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통계자료도 없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돌보지 않는 건설근로자가 문제

국내에는 사회소외층이라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소외층이란 쉽게 말하면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어느 누구도 돌보지 않는 층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는 탈북자, 폐지수거 노인, 독거노인, 외국인 근로자, 불법체류자, 결혼이민자 등이 이에 속한다.

반면 우리는 건설근로자를 사회소외층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근로를 하고 있으며, 고정적이지는 않지만 평균 급여가 월 143만원 정도로, 최저임금 이하의 평균 수입을 올리는 소외계층 급여와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건설근로자들은 대다수가 일용직노동자이며, 그 수만도 100만 명에 웃돌 정도로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간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과 제도를 마련하여 계도의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리는 것은 왜일까.

정부 기관장들의 노력, 표심을 얻기 위한 국회의원, 지역구 의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선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왜일까.

현장을 취재한 기자의 시선을 빌리면 사회 밑바닥까지 내려온 사람만이 이 일을 하고 있고, 어느 누구도 건설근로를 평생의 업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고 한다. 또, 이런 정부의 지원이나 혜택이 주어져도 몸에 와 닿는 혜택은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그들이 스스로 자극을 받아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확한 통계정보의 부족 또한 그렇다. 일선의 기자들이 보도를 위해 취재를 하려하지만 건설근로자들의 정확한 현황자료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건설근로자공제회 측에 연락을 하고 자료를 요청하였지만, 통계정보를 취합해 놓은 것이 없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건설근로자의 연간 근로현황이나 월별현황 또는 근로일수 그리고 근로자 일인당 총 생산 일수 등에 대해 자료를 취합하거나 보도자료를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공제회 측이 준비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고용노동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용부 측은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하루에 수 십통씩 발송하지만 행사나 자랑거리 일색이며, 사회 저소득층에 대한 또는 건설근로자들에게 대한 현황조사는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하겠다.


취재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이라 하니 사실이 아니라고도 할 수 없다. 정부 측에서 수시로 이에 대한 통계자료를 준비하고 이를 국정운영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통해 국민에게 알려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관심이 없다는 얄팍한 생각으로 준비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여기에는 정부나 공공의 잘못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도 관심이 없다는 것은 당사자인 건설근로자도 관심 밖의 내용이라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들 스스로 조차, 사정이 좋아지면 이곳을 떠나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하기 때문에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닌가. 평생 업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잠시만 한다는 알바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여기서 취재기자의 이야기를 전하면, 강동구에서 지금은 건설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며 제법 기틀을 잡은 소장 K씨는 “자기도 이렇게 오래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잠깐만 한다는 생각으로 했지만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일을 하게 될 지는 생각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하루도 빠짐없이 “빨리 그만둬야지”라는 생각만 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자기를 있게 만든 것은 건설근로자라는 업이었지만 그 때까지도 그 일이 싫고 떠나야 할 업이라고만 생각한 것이다.

생각을 바꿨을 때, 그 근로자는 지금의 소장으로 자리했고, 나름의 높은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자신의 처지 또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국내의 건설근로자는 일일 30만명 정도가 일을 찾고 근로를 한다. 이 수는 공제회에 퇴직공제부금을 납입하는 수로 추산한 것이지 그 외 대상 밖의 수까지 추산한다면 그 수는 크게 웃돌 것이다. 공제부금을 납입하는 조건의 사업장은 공공일 때 3억 원 이상, 민간은 100억 원 이상일 때 만이기 때문이다. 민간의 경우 중형 이상의 현장이 아니라면 통계에 잡히지도 않으며, 그 규모도 어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하루에 또는 한 달에, 1년에 얼마나 일을 하는지, 그리고 얼마의 수익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르는 건설일용직근로자, 그들이 살아가야 할 날은 많지만 그들 스스로 건설근로자라는 업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날은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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