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니콘 기업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크레프톤이다. 이곳은 자본잠식 상태의 위험에서 뚫고 나와 매출 급성장 등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 요소는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기업분석_유니콘 기업 시리즈] 유니콘 기업이란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많은 대기업 및 벤처 캐피탈사로부터 지원과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 회사로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는 곳을 말한다. 국내에는 쿠팡, 크래프톤, 옐로우모바일, 우아한형제들, 엘앤피코스메틱, 위메프,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8곳이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가 최근 BTS의 큰 성공으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며 총 9곳의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게 됐다.

그 중 게임업체인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와 테라의 폭발적인 인기로 흥행에 성공하며 2018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고 이로 인해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연결기준 자산총액이 7875억6356만원을 기록하며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말까지 전환상환우선주로 인한 자본잠식에 빠졌고 당장의 기업공개로 상장에 의존하기 보다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여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비용관리 효율성 저하 등이 우려된다.

게임업계 4번째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한 크래프톤이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 안정권을 되찾기 까지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 대해서 알아본다.

◆ 매출액 1조원 돌파하며 존재감 과시, 그러나 비용 부담이 큰 자금조달로 재무구조 악화

크래프톤은 2007년 3월 26일 설립됐으며 2015년 블루홀로 사명을 변경한 후 2018년 현재의 사명으로 최종 변경했다. 현재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의거 중소기업에 해당하며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25조 규정에 의해 벤처기업에 해당한다. 주요 사업으로 게임소프트웨어 개발 및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으며 PC, 모바일, 콘솔게임 제작과 국내외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개발한 테라가 2011년 한국 시장을 시작으로 일본, 북미, 유럽, 러시아, 대만에 이어 태국까지 서비스를 오픈했는데 출시 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했으며 2017년 모바일 버전을, 2018년에 콘솔 버전을 잇따라 출시해 3주만에 글로벌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또한 종속회사 펍지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가 2017년 서비스 시작된 후 지난해 말까지 PC, 콘솔 버전 누적 5700만장을 기록했다. 테라에 이어 배틀그라운드까지 연이어 성공하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2015.12, 2016.12, 2017.12, 2018.12)

크래프톤의 지난 4년간의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테라에 이어 배틀그라운드 출시 후 가파른 매출 상승을 이뤘다. 배틀그라운드 정식 서비스가 오픈된 2017년에는 영업수익이 3103억5242만원을 기록하며 2016년 대비 무려 734.5%나 상승했다. 또 2018년에는 국내 게임업체 중 네 번째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해 1조120억3396만원을 이루며 전년 대비 260.9%나 늘어났다. 다만 비상장사인 크래프톤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벤처캐피탈로부터 전환상환우선주를 발행한 바 있다. 전환상환우선주란 투자금 상환뿐 아니라 보통주 전환을 가능케 하는 우선주를 일컫는다. 크래프톤은 전환상환우선주로 조달 받은 금액만 523억원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크래프톤은 전환상환우선주를 금융부채로 분류해 부채계정으로 계상하고 있다. 2017년 매출액이 급증하면서 크래프톤의 기업가치가 덩달아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전환상환우선주 평가가격이 높아지며 아이러니하게도 부채 증가로 인한 비용증가가 이어졌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단위_천원

이항모형과 현금흐름할인법으로 재조정한 결과 2017년 8838억원으로 2016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926.2%나 늘어난 수준으로 전환상환우선주 가치가 치솟았다. 문제는 이것이 부채계정으로 계상되다 보니 자본잠식과 함께 늘어난 부채총액 만큼 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 평가손실이 급증해 기타비용이 높아져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2017년 매출액이 크게 급증한데 반해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는데 이것이 전환상환우선주 재조정에 따른 기타비용이 과다하게 계상된 탓으로 보인다.

벤처기업이고 비상장사라는 특성상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나 안정적인 부채 조달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물론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점차적으로 자금조달 방식이 용이해지겠으나 다소 비용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게임산업 자체적으로 신작 출시만으로 주가가 상승했던 과거와는 달리 신작의 흥행 성공 여부까지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가고 있다. 2014년까지 부진을 겪었던 크래프톤이 무작정 전환상환우선주 등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는 행태를 이어가는 경우 비용 효율성 저하로 인한 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2016.12, 2017.12, 2018.12), 분기보고서(2019.03)

2017년을 기점으로 자산총액이 크게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큰 폭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며 이어오던 자본잠식 상태를 다행히 올해 1분기에 말끔히 떨쳐냈다. 이는 1분기 당기순이익인 932억9851만원이 발생하며 결손금을 만회했기 때문이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기보고서(2019.03)

연결기준 전년동기 대비 영업수익,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하락하긴 했으나 순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결손금 7979억1452만원에서 7046억1601만원으로 줄였다. 자본잠식을 해결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결손금이 남아 있는 상황이고 당기순이익이 계속해서 상승할지 여부에 대해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해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 기업공개를 당장 선택하기 어려운 현실, 크래프톤의 선택은?

크래프톤은 9개 유니콘 기업들 중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종목이다. 그래서 증권사 투자은행이 기업공개와 관련해 많은 접촉을 취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상은 크래프톤 입장에서 지금 당장 기업공개를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역시 기업공개에 대한 계획은 없으나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기업공개를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벤처캐피탈 회사들이 벤처회사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국민연금 등과 같은 대형 투자자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국내 증시의 특성을 고려해 당장의 기업공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업의 외형성장을 좀 더 이룬 뒤에 상장을 해서 보다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최근 국내 증시가 불안정한 기류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기업공개를 꺼리게 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크래프톤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을 하여 자금조달을 하는데 안정적인 출처를 마련하고 나아가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크래프톤도 이를 인지한 것인지 다양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환상환우선주에 대해 금융부채로 인식해 회계 처리를 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크래프톤과 같이 전환상환우선주 등의 발행 등으로 인해 경영진의 주식 희석이 이루어질 수 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기보고서(2019.03)

장병규 크래프톤 창업자이자 의장은 크래프톤 주식을 벨리즈원에 넘기고 벨리즈원의 투자자가 되었다. 벨리즈원은 지난해 말 신규로 편입된 특수관계법인으로 크래프톤과는 상호 우호적인 관계에 있다. 벨리즈원의 현물출자로 현재 크래프톤의 주식을 7% 보유해 3번째로 보유 주식이 많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렇게 벨리즈원을 최대주주로 내세울수록 크래프톤에 우호한 주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크래프톤이 기업공개로 상장해 벨리즈원이 기존에 투자했던 금액을 모두 회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과정에서 벨리즈원의 크래프톤에 대한 우호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크래프톤은 기업공개를 통한 상장에 대한 계획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반드시 상장을 통해 공정한 회계 감사를 받고 더욱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공개에 대한 국내 증시의 제한적인 요인이 많은데다 정부의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상장회사로서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탈 등을 통해 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기업공개를 늦추고 있는 상황이다.

크래프톤이 향후 2~3년 내로 안정적인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확보한 후에 기업공개에 도전해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사랑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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