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금융기업진단_뉴스워커] 한국투자저축은행(대표이사: 권종로)은 총자산 기준 국내 저축은행 업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자산규모 약 2조8792억원인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대폭 하락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74.89% 하락해 37억4143만원을 기록했으며 1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76% 감소한 25억6671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실 사태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총여신금액이 60조원을 돌파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저축은행 실적이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오히려 실적이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감소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관심이 집중돼 주목할 만한 이슈가 있는지 알아본다. 또한 저축은행의 무서운 상승세에 맞춰 내년부터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리스크 관리 실태와 함께 진단해 본다.

◆ 1분기 실적 하락에도 이자수익은 증가,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한국투자금융지주 분기보고서, 한국투자저축은행 감사보고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대한 지분 소유 현황은 위와 같이 현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회장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9년 3월 분기보고서 기준 보통주는 총 1305만2575주, 상환우선주는 12만주가 발행된 상태며 총 자본금은 65백8629원이다. 

▲ 자료출처: 한국투자저축은행 경영공시자료 (38기 1분기)

한국투자저축은행의 1분기 실적은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8% 줄어든 571억8388만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74.89%, 76% 줄어든 37억4143만원, 25억6671만원에 그쳤다. 영업수익은 줄어든 반면 이자수익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이끌고 있다. 영업수익은 크게 이자수익, 수수료수익,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이익,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이익, 배당금수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자수익과 배당금수익 이외에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대출이자가 높은 편이거나 대출금액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출 현황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대출금액 변화를 먼저 확인해본다.

▲ 자료출처: 한국투자저축은행 경영공시자료 (35기말, 36기말, 37기말, 38기 1분기)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기업대출의 비중이 가계대출 비중보다 훨씬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부터 기업대출은 총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가계대출의 경우 줄어들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율을 5~7% 내로 유지하도록 하는 금융당국의 규제 속에 가계 대출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저축은행 업계 행보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적 하락세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가계대출 부문의 감소에 따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가계대출 비중이 줄고 있어 향후 금리인상과 관련 가계대출 부실우려로부터는 다소 안전한 편이라 판단된다.

▲ 자료출처: 한국투자저축은행 경영공시자료 (35기말, 36기말, 37기말, 38기 1분기)

자본건전성지표로 사용하는 BIS자기자본비율은 2018년을 기준으로 직전 사업연도 대비 3.38%p 증가해 16.06%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16.40%로 소폭 상승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보통주 10만주 유상증자를 일으켜 자본금을 추가 확보하는 등 기본자본을 확대하고 대손충당금을 늘려 보완자본을 증가시키는 노력으로 자기자본비율을 상승시킨 것으로 보인다. 위험가중자산도 지난 3년간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았고 올 1분기에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확인돼 자본건전성을 업계 평균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비교적 자본건전성이 확보되었다고 판단된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감사보고서(2016.12, 2017.12, 2018.12))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대출채권이 증가하고 있으나 대손충당금을 그 증가율보다 더 높게 책정해 대손충당금설정률도 매년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2015년과 2016년 사이 대손충당금설정률이 하락했으나 지난해까지 2015년 설정률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어 자본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자산건전성을 살펴보면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 발견된다. 지난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17년 대비 0.97%p나 늘어났으며 올 1분기에도 0.02%p 늘어났다. 또한 연체대출비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올해 1분기에는 3.18%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부실대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늘어나는 대출총액 중 부실우려가 있는 대출채권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 자본건전성은 합격점 그러나 악화되고 있는 자산건전성, 그 원인은?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감사보고서(2016.12, 2017.12, 2018.12))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것은 부동산PF 대출의 연체율 증가에서 그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PF 대출의 총액은 줄어들고 있으니 고정이하여신과 연체액은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뉴스워커가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부동산PF의 연체율이 2017년 말 3.59%에서 2019년 1분기 4.54%로 0.95%p 늘어났다. 우리나라가 과거 부동산PF 대출 부실로 저축은행 사태를 겪었기 때문에 연체율이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해도 이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어 부동산업 및 부동산 임대업 대출에서도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연체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 자료출처: 한국투자저축은행 경영공시자료 (35기말, 36기말, 37기말, 38기 1분기)

저축은행은 서민들의 금융이라 할 만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 받기 힘든 소액신용대출이 가능한 금융기관이다. 소액신용대출이란 300만원 이하의 신용대출로 일반신용대출보다 금리는 높으나 대출 등이 완화된 조건으로 제공돼 서민들이 많이 이용해 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대출 법정 최고금리가 24% 이하로 규제하고 있고 저축은행을 포함한 제2금융권에 대한 대출금리를 추가로 더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어 소액신용대출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이와는 반대의 행보인 듯하다. 또한 매년 소액신용대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연체액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소액신용대출 연체액만 14억7300만원으로 2018년 3분기 수준보다 약 2배나 높은 수준으로 늘어났다. 다시 말해 소액신용대출 연체액 증가 역시 부실대출 증가에 한 몫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자료출처: 한국투자저축은행 경영공시자료 (35기말, 36기말, 37기말, 38기 1분기)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예대율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예대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올 1분기에는 108.78%를 기록했다. 기존에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예대율 규제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아 왔으나 2021년부터 시중은행 예대율 기준인 100%를 충족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년 내로 예수금을 늘리거나 총대출액을 줄이는 방향으로 예대율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자료출처: 한국투자저축은행 경영공시자료(38기1분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감사보고서)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비교적 매우 높은 자본건전성을 확보해 굉장히 안정적인 수준을 달성했다. 반면 부동산PF 대출 및 고금리 대출상품인 소액신용대출 등의 연체율 증가로 부실채권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부실채권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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