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窓]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의 ‘감금․협박’과 전 DB그룹 김준기 회장의 ‘성폭행’...그리고 태종 이방원의 ‘신문고’ - 뉴스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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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窓]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의 ‘감금․협박’과 전 DB그룹 김준기 회장의 ‘성폭행’...그리고 태종 이방원의 ‘신문고’
김규찬 기자  |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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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7  12: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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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窓_뉴스워커] 지난 2017년 8월 19일, 청와대가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창구를 만들겠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만들었다. 이로부터 2년여가 지난 지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국민들이 권력에 대항할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국민여론의 형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아고라 청원’이 그랬듯.

과거 ‘아고라’도 그랬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국민들의 청원이 실질적으로 제도의 개선을 가져오기도 했고 권력의 부패를 고발해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 법’과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버닝썬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지난 16일, 김준기 전 DB(동부)그룹 회장이 지난해 음란물을 보고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의 자녀라고 주장한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김 전 회장을 법정에 세워달라는 청원글을 게시했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은 사실이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A씨의 주장이 상당부분 구체적이고 김 전 회장이 가사도우미에게 “가만히 있어” 등의 말을 한 녹음파일도 공개돼 김 전 회장의 혐의 부인이 거짓일 것이라는 국민적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지난 12일, 일진그룹의 허진규 회장이 시행사 대표를 감금ㆍ협박해 법인인감도장을 빼앗고 도용된 계좌를 개설해 계열사로부터 80억 원의 돈을 모금, 이를 세탁해 허 회장 자녀들의 회사로 보냈다는 한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일진그룹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불기소처분을 받은 사건이다”며 “감금, 협박을 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청원인은 “검찰이 조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은 채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반박하며 수상한 현금흐름 정황을 밝혔다. 청원자의 주장에 따르면 일진그룹이 받아야 할 돈이 전혀 무관한 허정석 일진그룹 부회장의 계좌로 입금된 뒤 허 회장 자녀의 회사로 송금 됐다는 것.

이와 관련해 일진그룹 측 관계자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익명 처리된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반증 아니겠느냐”며 “이미 불기소됐다”라는 다소 납득하기 힘든 답변을 되풀이했다.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운영원칙에 따라 청원에 명시된 기업명은 모두 익명 처리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2일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감금ㆍ협박을 통한 횡령과 편법 경영승계 의혹을 고발한 청원인은 앞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사건과는 별개로 지난달 허진규 회장을 새롭게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청원글에 따라 재수사를 원하는 여론도 형성되는 듯 보인다. 추후 허진규 회장이 검찰의 수사를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현재 해당 청원글은 300명이 넘는 동의를 받고 있다.  

무혐의로 인한 불기소든,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경우처럼 해외에 거주해 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불기소를 받는 경우이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청원글로 재수사 여론이 형성된 경우는 다수 존재해왔다. 윤지오 씨가 폭로한 고(故)장자연 사건이 그랬고 세월호 참사 재수사를 요청한 국민청원이 그랬다.

아고라, 아니 1401년, 태조 이성계의 아들인 태종 이방원의 신문고 북 으로부터 시작된 청원 및 고발의 창구는 그간 권력에 대항하는 주요 수단이 됐고 국민들의 억울한 일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착실히 수행해왔다. 물론 신문고를 함부로 치면 당시에도 큰 벌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신문고를 함부로 친 것인지, 진정 원통함을 상급기관에 호소하기 위해 친 것인지는 밝혀져야 알겠으나 그 전에 약자의 신음과 호소를 귀 기울여 듣고 익명의 이야기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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