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한일경제전쟁] 일본의 아베 총리가 지난 7월 1일 경제보복조치를 공식발표하고 8월 2일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거하는 내용의 추가보복조치가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한국 기업들과 연구기관들이 국산화 속도를 더욱 내고 있다.

지난 7월 28일 리튬이온배터리의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증평공장에 증설된 생산설비의 시험가동에 들어갔으며 오는 10월에는 상업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베 총리의 경제보복으로 국산화 경향 가속

본격적인 상업가동에 들어갈 경우 증평공장의 분리막 생산능력은 연간 3.6억㎡에서 5.3억㎡으로 47.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어 해당분야에서 추가보복조치가 단행되어도 그 충격을 일정부분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의하면 2021년 3분기를 목표로 연간 3.4억㎡를 생산할 수 있는 폴란드 실롱스크 공장과 2020년 3분기를 목표로 연간 3.4억㎡를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창저우 공장이 완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20년 11억㎡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일본 업체 ‘아사히카세이’와 생산량 면에서도 정면승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지난 7월 28일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이영수 박사팀은 금속 수소 분리막의 투과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발표했다.

수소경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순도 높은 수소를 확보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분리막을 사용하여 혼합기체에서 수소만을 따로 분리, 정제할 필요가 있다.

이때 사용되는 분리막의 투과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야 우수한 수소 분리막 제품을 가려낼 수 있는데 이 박사팀이 고안한 방법은 오차범위 1% 이내의 범위를 가질 정도로 정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박사가 고안한 방법은 ‘Journal of Membrane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되었으며 신뢰성 있는 기초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외 기업들이 다양한 분리막 소재를 연구, 개발하는 것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액체불화수소 생산 공장 증설이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A기업과 기체 불화수소 공급을 시도하고 있는 B기업, 탄소섬유 대체재를 연구 개발해온 C기업 등도 일본 아베 총리의 경제보복 조치와 예상되는 추가 보복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증설과 제품 생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이번 경제보복 조치의 주 타겟으로 지목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7월 18일 세계최초로 5500Mb/s 속도를 가진 12GB(기가바이트)급 LPDDR5 모바일 D램 패키지를 이달 말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혀 업계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이는 삼성전자가 당초 경제보복 조치로 일정부분 타격을 받아 수세적인 경영을 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모바일 D램 양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적극적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본 아베 총리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응하여 한국 기업들의 국산 제품 개발 경향은 가속화되고 있으며,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추가 보복 조치의 공식 발표로 한국 정부가 마련한 종합 대책이 공개될 경우 민관합동으로 소재, 부품 국산화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보이콧 재팬이 일본에 주는 타격 본격화

최근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국민들 중 젊은 층이 불매운동에 대거 참여하는 이유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아 취업이 불안정해질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며 산케이 신문은 유니클로, 일본산 맥주를 타겟으로 하는 불매운동은 오히려 한국 속의 일본을 알게 될 것이라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반응을 나타냈다.

일본 일각에서 이와 같이 이해하기 어려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한국 국민들의 보이콧 재팬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일본에 주는 타격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사히, 유니클로 등 맥주, 의류 뿐만 아니라 자동차까지 일본 제품이라면 광범위하게 보이콧 재팬의 영향권에 놓였지만 관광 분야에 입히는 타격은 훨씬 더 가시적인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G마켓과 옥션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7월 28일까지의 일본 항공노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반해 싱가포르는 52%, 대만은 38%,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는 129% 증가하여 보이콧 재팬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한국 항공사들은 저가항공(LCC)뿐만 아니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 항공사들도 앞 다투어 일본 항공노선을 조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9월 3일부터 부산과 삿포로 노선을 운휴할 예정으로 해당 노선이 언제 운항을 재개할지에 대해서는 미정이며, 아시아나항공 또한 오는 9월에 인천과 후쿠오카 노선 등에 투입되는 대형 항공기를 소형 항공기로 대체하여 축소되는 방일 항공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저가항공사들의 운항 중단에 이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항공노선 조정은 향후 한국 여행객들의 방일 축소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저렴하고 운항 회수가 많은 항공노선들이 축소된다는 것은 향후 보이콧 재팬이 영향력이 줄어든다고 해도 방일 여행객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본 극우 논객들의 예상과는 달리 보이콧 재팬이 일본에 주는 타격은 본격화되고 있으며 8월 2일 추가보복 조치가 단행될 경우 보이콧 재팬은 장기화되고 운동의 규모 또한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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