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대비, 야근경험 6배, 목/어깨통증 3.6배, 허리통증 2.1배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IT노동자들의 건강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10월 4일-11일 온라인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분석결과는 IT노동자들의 건강실태가 일반사무직에 비해서 매우 나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응답자의 90.4%가 전신피로를 호소했으며, 요통을 경험한 비율은 77.5%이며, 우울 또는 불안장애를 경험한 비율도 53.7%나 된다. 이는 일반사무직에 비해서 모든 건강문제가 최소 2배 이상 높은 결과이다. 우울 또는 불안장애, 불면증 또는 수면장애는 수치가 일반사무직에 비해 너무 높아서 그대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사고 등으로 다친 손상의 경우 차이가 적어 전체 응답내용을 신뢰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철학으로 ‘창조경제’를 제시한지도 벌써 수 개월이 지났지만,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여전히 실체가 불분명하다. 그 동안 박근혜 정부는 6월 4일 창조경제 활성화를 주요전략으로 하는 ‘고용률 70%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IT융합 등을 통해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그리고 10월 9일에는 SW산업을 “60년대 말 철강산업,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차원에서 창조경제 실현도구로 육성” 한다는 내용의 ‘SW혁신전략’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황우여 대표는 10월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게임을 알콜-마약-도박과 함께 4대 중독에 포함시키며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게임을 5대 킬러 컨텐츠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하는데 여당 대표는 게임을 마약과 같은 사회악으로 보고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IT와 SW산업 육성을 제시하는데, 여당은 SW산업의 일부인 게임산업을 규제하겠다며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체 없는 ‘창조경제’를 주장하는 박근혜 정부와 게임을 마약과 동일시하는 새누리당이 알아야 하는 것은 IT노동자들의 건강이 망가지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가 IT산업에 경제개발 수단이라는 60년대와 같은 구시대적 인식으로 보는 동안, IT노동자들의 건강실태가 60년대로 후퇴하고 있다.

장하나 의원실의 조사결과 IT노동자들의 야근(밤 10시부터 새벽 5시 사이) 경험은 63.9%로 일반사무직의 11.3%보다 약 6배가 높았다. 그리고 근골격계질환, 정신질환 모두 근무시간이 길수록, 야근과 일요일 근무를 많이 할수록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IT노동자들은 과로사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장하나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산업재해 승인자료’에 따르면 2009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산재로 인정한 IT노동자는 모두 35명이다. 이 중 13명은 심근경색, 뇌출혈 등 뇌심혈관계질환으로 사망한 경우이다. 과로사(뇌심혈관계질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진단이 기본이다.

그러나 IT노동자들의 건강검진 수검률은 69.1%로 국내 직장강비자의 수검율보다 10%이상 낮았다. 그리고 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수검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5인 미만 업체는 수검률이 36.8%, 5~9인은 41.7%에 불과했다.

장하나 의원은 “IT노동자들이 살인적인 장시간노동과 야근으로 건강이 망가지고 있다”며 “정부는 산업의 육성과 규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노동자들의 건강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장하나 의원은 산업안전보건법 43조를 근거로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IT노동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건강진단 실시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것”을 요구하며 “건강진단 수검률이 절반도 안 되는 1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즉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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