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과 미국의 본격적인 샅바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규성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남북정세]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놓고 기싸움을 지속하고 있자 본격적인 샅바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북한이 한미연합훈련과 실무협상 재개를 연결 지으며 ‘어깃장’을 놓을 수도 있다는 압박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훈련이 종료되는 내달 중순까지 신경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16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 위기관리연습 ‘동맹 19-2’는 북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에 대한 위반이라면서 훈련이 실시될 경우 “조미(북미)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라며 긍정적인 낙관론을 펼치면서 북미간 본격적인 신경전에 돌입했다.

북한 외무성의 담화 이후 국방부는 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 정세현 “북미 샅바싸움, 한미훈련 종료되는 8월 중순까지 지속 가능성”

지난달 30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로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했지만, 북미가 기싸움에 돌입하면서 전문가들은 실무협상 재개 시점이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세현 전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우리는 (연합훈련을) 줄일 생각은 없는 것 같고 적어도 실무협상 자체도 훈련이 끝나야 (재개)되지 않겠나”라며 8월 중순가지도 북미간 실랑이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요란하게 전 세계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던 것은 지난 일이 되고 마는 게 아닌가(싶다)”고 우려하며 “10월이 넘어서나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실무협상을 가지고도 샅바싸움이 8월 중순까지도 가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 전략연 “北, 한미훈련-실무협상 연계 전 중국과 공조 가능성도”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1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실무협상 재개를 비롯해 재개 이후에도 진통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략연은 특히 북한이 한미훈련과 실무협상 재개를 연계한 배경에 중국과의 공조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뉴스1> 등에 따르면 전략연 김일기 연구실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북 안전보장 약속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될 여지가 존재한다”며 “최근 북한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공세도 이런 맥락에서 중국과의 사전 조율 결과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협상의 재개가 생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자 정부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남북관계를 통해 북미간 비핵화 협상 재개를 이끌기 위한 중재에 나섰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일종의 안전보장 차원에서 군사훈련에 대한 원칙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재개까지)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오해도 있는 것 같다. 이번 훈련은 (과거) 기동훈련이 아니라 전시작전권 환수를 준비하기 위한 일종의 지휘소 훈련으로 실내에서 이뤄진다”며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 부분들에 대해 충분히 고려를 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부, ‘남북’관계로 비핵화 협상 재개 이끌기 나서나

또한 김 장관은 남북관계와 관련해선 고위급 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지금은 고위급 회담을 열어야 될 국면”이라며 “의제나 시기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장관은 ‘북쪽에 제안했느냐’는 질문엔 “회담이 성사될 때 제안을 해야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분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도 19일 정부서울청사 정례브리핑에서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 “남북관계를 이끌어 나가는 방향에서 종합적으로 여러 가지 대안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고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부대변인은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 “고위급회담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 등을 지켜보고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하며 “그 취지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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