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인공지능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이제는 전 산업분야에 걸쳐 AI기술이 접목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특히 최고의 난위도라 할 수 있는 의료분야에까지 이 기술이 뻗치고 있어 어디까지 또 어느정도까지 발달하며 변모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2담당>

[뉴스워커_산업기획]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오는 7월 26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AI 솔루션인 ‘닥터앤서(Dr. Answer)’의 임상적용 선포식을 가진다고 발표했다.

닥터앤서 개발사업은 국내 환자 1만 1300명의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뇌전증, 치매, 소아희귀난치성유전질환의 8개 질환에 대해 21개의 AI 소프트웨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 AI(인공지능)가 의료분야까지 진출

구체적으로는 병원별로 다양한 의료정보를 학습 가능한 빅데이터로 생성, 통합, 분석하기 위한 모듈을 구축하며 질환의 단계별로 예측, 분석, 진단, 치료, 예후관리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수술, 교육훈련 및 심리, 재활치료 등에 활용 가능한 의료데이터를 통합한 시각화 소프트웨어 개발이 추진된다.

이번 임상적용에서는 먼저 개발된 심뇌혈관질환, 치매, 소아희귀난치성유전질환의 3대 질환에 관련된 소프트웨어가 적용될 예정이며 나머지 5대 질환 관련 소프트웨어는 2020년까지 개발이 완료된 후에 임상에 적용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닥터앤서가 의료 현장에서 활용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이점은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병리학적인 면에서는 조직, 세포 검사의 형태학적 진단에 있어서 의사간의 편차를 줄여줄 것이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여 의사결정이 객관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의료진이 조직이나 세포의 형태를 보고 환자의 질병 감염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때가 있는데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질병 감염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정도가 달라지는 것과 관계가 있다.

만약 AI인 닥터앤서가 조직, 세포 검사에 투입될 경우 의료진의 주관적인 경험이 아니라 관련데이터를 근거로 객관적인 수치에 의해서 질병 감염 여부를 판단하게 되므로 원칙적으로 질병 감염 여부를 판정하는 정확도는 의료진의 숙련도에 제약을 받지 않게 된다.

즉 경험이 적은 의료진이 검사에서 오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닥터앤서가 개입하여 줄일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이다.

또한 닥터앤서는 국내 의료기관들이 수집한 임상정보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서울 아산병원이 대장암 환자를 어떻게 진료하고 치료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국내 의료기관들이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의 숙련도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이 보유하는 의료기술의 격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이는 국내 의료기관 중 특정 기관의 의료기술이 전체 분야에서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분야별로 특화된 정도가 다른 것은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닥터앤서의 적용으로 각 의료기관의 정보가 공유된다면 자신의 특화분야가 아니더라도 다른 의료기관의 전문성을 제공받아 의료기술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과기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의료계는 AI 적용을 닥터앤서에 제한하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 6월 3일 과기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세브란스 병원에서 ‘AI기반 응급의료시스템 개발 사업단’을 출범하고 AI와 5G를 활용한 응급의료시스템 개발을 공식 선언했다.

AI 분석을 적용한 응급의료시스템은 우선 4대 응급질환(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중증외상, 심정지)를 대상으로 응급의료단계(신고접수, 응급처치, 이송, 응급실)에 맞추어 개발될 것이며, 현재 국가응급진료정보망, 소방청, 응급실 등에 분산되어 있는 응급의료 데이터를 통합하여 AI 학습이 가능하도록 클라우드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과기부뿐만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소방청 등의 관련기관들이 개발에서 실증까지 상호 협력하여 진행되며, 2021년에 2~3지역의 119구급차와 응급의료센터에서 AI기반 응급의료시스템을 우선 배치, 적용한 후에 점차로 지역 소방본부, 의료기관등으로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게다가 정부와 의료계는 응급의료시스템을 닥터앤서와 연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여 응급이송단계에서 환자치료단계까지 AI 기반 의료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 AI 기반 의료시스템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아

최근 닥터앤서가 임상에 적용되는 등 국산 AI 기반 의료시스템이 의료분야에서 활용되려는 움직임이 보이지만 이미 IBM의 왓슨(Watson)으로 대표되는 해외 AI 기반 의료시스템은 이미 의료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IBM의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는 과거 임상사례, 교과서, 최신 논문 등을 포함한 방대한 데이터와 환자에게서 추출한 신체 정보를 비교하여 암을 발견, 치료하는 AI 기반 의료시스템이다.

그러나 2017년 12월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왓슨의 도입 1주년을 기념하며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의료진과 왓슨의 의견 일치율이 약 56%에 달한다고 발표하는 등 AI 의료기반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의료계의 기대치 이하라는 평가가 존재할 정도로 왓슨에 대한 반응이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물론 왓슨도 축적되는 데이터가 증가할수록 진단능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의견 일치율을 비롯한 AI 시스템의 성능은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AI 기반 의료시스템은 국가, 질병별로도 수집된 데이터나 치료방법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않는 한 AI 기반 의료시스템을 의료계 전반에서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미국이나 서구 선진국보다 위암 발병 사례가 많고 이에 대한 치료법은 선진국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AI 기반 의료시스템이 서구 선진국을 기준으로 치료법을 제시할 경우 이를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국내 의료기관에서 축적한 임상데이터를 활용하는 닥터앤서와 같은 국산 AI 기반 의료시스템이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닥터앤서의 성능 또한 축적된 데이터의 양과 질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련 사업이 유지되어 한국인 환자의 맞춤형 데이터를 대량으로 장기간 축적할 필요가 있으며, 데이터 활용과 동시에 환자의 개인정보를 노출시키지 않는 비식별 조치에 대한 연구와 꼼꼼한 적용 역시 요구되고 있다.

즉 닥터앤서와 같은 국내 AI 의료시스템을 개발만 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시스템 개발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피드백하여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을 지속하지 않는 한 AI 기반 의료시스템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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