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뉴스워커_금융기업 분석] 최근 금융당국의 저축은행을 향한 규제를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저축은행이 대출이자수익 이외의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데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대출에 대한 규제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M&A시장에 매각 물로 나오기도 했으나 인수자를 찾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 매각이 몇 년 동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매각 이외에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것이 어려워 중앙회 예치금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지난 1972년 출범한 대영저축은행이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로 현, KB증권(구, 현대증권)에 인수되었다가 2017년 10월 유진그룹에 인수된 후 한 달 뒤 현재의 ‘유진저축은행(대표이사; 강진순)’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저축은행으로서 출범한지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저축은행 이슈에 대응해온 유진저축은행이 이번에 금융감독원의 규제 강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첫 배당금 지급, 유진저축은행의 재기 시작인가?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2018.12)

유진저축은행은 유진에스비홀딩스가 100% 보유하고 있으며 유진에스비홀딩스는 유진기업의 종속회사다. 과거 케이비증권이 소유하고 있던 현대저축은행을 2017년 5월 25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2017년 10월 16일 보유 주식 전부 유진에스비홀딩스에 매각해 지금의 지배구조를 갖게 되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유진저축은행 경영공시 (2016.12, 2017.12, 2018.12)

유진저축은행은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실적 개선을 이어왔다. 지난해 대출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이자수익이 13.76% 가량 늘어나 영업수익이 9.13% 증가했다. 유진저축은행은 자산규모 기준 순위가 지난해 4위였다가 올해 1분기에서 5위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상위 5대 대형 저축은행으로서 꾸준히 실적을 확보해왔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2016.12, 2017.12, 2018.12)

그 결과,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당시 영업정지를 당한 7곳의 저축은행 중 하나였던 대영저축은행이 8년 만에 2017년 말 66억원 상당의 결손금을 뒤엎고 318억원의 이익잉여금으로 돌아설 수 있게 되었다. 결손금을 다 털어버렸다는 것은 어느 기업을 막론하고 자본의 마련을 통해 기초 체력을 다질 수 있는 계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결손금을 털어버리고 지배회사인 유진에스비홀딩스에 50억4백만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 자료출처: 유진저축은행 경영공시(2017.12, 2018.12, 2019.03)

유진저축은행은 이 기세를 몰아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실적 성장을 이루어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18%나 상승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211% 가량 늘어나 실적이 대폭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출이자수익도 크게 증가하여 이자수익이 14% 정도 늘어난 것도 한 몫했으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수료수익이 무려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것이다. 보통 다른 저축은행들은 대출이자수익을 통한 이자수익을 통해 큰 폭의 이익 개선을 이룬 반면 유진저축은행은 수수료수익이 영업이익 개선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자료출처: 유진저축은행 경영공시(2017.12, 2018.12, 2019.03)

유진저축은행의 기업자금 및 가계자금대출 추이를 살펴보면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 발견된다. 우선 가계자금대출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축은행 업계가 중금리 및 고금리 대출을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 큰 폭의 이익 성장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유진저축은행 역시 여신 부문에서 가계대출의 비중이 2%p 늘어났다. 반면 기업자금대출은 오히려 2.26%p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향후 가계대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겠다는 발표가 이루어진 만큼 가계대출 비중을 낮추는 쪽으로 대출 포트폴리오의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 자료출처: 유진저축은행 경영공시(2017.12, 2018.12, 2019.03)

유진저축은행의 자본건전성은 저축은행 업계의 평균 보다 14.54%보다 높지만 위험가중자산이 계속 증가하는 것에 비해 BIS자기자본비율은 오히려 계속 줄어들고 있다. 자산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이지만 자본건전성을 개선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연체대출비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물론 고정이하여신비율 및 연체대출비율이 업계 평균 이하 수준이라고 해도 대형 저축은행이라고 믿고 거래를 하는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대응은 필수적이다. 특히 저축은행 부실사태 당시 영업정지까지 당한 이력이 있는 저축은행이기 떄문에 더욱 안전한 은행업을 영위할 것을 기대한다.

◆ IB 관련 부서 신설, 적극적인 자금운용에 나서나?

유진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기타 저축은행의 자금 운용은 대게 예금자로부터 받은 예수금을 대출금으로 운용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외에 저축은행중앙회 및 기타 금융기관으로의 예치금, 유가증권을 통해 자금을 운용했으나 그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가 여신잔액 60조원을 넘어서자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가 강화되자 대출 말고 다른 운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2017.12, 2018.12) 및 유진저축은행 경영공시(2019.03)

유진저축은행은 대출 이외의 운용처를 늘리기 위해 다분히 노력하고 있다. 우선 가장 첫 번째 방법으로 운용기간이 단기인 예치금을 큰 폭으로 늘렸다. 지난해 말 중앙회예치금 및 지금준비예치금이 각각 460억원과 819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 2070억원, 994억원으로 늘렸다. 중앙회예치금의 경우 무려 350%나 늘어난 수치이며 합계액이 작년 말 대비 140%나 늘어난 셈이다.

▲ 자료출처: 유진저축은행 경영공시(2016.12, 2017.12, 2018.12)

유진저축은행의 유가증권 관련 운용 결과는 상당히 저조하다. 지난해 1009억원 가량을 유가증권에 투자했으나 관련 수익이 25억원, 관련 비용이 46억원이어서 21억원의 손해를 봤다. 더욱이 2016년부터 유가증권 관련 운용수익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 자금운용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많은 금액이 유가증권 등에 투자되고 있고 대출 이외의 새로운 운용처를 찾아야하는 입장에서 마냥 예치금 수익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유진저축은행은 올해 초 강진순 대표이사를 선임해 투자 운용 실적을 개선할 의지를 내비쳤다. 강진순 대표이사는 유진투자증권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경력을 발판 삼아 부진했던 운용 실적을 다시 일으켜 세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진순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올해 초 투자금융(IB)부문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신설 부서를 바탕으로 기업금융 등 IB사업에 진출하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를 넓힐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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