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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 ] 전 세계를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 사람이 있다.

부동산 재벌이자 정치적 이단아로 불리는 미국의 제 45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계로 뉴욕 최대 부동산 개발업자인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의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금수저’로 태어 난 그는 13살 때 음악교사를 때려 눈에 멍을 들게 하는가 하면, 맥가이버 칼로 유명한 잭나이프를 항상 소지하며 친구들의 골목대장 노릇을 하는 등 문제아였다.

아버지는 제멋대로인 아들을 ‘정신’차리라며 기숙학교인 뉴욕군사학교(New York Military Academy)로 보내버렸다. 

그는 그곳에서 규율과 투쟁적인 성격을 실행으로 옮기는 방법을 배웠다. 또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특별한 인연인 전직 해병상사 교관 시어도어 도비어스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아주 강인하고 거친 사람’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그를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규칙에 어긋나면 가차 없이 후려치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그를 다루는 제3의 방식을 터득했다. 도비어스는 상대의 약점을 발견하면 후려치는 기질이 있었던 반면, 상대가 강하지만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알면 남자로서 점잖게 대해 주었다. 우린 아주 친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책에서 “나의 관심사는 어떤 일이든 행하는 것”이라면서 “난관을 잘 극복한다는 점과 좋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준다는 점이 내 인생의 두 가지 자랑거리”라고 했다.

한 번 잡은 기회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냉혹한 승부사며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최고의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29, 30일 우리나라에 온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8번째 회담이자 80일 만의 만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양국의 긴밀한 공조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이 한반도의 실질적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 회담 이후 북한 핵문제 해결의 진도는 양국의 입장 차이로 더 이상 진척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전면 폐기뿐 아니라 화생무기와 탄도미사일 전체를 검증 가능하게 폐기하는 ‘빅딜’을 제시했다. 

그 반대급부로 제재 완화를 비롯한 북한 경제의 미래 청사진을 제공했다. 

무엇보다 양 정상은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이 남북의 첨예한 대치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DMZ를 찾는 것은 그 자체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과거의 경우만 보아도 2002년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DMZ를 방문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사실상의 ‘감옥’으로 부르면서 화해 분위기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었다. 

2010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강조하면서 특별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이미 재작년 11월 첫 방한 때도 가려고 했지만 기상 문제로 무산된 만큼 이번에는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과 대북 메시지는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일본 G20 정상회의와 한국 방문길에 오르면서 “이번엔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지 않는다”면서 “다른 방식으로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접 접촉’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인데 한반도 정상 외교전을 통해 북미대화 재개의 돌파구가 열릴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비핵화는 한 치의 진전도 없고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 변화 징후도 없다. 김 위원장은 오히려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북 이후 든든한 뒷배를 얻은 듯 득의만만하다.

북미의 최고 지도자가 서로 호감을 느낀다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지만, 이것으로 실제 북미관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자화자찬한 ‘난관 극복’ 정치력이 이번 방한에서 ‘통 큰’ DMZ 메시지로 울리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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