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선점 위해 국내 업계, 학계, 정부 협력해야

▲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산업기획] CA DMV(캘리포니아 차량국, California Department of Motor Vehicles)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자율주행차 개발업체인 ‘Waymo’는 2018년 기준으로 자율주행 모드를 해제하지 않고 평균 1만 1154.30마일(약 1만 7951km)를 주행하는데 성공했다.

구글 웨이모 2018년 자율주행 유지거리 1만 마일 돌파

반면 중국의 ‘포니에이아이(Pony-AI)’는 1022.3 마일을 일본의 ‘닛산(Nissan)’도 불과 210.5 마일을 기록하는데 그쳐 1만 마일을 초과한 Waymo와의 격차는 작지 않았다.

▲ 출처: CA DMV / 정리_뉴스워커

게다가 미국 내 1위 업체인 웨이모에 이어 2위 업체인 ‘GM Cruise’ 또한 5204.9 마일의 자율주행 유지거리를 기록하여 중국, 일본 업체의 기록과는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웨이모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자율주행차 업계의 전반적인 기술 수준이 중국, 일본을 포함한 다른 나라보다 우수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캘리포니아 차량국이 매년 발표하는 자율주행 유지거리(Miles per Disengagement)는 자율주행 중 돌발 상황 등으로 인해 자율주행 모드를 해제(Disengagement)한 횟수와 관련이 있는 지표이다.

수식으로는 ‘자율주행 유지거리 = 자율주행 거리 합계 ÷ 자율주행 모드 해제 횟수’로 나타낼 수 있다.

즉 자율주행 유지거리는 ‘돌발 상황 등이 일어나도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율주행 모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업계에서는 해당 지표가 자율주행차의 성능 수준을 결정짓는 핵심요소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자율주행차를 제어하는 AI(인공지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고 평가한다.

웨이모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합계 127만 1587 마일을 자율주행하는 동안 총 114회의 자율주행 모드 해제 상황이 발생하여 자율주행 유지거리 1만 마일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각 회사들의 자율주행 유지거리 관련 2018년 기록을 전년도인 2017년과 비교해보면 웨이모는 5595.95 마일에서 1만 1154.3 마일로 증가했으며 중국의 또다른 자율주행차 업체인 ‘바이두(Baidu)’는 41.06 마일에서 205.6 마일로 증가하여 비율로는 5배 가까이 기록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닛산은 208.36 마일에서 210.5 마일로 증가하는데 그쳐 기술 발전이 정체된 것은 아닌지 하는 소극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편 자율주행차는 차량 내, 외부에 설치된 각종 센서로 주위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후 그 정보에 기반하여 AI가 차량을 운행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AI의 주행거리가 증가하면 할수록 AI의 경험이 축적되어 기술 완성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하여 포니에이아이와 닛산이 각각 자율주행차 6대와 4대를 투입하여 소규모 실증에 나선 것과 달리, 웨이모는 2017년에는 75대, 2018년에는 111대의 차량을 투입하여 대규모 실증에 나서고 있어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 격차가 당분간 유지되거나 혹은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미국 기업들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에 박차

현지 시각으로 지난 4월 23일 웨이모의 모기업인 ‘구글알파벳’은 미국 디트로이트에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자동차생산 공장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규모는 1360만 달러(약 15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웨이모는 FCA 크라이슬러 그룹과 퍼시피카 하이브리드 차량을 최대 6만 2000대까지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재규어와는 최대 2만대의 차량 구입 계약을 체결하여 자율주행 자동차의 대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지 시각으로 지난 6월 20일 웨이모, 르노, 닛산은 자율주행 자동차 서비스에 관해 협력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웨이모는 프랑스, 일본의 자율주행 자동차 서비스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번 계약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한 서비스에 제한되며 자율주행 자동차의 생산에 관한 협약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웨이모가 미국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모색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자율주행차 시장의 선점을 위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국 기업은 웨이모 뿐만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6월 25일 미국의 매체인 악시오스(Axioss)는 ‘애플’이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드라이브닷에이아이(Drive.ai)’의 인력과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자산 일부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드라이브닷에이아이의 2018년 기준 자율주행 유지거리는 83.9 마일로 이는 같은 기간 1.1 마일을 기록한 애플의 것보다는 높은 수치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애플이 드라이브닷에이아이의 인력과 자산 중 일부를 인수한 것을 두고, 애플이 현재 경쟁에서 뒤쳐진 것처럼 보이지만 자율주행차 시장 진입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자사보다 기술 수준이 높은 회사를 흡수하여 웨이모를 포함한 선두주자의 추격에 나섰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작년 12월에 경기도 화성에 있는 K-City에서 자율주행 데이터 공유센터 협의체가 발족되었다.

한국의 자율주행차 관련 기업들은 협의체에서 데이터 공유를 통해 시간과 비용의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있으며 적은 노력으로 데이터 수집량을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등 자율주행차 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5G와 결합된 자율주행차는 다른 차량과의 통신(V2V), 교통 인프라 와의 통신(V2I)등을 이용하여 자율주행차 자체의 능력보다 우월한 주행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량의 센서(Sensor, 감지기)가 전방 차량에 가로막혀 물체를 탐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차량 간 통신을 통해 전방 차량의 센서를 이용하면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신호체계와 연동될 경우 언제 신호가 바뀔지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여 자율주행 차량이 언제 가속하고 감속해야 할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등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즉 웨이모로 대표되는 자율주행차 분야 선도 기업을 추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충실하게 구축된 한국의 5G망과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한다면, 자율주행차량만의 성능을 개선시키는 것보다 오히려 더 유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통신 업계와 학계가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 또한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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