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요즘 구설 행보를 보면 과연 대선후보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황 대표는 작년 8월, 자신의 수필집인 <황교안의 답>을 출판했다. 부제는 ‘황교안, 청년을 만나다’이다. 9월에는 서울 양재동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는 한국당 의원들과 박근혜 정부 당시 관료들 여러 명이 참석했다. 필자도 취재차 이곳에 있었다.

황 대표는 출판 인사말에서 박근혜 정부에 대해 “개혁지향정부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민생 지향과 경제 살리기에 역점을 두었고 실제로 적지 않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정부의 모든 노력이 소위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쓸려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그는 책에서 자신의 삶을 크게 변화시킨 세 가지 계기를 소개했다. 교회에 다니고 신앙심을 갖게 된 것, 좋은 배우자를 만난 것, 그리고 공안검사가 된 것이라고 했다.

공안부에서 일하며 “공안 임무의 귀중함을 깨닫고 더 나아가 사명감마저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공안검사가 자랑스럽다니 참 놀라운 사고다.

또 그는 “잘못된 부분과 잘한 부분을 그대로 평가해야지, 모든 것을 국정농단이라고 재단하는 것은 옳은 평가는 아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올 1월 15일 한국당에 입당했고 43일 후인 2월 27일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종합 득표율 50.1%을 기록하며 제2대 당 대표로 선출됐다.

황 대표는 당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며 “국민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성급한 정책들이 경제도, 안보도, 사회도 모두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스톱(STOP), 국민이 심판’ 이라는 선동 구호를 내건 막말 정치의 시작이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조력자로 나섰다.

황 대표는 요즘 무척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데 가는 곳마다 구설에 오르고 있다.

특히 ‘아들 스펙’ 관련 발언은 청년 문제에 대한 천박한 인식과 그들의 절박한 마음을 공감하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

지난 20일 숙명여대 특강에서의 “내 아들이 학점은 3점이 안 되고 토익은 800점 정도지만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말한 것이 막말 논란이 됐다.

아들 스펙 발언은 취업을 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취업전략이 문제인 것처럼 훈계하면서 ‘아빠가 스펙’이라고 자랑한 꼴이다. 나아가 이 나라 청년들의 상처에 생 소금을 뿌린 것이다.

황 대표는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이튿날 수정했다. “아들의 학점은 3.29(4.3 만점), 토익은 925점”이라고 해명했다. 황 대표는 “스펙 쌓기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면서, 아들의 스펙도 슬쩍 정정했다. “낮춘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고도 했다.

아마도 ‘무스펙 아들’의 KT 취업이 의도와 달리 ‘특혜 의혹’을 방증하는 걸로 비화되자 스펙을 바로잡고 나선 모양이다.

결국은 자신의 아들 학점과 토익점수까지 속여 가며 취업 과정에서 좌절하는 젊은이들을 우롱한 셈이다.

‘부모 잘 만난 것도 실력’이라며 특혜를 받았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와 다를 게 없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황 대표의 아들 스펙 발언은 공감력도 사리판단력도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

황 대표는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듯하다. 오죽하면 보수정당인 바른미래당 조차 “청년에 대한 이해 수준이 참담하고 소통도 공감도 제로”라며 “강의를 할 게 아니라 아들의 특혜 의혹부터 밝히는 게 먼저”라고 힐책했을까 싶다.

황 대표의 구설은 민심 궤변 이탈 행위다. 이토록 청년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는 정치인이 입으로는 ‘청년, 청년’을 외쳐대니 진정성이 느껴질 리 만무하다. 황 대표 같은 정치인이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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