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저축은행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각…저축은행 여신 60조원 시대 재개막과 중앙회 역할론 대두
[뉴스워커] 저축은행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각…저축은행 여신 60조원 시대 재개막과 중앙회 역할론 대두
  • 이혜중 기자
  • 승인 2019.07.0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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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속 인물_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저축은행 여신 잔액 60조원을 넘어서며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다시 몸집이 커지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시중은행과 맞먹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차례 부실사태를 겪은 만큼 금융감독원의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저축은행중앙회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법 제25조 의거 저축은행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거래자보호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 특별법인으로 저축은행의 지급준비 예탁금의 수입과 운용 등으로 저축은행의 경쟁력과 공신력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총 79개의 저축은행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신용등급 평가를 받은 가운데 일반예치금 및 지급준비예치금 등의 운용과 관련해 박재식 신임회장의 향후 의사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중앙회의 일반예치금 및 지급준비예치금은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인데 이는 저축은행업계가 마땅히 자금 운용할 곳이 없어 중앙회에 맡기는 돈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따라서 중앙회의 예치금 운용에 대한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 저축은행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중앙회의 역할은?

저축은행중앙회는 2016년 전국은행연합회와 SGI서울보증과 함께 연계대출을 이용한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연계대출이란 신용도가 낮은 사람이 제1 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차주를 저축은행으로 연계시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 방안 중 하나다.

▲ [단위: 백만원]/ 자료출처: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8년 전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소비자들에게 이미지가 좋지 않아 그간 직접 창구에서 영업하는 것이 어려웠던 만큼 중앙회의 연계대출 중개를 통해 저축은행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2016년 12월말 1182억원 수준이었던 연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10월 말 2988억원으로 약 65% 껑충 뛰어올랐다. 그러나 연계대출은 주로 시중은행이 속해 있는 금융지주 내 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SBI저축은행을 비롯한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지방 저축은행은 상관없는 이야기다. 저축은행이 다시 몸집이 커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일부 대형 저축은행에만 해당하는 이슈로 소형 저축은행은 여전히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다반사다. 저축은행은 2017년에 SH수협은행, 2018년에 우리은행과 함께 연계영업 업무 협약을 체결해 연계대출을 활성화시키고자 했으나 소형 저축은행과 대형 저축은행 및 금융그룹 내 저축은행간의 괴리감을 조성했다고 볼 수 있다.

▲ 자료출처: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_금융통계현황(2018.12), 각 저축은행의 감사보고서(2018.12)

자산규모 기준 10위 저축은행과 나머지 69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대출금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상위 대형저축은행 10개사의 대출금 비중의 합은 47%, 나머지 69개사의 비중은 53%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일부 대형 저축은행으로 고객 대부분이 쏠리는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저축은행 업계 내 일부 지방 저축은행은 수익 창출은 고사하고 기존 고객 이탈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른바 ‘대형 저축은행 쏠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방 경기마저 침체를 겪고 있어 실적 양극화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여신잔액 급증으로 대출채권 부실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금융감독원은 DSR(1년 간 부담하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비율)도입 및 새로운 예대율 기준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따라서 거래자 보호 차원에서라도 저축은행이 각종 규제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저축은행 업계는 지역별로 나뉘어져 있는데다가 일부 대형 저축은행 위주로 고객이 늘어나고 있어 성장이 시급한 일부 소형 저축은행에게 금융당국의 제재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예금보험료에 대한 부담감과 더불어 새로운 예대율 규제 등을 적용 받는 경우 자금력이 부족해 광고 등의 홍보도 불가능한 상태여서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한 사업 성장은 커녕 사업 유지에도 벅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저축은행의 중앙은행 역할인 저축은행중앙회의 역할이 시급해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는 79개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으로서 업계를 대표로 목소리를 전달해 과도한 규제를 완화시키는 등 저축은행 업계의 경쟁력 확보에 힘써야 한다. 이에 올해 1월 새롭게 취임한 박재식 중앙회 회장은 예보료 인하를 시작으로 각종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 부담을 줄이고 나아가 소형 저축은행이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지배구조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취임한지 약 6개월이 지난 지금, 지난 1분기에도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수는 더 늘어났지만 여전히 자산규모 10위 내의 대규모 저축은행이 독식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일부 회원사에 좌지우지되는 중앙회, 자율 감독 기능 유명무실화?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의 설립목적에 따르면 중앙회는 회원은행의 건전경영을 지도해 거래자를 보호하는 곳이다. 즉 중앙회는 회원사를 대표해 이익을 대변하는 주목적 이외에도 자율규제 기관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립된 곳이라는 뜻이다.

▲ 자료출처: NICE신용평가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신용평가서,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

상호저축은행중앙회는 사전 현장 점검을 통해 자율규제 기관으로써 기능을 다해야 한다. 중앙회는 회원은행이 표준업무방법서에 따라 업무를 적절히 수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감독하는 곳으로 직접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문제점 발견 시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특히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한차례 겪은 만큼 중앙회의 자율규제 기능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올해 초 사상 최초로 중앙회 노조 파업의 위기까지 겪을 정도로 회원사 위주로 돌아가는 중앙회의 지배구조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 자료출처: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제23조의2(중앙회 이사의 구성 등)

상호저축은행법 제25조와 동법 시행령 21조에 따르면 정관의 변경, 임원의 선임, 결산보고서 및 감사보고서의 승인, 잉여금 처리에 관한 사항, 회비 분담에 관한 사항을 비롯해 중앙회 회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등 중요 의사결정은 반드시 이사회를 구성해 진행해야 한다. 중앙회 회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에는 자금의 차입 및 대여에 관한 사항, 지급준비예탁금 관리, 직제 및 직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 및 지회 설치 등이 있다. 이렇다 보니 이사회가 가지는 영향력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 그림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사회 12인 중 절반이 회원이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회원사로 구성된 지부장단회의의 중앙회 지배가 우려된다며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이사회 멤버는 별도로 임기 제한이 없어 장기 집권까지 가능해 정작 79개 저축은행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는 구조기도 하다.

지부장단회의는 서울, 인천 및 경기 지역, 부산 및 경남 지역, 대구, 경북 및 강원 지역, 호남 지역, 충청 지역 6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지역의 대표 지부장 6인과 부지부장을 포함한 14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부장단회의는 이사회가 의결한 정관에 따라 만들어진 자문기구라고 정의되어 있으나 현재 자문기구 이상으로 중앙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문제다.

논란은 올해 1월 중앙회 회장 선출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한이헌 후보가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로부터 연봉 삭감에 대한 각서를 요구 받아 사퇴를 하며 회장 선거에 차질이 빚어졌다. 그런데 회추위에 소속된 인물이 지부장단회의 출신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중앙회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며 노조로부터 당장 회추위 해산을 요구 받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부장단회의는 이사회 등 주요의사결정 기구를 통해 중앙회 임직원들의 임금까지 삭감 시키려 한 정황이 포착돼 설립 46년 만에 최초로 중앙회 노조 파업 위기까지 몰렸다. 다행히 파업 시 공동 전산망 관련 업무가 마비되면 고객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을 우려해 임금을 2.9% 인상시키는 것으로 파업을 막을 수 있었으나 여전히 중앙회를 지배하고 있는 지부장단회의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어지고 있다.

중앙회는 자율 감독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공적 기능의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지만 이처럼 지부장단회의의 영향력이 과도하면 그 기능을 수행하기에 공정성이 떨어지게 된다. 사무금융노조 저축은행중앙회지부장은 이와 같은 기형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개입을 촉구하기까지 했다. 박재식 신임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겪은 노조 파업이라는 사태를 기회로 중앙회가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개선할 수 있을지 그의 향후 행보가 궁금해진다.

중앙회예치금 및 지급준비예치금 급증, 공격적인 투자 운용하나?

금융당국의 저축은행에 대한 대출 규제 등이 강화되며 대출로만 수익을 의존할 수 없어 자금 운용 수익을 내기 위해 중앙회 예치금을 늘리고 있다. 중앙회는 저축은행으로부터 예치금을 받아 운용하고 있다.

▲ 자료출처: 각 저축은행 감사보고서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 제공)

위 표는 브랜드 평판 상위 30개사의 중앙회예치금 및 지급준비금예치금의 2017년과 2018년 사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일반 예치금의 경우 직전 사업연도인 2017년 대비 44.91%나 상승해 1조9589억9701만원을, 지급준비금예치금 역시 14.65% 늘어난 1조7677억8351만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늘어나는 예치금을 어떻게 운용해 저축은행의 자금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이슈도 박재신 신임 회장의 또 다른 과제로 떠올랐다.

▲ 자료출처: NICE신용평가 제공 재무정보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특별회계)

중앙회의 지난해 6월까지의 자산포트폴리오 추이를 살펴보면 현금 및 예치금에 평균 46.94%, 신용등급 AA-/A1을 중심으로 한 유가증권에 평균 45.73%를 투자하고 있어 주로 유동성이 높고 신용위험이 매우 낮은 자산 위주로 운용하고 있었다. 최근 회원은행사들이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어 BBB등급 회사채까지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자산운용및관리규정 제9조의2(투자등급), 제9조의 3(편입한도)에 따르면 편입가능 유가증권의 신용등급을 주로 투자가 이루어지는 신용등급보다 더 넓은 범위로 규정하고 있어서 BBB등급 회사채로의 투자는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또한 주식에 까지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추후 운용포트폴리오의 변동 추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예치금의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도 중요하나 예금자 보호를 위한 지급준비금예치금인 만큼 안정성까지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므로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

상호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NICE신용평가로부터 AA+(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신용등급을 받은데는 다른 업계와의 연계 영업을 고려한 것으로 저축은행 활성화를 위한 중앙회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저축은행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되는 만큼 중앙회의 역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형 저축은행 위주의 성장, 이사회 구성 등의 지배구조 상의 문제 및 예치금 운용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다양해 향후 박재식 신임 회장의 행보에 저축은행업계의 위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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