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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평양에 도착하면서 1박 2일간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시 주석이 방북함에 따라 중국의 최고지도자의 방문은 14년만에 처음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방송인 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펑리위원 여사 등이 탄 전용기는 이날 11시 40분쯤 평양에 도착했다.

CCTV는 이날 오후 시 주석이 탄 비행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공항에는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고, 의장대가 사열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 김정은, 공항까지 영접 나왔을까…1박 2일 국빈 방문 일정

20일 오후까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시 주석 내외를 영접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영접을 받은 시 주석과 수행단은 오찬장으로 곧바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들에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찬 후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뒤 저녁에 환영 만찬에 참석하고 북한 집단체조 관람 등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14년만의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문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시 주석의 방북을 반겼다. 신문은 이날 1면에 ‘형제적 중국인민의 친선의 사절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사설을 필두로 시 주석의 약력 등 북중 정상의 만남을 강조했다.

신문은 사설에서 “친근한 린방(인방)의 귀중한 벗을 맞이하는 평양은 뜨거운 환영 분위기로 설레고 있다”며 “우리 인민은 형제적 중국 인민의 따뜻한 친선의 정을 안고 우리나라에 오는 시진핑 동지를 기쁜 마음으로 열렬히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시진핑 동지가 복잡한 국제관계로 긴요하고 중대한 과제들이 나서는 속에서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중국당과 정부가 조중(북중)친선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며 “조중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혈연적 유대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으로 된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빠진 것과 관련, 북미 핵 협상의 재개 방안을 협의하고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의 강화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 태영호 “김정은, 트럼프에 ‘비핵화 안’ 전달해 달라 요구할 것”

특히 시 주석이 방북한 이후 일본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미중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어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의중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일본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관한 북한 측의 안을 시 주석에게 설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구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북중정상회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핵시설 폐기 등 일종의 ‘양보안’을 제시하고, 시 주석이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하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또한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의 후원을 얻으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양 정상은 이날과 21일에도 회담을 갖고 일종의 결과물을 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 정상이 직접 발표하는 형식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비핵화 협상이 동력을 잃은 상태에서 시 주석이 방북함에 따라 북한과 중국은 대외적으로 밀월 관계를 주변국에 과시하는 것은 물론 미국을 향한 대미 협상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美는 ‘北제재 회피’ 도운 러시아 금융사 전격 제재하며 ‘견제’

한편 미국은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하는 당일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러시아 금융회사를 전격 제재하면서 시 주석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대북제재의 완화를 경계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이 국제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제재회피를 도운 혐의로 러시아 회사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이 러시아 회사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함에 따라 해당 회사의 미국 내 관련 자산은 모두 동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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