧바로 “미국이 대중국 무역마찰을 야기해 전 세계 공통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중국도 관세를 인상하여 무역전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2일 중국 당국이 전날 국무원 관세세측위원회의 ‘2019년 3호’ 공고에 따라 6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5~10%에서 5~25%로 올렸다고 전한 바 있다.

미중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다시 협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여기서 협상이 원만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는 없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전문가들도 G20 정상회담에서 관세 인상 등으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 긴장 완화를 위한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우리나라의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미중 무역 전쟁을 장기전으로 전망하고 나섰다. 이성현 센터장은 지난 5일 열린 ‘미중 패권 경쟁과 동북아의 미래’라는 세미나를 통해 마중 무역분쟁은 단순 무역전쟁이 아니라 ‘중국의 미래 기술 패권을 쥘 기회’를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은 전체적으로 하향곡선을 이루는 과정이 20~30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 패권을 막고자 한 의도는 화웨이 제재에 잘 드러나 있기도 하다.

◆ IMF,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 줘’

이렇게 G2간의 기술 패권 다툼으로 세계 경제는 여러 모양으로 충격을 받고 있다. 크리스틴 리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구체적으로 수치를 제시하면서 충격 강도를 전했다. 즉, 리가르트 총재는 “양국 간 관세에 따른 투자․생산성․성장 둔화로 인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0.5%, 금액으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내총생산(GDP)을 웃도는 4550억 달러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이 가운데 한국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로 꼽혔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가 최근 발간한 ‘미국 관세로부터 오는 아시아태평양 국가 경제의 리스크와 기회’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발생하는 간접 관세 리스트가 가장 큰 국가로 한국이 꼽았다.

한국은 중국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로 간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물품이 전체 1.21%로, 일본 0.46%, 싱가포르 0.34%에 앞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의 경기둔화 측면에서도 한국은 전체 수출 가운데 19.5%가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며 이는 몽골 58%, 호주 21.8%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한 수치다.

한편, 미국이 중국을 대체해 새로운 물품 공급처를 찾아나서면서 발생하는 기회요인도 한국은 높은 편이었다. 중간재 부문과 최종재 부문 모두 가장 수혜를 입을 국가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을 또 다른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ESCAP는 조언했다. 기회를 구체적인 수출이나 소득 증대로 변환하는 것은 국가의 생산역량 확장력에 달렸다는 뜻이다.

이렇게 우리 정부의 전략적 투자가 요구되는 것은 장기적인 측면이라 본다면, 단기적으로는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 단행이 잠깐의 숨통을 트이게 할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면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향후 미 연준과 한은의 통화정책에 변동이 얼마나 생길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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