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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국제정세] 브렉시트 대비, 한․영 FTA 타결
박경희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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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1  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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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국제정세] 영국의 집권 보수당이 당 대표 경선, 즉 총리를 선출하기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 10일 오전부터 당 대표 경선을 위한 후보 등록을 시작한 것이다. 어떤 성향의 총리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브렉시트 향방도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과 영국은 브렉시트를 대비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을 원칙적으로 타결했다. 영국이 아직 EU를 탈퇴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임시 조치’ 협정 방식인데, 이는 ‘노딜 브렉시트’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 한․영 FTA에 담긴 내용

영국이 지난 2016년 브렉시트를 결정한 이후 한․영 양국은 FTA를 체결하기 위한 협의를 해왔다. EU내에서 독일 다음으로 우리와 교역량이 많은 국가이기에 FTA 타결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EU FTA 체결로 공산품 100%, 농산물 98.1%가 관세없이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와 FTA 체결없이 브렉시트를 하게 되면 자동차에는 10%, 자동차 부품은 3.8~4.5% 등의 관세를 내야했다. 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가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양국은 본격 FTA 추진에 나섰다.

10일인 어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장관은 서울 롯데호텔에서 만나 발효 8년 차인 한․EU FTA와 비슷한 수준으로 협정을 맺었고, 발효 후 2년이 지나면 이를 재검토해 한․영 FTA 업그레이드를 위한 재협상을 하기로 했다. 이 때 한․EU에 근거가 부족했던 투자자 보호 등 높은 수준의 투자협정을 담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상품관세 분야는 한․EU 양허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공산품은 100%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농축산업 경우는 여건이 더 좋아져 쇠고기, 돼지고기, 사과, 설탕, 인삼, 맥아․맥주맥, 발효주정, 변성전분, 감자전분 등 9개 품목에 대해 농업긴급수입제한조치(ASG)를 도입하되, 한․EU보다 발동 기준은 낮췄다. 즉 FTA로 수입이 지나치게 늘어 국내 농축산업이 타격을 받으면 한․EU와 타결한 것보다 더 쉽게 수입제한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 수요에 비해 생산이 부족한 맥아와 보조사료에 한해서는 최근 3년간 통계를 감안해 관세율할당(TRQ․특정 수입품에 대해 일정량까지 저율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을 제공하기로 했다.

원산지 분야의 경우, 양국 기업이 EU에 운영 중인 기존 생산․공급망 조정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3년 한시적으로 EU산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도 역내산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일종의 유예기간을 둔 셈인데, 이를 테면 현대자동차가 영국이 아닌 다른 EU 국가에서 완성차를 생산해 영국에 수출해도 3년 동안 ‘영국산’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운송도 3년 한시적으로 EU를 경유 제품에 대해서도 직접 운송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당분간은 한국 기업이 영국 외 EU 국가에 있는 물류기지를 활용해 수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지적재산권의 경우 한국은 보성녹차․순창전통고추장․이천쌀․고려홍삼 등 64개 품목을, 영국은 스카치위스키․아이리시위스키 2개 품목에 대해 지리적 표시로 인정하고 보호를 계속한다.

뿐만 아니라 한․영은 중소기업의 편의를 위해 수출입 행정수수료에 대한 투명성을 한․미 FTA 수준으로 하기 위하여 한국 기업의 수요가 큰 투자규범은 2년 내에 검토해 개정하기로 했다. 한․EU FTA 체결 당시 투자와 관련한 협의가 적었기 때문에, 한․영 간 투자 수요가 늘어난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여러 규정을 넣어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향후 영국이 EU 탈퇴에 합의하고, 이행기간이 확보되면 이 기간 중 높은 수준의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조속히 시작하기로 했으며 이 때 한국의 관심 사항인 투자, 무역구제 절차, 지리적 표시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양국은 한․영 FTA를 계기로 산업혁신기술, 에너지, 자동차, 중소기업, 농업 등 5대 전략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러한 내용 등을 자국 내에서 법률검토를 하고 국회 비준을 거친 다음 올해 안에 정식서명을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산업부는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를 대비해 오는 10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기간 전에 국회 비준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 전문가들, “브렉시트로 인한 교역 불확실성 해소” 평가..그러나 교역국 다변화 시급

이번 한국과 영국이 FTA의 원칙적 타결을 선언함으로써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교역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번 FTA 체결을 진행했던 유명희 본부장도 “미․중 무역분쟁 심화, 중국 경기 둔화 등 수출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조기에 차단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영국 폭스 장관은 “이번 FTA 타결로 영국과 한국 기업이 추가 장벽없이 교류가 가능하다”면서 “향후 양국 간 교역이 더욱 증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영국과의 무역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됐는데, 문제는 영국의 브렉시트를 기점으로 자유무역기조였던 EU가 보호무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일부 전문가는 EU 내에서 보호무역을 선호하는 극우세력이 힘을 얻으면서 한․EU FTA에 추가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놨다.

따라서 브렉시트를 비롯한 미중 무역 분쟁 등 여러 글로벌 무역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역국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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