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의 역습인가, 가속화되는 무인점포 시대

[뉴스워커_산업기획] 지난 6월 27일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인 ‘미트박스(Meatbox)’는 연내 수도권 지역의 출퇴근 루트 중심으로 무인 축산물 판매 점포 20곳 내외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트박스는 자사의 무인점포에서 삼겹살 1kg 기준, 국내산은 1만 1000원, 수입산은 5000원 대 정도의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들에게 미트박스의 가격 전망대로 삼겹살을 공급할 수 있다면 6월 29일 기준 대형마트에서 국내산 냉동 삼겹살 1kg이 1만 8000원, 냉장 삼겹살 1kg이 3만 5000원 수준에서 거래되며 수입산 냉동 삼겹살 1kg이 9000원 대 이상에서 거래되는 것을 감안할 때 대형마트 가격의 50% 수준에서 공급할 수 있는 셈이다.

▲ 최저임금 상승의 역습인가.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무인점포시대 이런 추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어보이진 않는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지금 그 답을 찾아보자<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미트박스는 기존 유통망에 비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이유로 유통단계의 축소를 언급했다. 회사에 따르면 축산물이 도매상과 소매상을 거치면서 유통마진이 30% 정도 가격에 포함되게 되는데 직거래를 하거나 혹은 중간 거래 단계를 축소할 경우 판매가격 하락이 가능하다.

또한 키오스크를 활용하여 무인점포로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를 할 경우 인건비를 포함한 점포유지비용이 유인 점포에 비해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오스크(KIOSK)’란 무인정보단말기를 의미하는데 관공서에 비치된 무인 공문서 발급기, 음식점에 설치된 무인 주문 시스템 등을 가리킨다.

미트박스에 따르면 무인점포에 설치된 키오스크와 회사는 통신망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회사는 키오스크에 배치된 축산물의 신선도, 온도, 재고 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신속한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무인 축산물 판매점에 대해 축적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구체적 전망을 내놓기는 어렵지만, 미트박스가 제시한 대로 대형마트와 비교하여 50% 수준의 가격으로 축산물을 공급하고 키오스크를 활용하여 환경 변화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면 기존 축산물 판매 시장 구조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약국에서도 키오스크 자주 볼 전망

최근 의약품 마케팅 회사인 ‘온라인팜’은 ‘온키오스크’라는 약국용 키오스크를 개발하여 판매에 나서고 있다.

온키오스크는 QR코드, 바코드 등으로 처방전을 접수하며 직원의 개입 없이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 약국을 찾는 소비자들의 대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온키오스크는 일반적인 약의 효능, 효과, 부작용, 복용방법 등을 문서로 출력하여 제한적인 수준에서 복약지도를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며, 약사가 추천하는 약품을 키오스크 화면에 출력하여 광고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의 대기 시간 단축과 키오스크에서 처방전대로 결제 전 약값을 계산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가격에 대한 의구심 해소 측면에서 온키오스크는 장점을 보이고 있으며, 약사들이 약품의 조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고 처방전 접수와 결제를 위한 추가 인원이 불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온키오스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온키오스크의 광고로 불필요한 약품을 구입하여 약품의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으며 약사의 전문적인 복약지도 없이 온키오스크의 제한적인 복약지도만으로 구매가 이루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은행, 기존 ATM보다 키오스크로 확대된 서비스 제공

과거 은행들은 ATM을 통해 현금을 입출금하고 계좌이체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최근 은행들은 키오스크를 도입하여 신규 체크카드 발급, 상품 상담, 각종 증명서 발급 등 창구에서만 가능했던 서비스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유어스마트라운지’, IBK기업은행이 ‘디지털뱅킹존’, 우리은행이 ‘위비스마트키오스크’, KB국민은행이 ‘스마트텔러머신’ 등의 이름으로 키오스크를 활용하여 소비자들에게 무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은행연합회의 자료에 의하면 2018년 말 기준으로 키오스크 등 무인 디지털 장비를 활용한 점포수가 133개에 달할 정도로 금융권의 무인자동화 경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를 때 2015년 기준 4000여개에 달했던 은행점포가 2019년 1분기 기준으로 3500여개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난 주요 원인으로는 소비자들과 대면하지 않고 거래를 하는 이른바 ‘비대면거래’가 증가한 것 때문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최근 은행권들이 기존에 체크카드 신규 가입 등 소비자들이 은행 창구를 방문하여 직원들과 직접 대면하여야만 제공받을 수 있었던 서비스들도 키오스크 도입 확대를 통해 무인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점포 축소와 맞물려 창구 직원들의 축소도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에 키오스크가 도입됐던 패스트푸드점, 대형 마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축산물 판매점, 편의점 등 새로운 분야에도 키오스크 등 무인 자동화 설비가 도입되고 있어 기업의 효율성, 채산성 등에는 이점으로 작용하겠지만 고용이 축소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이에 대한 보완 정책이 검토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키오스크등 무인화 자동설비는 전문적인 분야보다 고객의 주문을 받거나 결제 등 단순 분야의 노동을 대체할 가능성이 커서 젊은 층의 알바 수요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층의 경력이 될 수 있는 공모전, 단기 프로젝트 등을 통해 타격을 흡수하는 정책적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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