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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자의 窓] 급격한 회사의 성장과 오너일가의 잇속을 채우는 마법, ‘일감몰아주기’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총수 일가들이 손쉽게 재산을 불리고 있는 듯 보인다. 이에 경제개혁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일감몰아주기가 만연한 중견기업을 집중 조명했고 공정거래위원회도 해당 중견그룹의 내부거래 실태를 조사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가 꼽은 해당 중견그룹은 대성그룹, 세방그룹 등이다.

김요한 서울도시가스 부사장은 김영민 서울도시가스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대성그룹의 오너 3세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09년 5000만원의 자본금을 들여 ‘에스씨지솔루션즈’를 설립했다. 에스씨지솔루션즈는 설립 3년 만에 매출액 300억 원을 돌파했고 창립 10년이 흐른 현재 에스씨지솔루션즈의 한해 매출액은 1000억 원이 넘는다.

대성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김수근 전 회장의 손자, 김요한 부사장의 100% 개인회사인 에스씨지솔루션즈의 눈부신 성장에는 지분법피투자회사들과 기타특수관계자들이 있다. 에스씨지솔루션즈는 지난해 이들로부터 177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특히 김요한 부사장의 부친인 김영민 회장이 맡고 있는 서울도시가스로부턴 내부거래를 통해 159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이는 세방그룹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세방그룹은 이앤에스글로벌, 세방이스테이트, 세방산업이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회사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이앤에스글로벌은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이 80%의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개인회사라고 할 수 있으나 지난해 이앤에스글로벌의 전체 매출 중 65%가 넘는 비율이 ㈜세방과 ㈜세방전지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즉 일감몰아주기로부터 나왔다.

일감몰아주기, 이른바 내부거래의 향연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9년에는 중견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행위를 조사하겠다”고 강조했으며 경제개혁연구소는 대성그룹과 세방그룹을 포함해 30여 곳의 중견기업을 직접 조명했을 정도다.

사실 대성그룹과 세방그룹 등의 중견그룹으로선 억울할 수도 있다. 그간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는 관행으로 불릴 만큼 공공연했고, 위 두 기업은 대기업보다 자산규모도 작은 중견기업이며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는 상용수단으로 치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 오너일가들은 손쉽게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반면 서민들은 여전히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고 있으며 이러한 일감몰아주기 등 ‘반칙’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오너일가의 행위를 보고 있노라면 열심히 일을 하는 이유마저 망각하기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총수일가의 내부거래는 서민들이 대한민국 재벌을 곱게 보지 못하는 원인에도 한 몫 한다.

재벌 총수 일가들의 ‘반칙’과 이를 곱게 보지 못하는 서민들의 대립은 과거부터 계속돼왔다. 기업의 일감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가 사라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재벌들을 향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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