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국가정보원이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관련해 위상이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를 하며 북한의 권력구도에 어떤 변화가 있는 지 주목된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만나 “사진을 보면 김여정 부부장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같은 반열에 있다”고 밝혔다고 이 위원장이 전했다.

국정원은 이날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 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대해서는 “과거에 김여정이 하던 현장 행사를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국정원은 과거 김 부부장이 담당하던 행사담당을 현 부부장이 하는 것은 김 부부장의 무게가 더 올라가 역할 조정이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 국가정보원이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관련해 위상이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를 하며 북한의 권력구도에 어떤 변화가 있는 지 주목된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 국정원 “김영철은 위상이 떨어진 듯…역할 조정”

국정원은 노동설·숙청설이 제기된 바 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당시 환영 행사에 등장한 것은 맞지만 정상회담에서 빠졌다”며 “위상이 떨어진 것으로, (조직 내) 역할 조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이같은 분석은 북한의 ‘2인자’인 최룡해와 나란히 할 정도로 김여정 부부장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김 부부장은 지난 20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시 주석의 환영식 때 군 서열 1위인 김수길 총정치국장보다 앞자리에 선 바 있다. 당시 이같은 도열로 인해 김 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승진했을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다만 정부는 이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 정부 “특별히 언급할 사항 없어”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제1부부장은 현재 당 중앙위원회 위원 또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으로 소개되고 있다”며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이희호 여사 장례위원회 측에 보내는 조의문·조화를 전달할 때에는 ‘당 중앙위 책임일꾼’으로 통지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관련 보도에서 호명된 순서나 지난 20일 대집단체조 관람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근거리에 있었던 점 등만 확인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北 ‘폼페이오’ 겨냥해 비난…“미국, 착각 말아야”

한편 북미 정상이 ‘친서 외교’를 재가동 하며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향해 비난 목소리를 높여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조미수뇌분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하여도 대조선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들이 미국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개선도, 조선반도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누구든 우리의 자주권, 생존권을 짓밟으려든다면 우리는 자위를 위한 실력행사의 방아쇠를 주저없이 당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무성은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를 더욱 로골화하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이 최근 발표한 인신매매보고서 등을 언급하며 “우리 국가를 악랄하게 헐뜯었는가 하면 우리를 적으로 규정하고 제재를 계속가할 것을 요구하는 '국가비상사태'를 1년 더 연장하는 놀음을 벌려놓았다”고 반발했다.

외무성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다는 데 대해 모두가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데 대해 “이것은 싱가포르조미수뇌회담에서 채택된 조미공동성명에 대한 정면도전이며 대조선적대행위의 극치”라며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국무위원회 위원장동지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는 제재 해제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무성은 “우리 국가는 미국의 제재에 굴복할 나라가 아니며 미국이 치고 싶으면 치고 말고 싶으면 마는 나라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볼턴 보좌관을 비난한 바 있어 북한의 불만에 대한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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