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실무협상을 앞두며 기싸움을 본격화 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실무협상과 관련한 공식 언급을 자제해왔던 북한은 성명을 통해 비판 목소리를 냈고, 미국 측은 ‘속도보다는 결과’라며 여전히 기대감을 드러냈다.

북한 외무성은 16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발표하고 다음달 실시될 예정인 한미 연합 위기관리연습 ‘동맹 19-2’를 비판했다. 외무성은 “‘동맹 19-2’는 6.12 조미(북미) 공동성명의 기본정신에 대한 위반이며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이라고 비난했다.

◆ 北외무성, 한미 군사연습 언급하며 “현실화 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

▲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실무협상을 앞두며 기싸움을 본격화 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실무협상과 관련한 공식 언급을 자제해왔던 북한은 성명을 통해 비판 목소리를 냈고, 미국 측은 ‘속도보다는 결과’라며 여전히 기대감을 드러냈다.<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외무성은 “미국은 이번 연습이 남조선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겨받을 능력이 있는가를 검증하기 위한 모의훈련이라고 떠들어대고 있지만 유사시 ‘억제’와 ‘반공격’의 미명하에 기습타격과 대규모 증원 무력의 신속투입으로 우리 공화국을 군사적으로 타고 앉기 위한 실동 훈련, 전쟁시연회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합동군사연습중지는 미국의 군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조미수노회담에서 온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공약하고 판문점 조미수뇌상봉 때에도 우리 외무상과 미 국무장관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거듭 확약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외무성은 담화를 발표한 이후 연달아 ‘조선외무성 대변인 조미실무협상과 관련한 입장표명’을 통해 “만일 그것이 현실화 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했다. 북한이 실무협상에 관련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대변인은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답한 형식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조미 실무협상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실무협상 7월중 재개될까…북미 신경전에 진통 겪을 듯

북한의 이같은 입장 표명을 통해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조건으로 ‘동맹 19-2’ 군사연습의 취소를 내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양국 정상의 합의를 언급하면서 군사연습 취소를 요구하고 나서 실무협상 재개에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미는 최근까지도 실무협상 개최 장소 및 일시를 두고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좀처럼 좁혀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실무협상 재개 방안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북미간 의견이 틀어지면서 비난 성명이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낙관론을 펼치면서 속도조절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북미간 신경전이 본격화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라며 “그러나 궁극적으로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뤄왔다”며 “진전은 훌륭한 의사소통(이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판문점 회동을 언급하며 “아무런 계획도, 아무것도 없었다”며 “그 누구도 실제로 터프한 사람들과 연락을 취할지 몰랐다. 하지만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는 훌륭한 만남이었고 흥미진진했다. 매우 좋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 北, 남측 향해선 연일 비난 메시지…“남북 합의사항 이행 촉구”

한편 북한은 남측을 향해서는 연일 남북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을 촉구하며 대남 압박에 나섰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대북제재의 틀 안에서 가능한 북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겠다’와 같은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북남선언들은 애당초 뒤로 밀어놓고 미국의 ‘승인’을 받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 바로 남조선당국”이라며 “과연 이런 상대에게서 북남관계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바랄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이어 “미국의 승인없이는 한걸음도 움직일 수 없는 상대, 실권이 없는 존재와 백날 마주 앉아봤댔자 공염불밖에 할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이치”라며 “‘한국소외론’은 민족 위에 외세를 올려놓고 북남관계에서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북남선언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남조선당국 스스로가 초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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