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자의 窓] “골목상권 침해하는 이마트 노브랜드 입점 결사반대” 최근 경기도 군포시 인근 로데오 거리에는 이 같은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 로데오 거리 입구에 걸린 현수막 아래에는 '산본시장상점가 협동조합, 군포역전시장 상인회, 산본로데오 거리 상점가'라고 적혀있다. 모두 4호선 산본역 근처에서 장사하는 지역상권의 소상공인들이다.

지난 2016년,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오픈하며 세간의 호평을 받았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노브랜드 가맹점과는 달리 전통시장 내에 입점해 판매품목을 시장과 겹치지 않게 조정해 운영한다. 이를 두고 중소벤처기업부 신임 장관까지 나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골목상권과 협력한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한데 지난 4월 23일 4호선 산본역 인근에 오픈한 노브랜드 가맹 1호점을 두고는 지역 소상공인과 상인회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군포시 한 관계자는 “상인들이 노브랜드의 입점으로 인한 상권 침해를 걱정하고 있다”며 “사업조정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와 ‘노브랜드 가맹점’을 향한 세간의 평이 상이한 이유는 지역 상권에서 판매하는 품목을 매장에서도 판매하는지의 여부에 달렸다. 실제로 대구의 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지역 상권에서 판매하는 채소ㆍ과일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지 않으며 시장 집객효과까지 가지고 왔다. 

문제는 ‘노브랜드 가맹점’이다. 노브랜드 가맹점은 상생스토어와 달리 지역상인 들을 고려한 품목 조정 등이 없다. 실제로 노브랜드 가맹점에는 지역 상권에서 이미 판매하고 있는 가공식품, 신선식품은 물론 가전제품에까지 걸쳐서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지역 상인들과 소상공인들이 사업조정신청을 불사하겠다면서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그간 지역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전통 시장에는 오히려 사람이 더 북적였다. 지역시장 상인과 소상공인들이 반발할 이유가 없었고 상생을 넘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제는 노브랜드 가맹점의 차례다. 신세계그룹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모범사례를 만든 뒤 ‘노브랜드 가맹점’으로 골목상권에 침투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이 괜한 억측은 아닐 것이다. 이제는 노브랜드 가맹점도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상생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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