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제정세] 시간이 갈수록 미-이란의 군사적 충돌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공격 당한 사건을 두고 미-이란이 공방을 이어가다 20일 새벽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남동부 해상에서 미군 무인정찰기를 격추시켰다. 이 때문에 미국은 보복공격을 계획했다가 취소한 후 24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사적 옵션은 여전히 테이블에 있다면서 이란을 협박했다.

이란도 미 중앙정보국(CIA)을 위해 활동한 간첩을 처형하는 등 강경 대응하면서, 다음 달 7일부터는 2단계 핵합의 이행 축소에 들어갈 것이라며 밝혔다. 이렇게 미국과 이란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대치로 중동 지역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 시간이 갈수록 미-이란의 군사적 충돌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공격 당한 사건을 두고 미-이란이 공방을 이어가다 20일 새벽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남동부 해상에서 미군 무인정찰기를 격추시켰다. 이 때문에 미국은 보복공격을 계획했다가 취소한 후 24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사적 옵션은 여전히 테이블에 있다면서 이란을 협박했다. <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 미, 군사적 보복 계획 취소 후 추가 제재 의지 밝혀

미국과 이란은 지난 20일에 있었던 미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 1대를 지대공 마시일로 격추한 사건을 두고도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란이 아주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짧은 문장을 올리고 이란의 행동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한 회의까지 소집했다.

이란 측은 미국이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면서 무인 정착기 항적을 2분 간격으로 표시한 지도를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나 미국측은 국제 공역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13일에 있었던 유조선 2척이 공격당한 사건과는 달리 미국에 대한 직접 공격으로 여기고,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에 대한 보복 공격을 단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실행 10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어젯밤 세 곳에 보복을 하려고 발사를 준비했다가 중단했다”면서 “내가 공격으로 얼마나 죽느냐고 물으니 ‘150명입니다. 각하’라는 게 장군의 대답이었다고”고 전했다. 사망자가 과다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22일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을 논의했고, 여기서 나온 결론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였다. 이 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월요일(24일) 이란에 대한 중대한 추가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때 까지 그것은 항상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고 대답했다.

◆ 사이버 전쟁은 이미 시작돼

이란의 미 무인 정찰기 격추에 대한 보복 공격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 10분 전에 철회하면서 군사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양국 간 ‘사이버 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사이버 공격을, 이란은 미국 정부와 기업을 겨냥에 해킹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고 미 외신들은 보도했다.

22일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철회한 20일 미국이 이란에 해킹 공격을 했다는 것이다. 유조선 공격의 배후로 알려진 이란 정보 당국과 이란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컴퓨터 시스템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이란도 미국 정부와 석유․가스 등 에너지 관련 기업들을 향해 해킹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21일, 백악관 대통령 행정실에서 일반 메일을 가장한 바이러스 메일이 발견됐다고 보도했고, 22일에는 미 국토부가 “이란이 석유, 가스, 기타 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중요 사업과 정부 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 미-이란, 군사적으로 충돌할까

미국이 이란에 대해 군사적 행동 대신 추가 제재를 통한 경제 압박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하면서 당장은 군사 충돌을 피했지만, 향후에도 언제든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에 중동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군사적 충돌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실제로 미국은 중동에서 전면적인 재래식 전쟁을 피하면서도 이란을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옵션을 개발하기 위한 비밀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의 새로운 옵션 추진에 따라 정보기관과 군이 추가적 계획을 세우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지난 20일에 미군 사이버 사령부가 이란 정보 단체에 가한 사이버 공격과 유사한 작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고, 이란이 유조선 공격 당시 사용한 ‘그림자 공격’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그림자 전쟁은 직접적, 공식적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라 자국의 개입을 숨긴 채 특정 국가의 시설, 인물 등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지난 13일 있었던 유조선 피격 사건을 이란의 ‘그림자 전쟁’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NYT는 미국의 비밀작전에는 이란이 공격에 사용하는 선박을 무력화 하고, 이란 내에 더 많은 불안을 조성하는 등 광범위한 활동이 포함되고 이란의 대리하는 집단을 분열 또는 악화하는 방법도 있다고 전했다.

이란도 이에 미국에 맞서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침략과 위협에 단호하게 맞서겠다”면서 “미국의 핵합의 탈퇴에 맞서 다음 달 7일부터 2단계 핵합의 이행 축소에 들어갈 것” 라고 밝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핵 합의 이행 축소 1단계는 지난 달 8일 시작됐다”면서 “당시 유럽 측에 60일 안네 핵합의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라고 통보했기 때문에 유럽이 응답하지 않으면 2단계 시작일은 7월 7일”이라고 못 박았다.

이렇게 미-이란의 대립으로 인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같은 제3국 입장은 불안하게 관망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제재할 부분 역시 원유, 가스 등과 관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국제 유가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