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보시었다”며 “함의 작전 전술적 제원과 무기 전투체계들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뉴스워커_남북정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4일 만에 군사 행보를 재개하면서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미국을 향한 ‘압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군사 행보는 북미 정상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회동을 가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보시었다”며 “함의 작전 전술적 제원과 무기 전투체계들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찰하며 “동서가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잠수함의 작전 능력은 국가 방위력의 중요한 구성부문으로 된다”며 “잠수함을 비롯한 해군 무장장비 개발에 큰 힘을 넣어 국가방위력을 계속 믿음직하게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새로 건조한 잠수함 시찰 나선 김정은…함경남도 신포조선소로 추정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시찰한 잠수함의 규모나 어느 지역의 조선소를 찾았는지에 대해선 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22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이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를 위해 함경남도를 방문했다고 전한 점을 미뤄볼 때 해당 잠수함은 함경남도에 위치한 신포조선소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잠수함이 각이한 정황 속에서도 우리 당의 군사전략적 기도를 원만히 관철할 수 있게 설계되고 건조된 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셨다”면서 김 위원장이 잠수함의 활용과 수중작전, 국방과학 및 잠수함 공업 부문의 임무를 비롯해 전략적 과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는 지난 5월 10일 단거리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서부전선 화력타격훈련 현지지도’ 이후 74일만이다.

◆ 군사 행보 ‘시기’ 주목…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지지부진 속 시찰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의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북미가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해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북미 정상은 판문점 회동에서 ‘2~3주내 실무협상 개최’에 합의한 바 있는데 이 시한은 지난 21일로 지나버렸다.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는 대내적으로 군사력을 과시하고, 군 사기를 높이는 내부 결속을 다짐과 동시에 대미·대남 압박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북한은 8월 한미 연합연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문제와 이를 연계한 바 있다.

또한 북한은 이날 매체에서 잠수함의 사진까지 공개하며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반발을 거듭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이날 ‘합동군사연습은 조미협상의 장애 요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거듭 한미 연습의 중단을 강조했다.

조선신보는 “지금 조미(북미)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하여 이러 저러한 여론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미국은 무엇보다 비핵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객관적인 조건과 환경을 마련해야 하며 그에 기초하여 조선 측이 접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협상안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신보는 “미국이 과거의 체질화 된 도발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조선을 겨냥한 전쟁 소동에 매달린다면 판문점 수뇌 상봉을 통해 합의된 대화 재개와 상반되는 대결의 분위기가 고조될 수밖에 없다”며 “애당초 북침 작전계획에 따르는 합동군사연습은 위험천만한 불장난이다. 조선은 자위적 무력을 동원해 여기에 맞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 트럼프 “北-美, 최근 긍정적 내용 담긴 서신 교환” 속도 조절론 강조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북미가 최근 긍정적인 내용이 담긴 서신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북한과 매우 긍정적인 서신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일정이 확정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그들이 준비될 때 우리는 만날 것”이라며 거듭 ‘속도 조절론’을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신의 내용이나 교환 시점 등에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정상간 친서를 주고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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