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뛰드는 옛 화장품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가 지분 19.5%를 보유하고 있는 에뛰드. 하지만 지난해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어 서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기업분석_뉴스워커] 에뛰드가 실적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적자로 돌아선 후 1분기 실적에서도 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0년 전만 해도 독특한 매장 컨셉과 함께 ‘국민화장품’으로 사랑 받았지만, 지금은 옛 명성이 사라지고 지배기업 아모레퍼시픽의 ‘복병’으로 전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로드숍 시장이 점차 침체되며 내수 시장에서의 매출은 물론 2017년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으로  큰 타격을 받아 현재 면세 매출을 비롯한 중국 수출이 둔화되며 해외 시장에서도 저조한 매출실적을 보이고 있다.

에뛰드는 “채널효율화를 통한 질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중국 및 아세안 오프라인 채널 재정비 강화 및 중동시장 진출 1주년 기념행사 개최 등을 통한 현지 고객과의 소통 제고 등에 힘쓰고 있으나 단기간에 내수 및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 개선을 이루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에뛰드의 계속되는 실적 부진은 지배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져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손실을 입게 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에뛰드가 어떤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 에뛰드, 아모레퍼시픽그룹 주력 브랜드에서 ‘복병’으로 전락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2018.12.31)

에뛰드는 1976년 설립되었으며 주사업으로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2006년에는 향수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빠팡에스쁘아를 흡수합병했으나 2014년 에뛰드 브랜드와 에스쁘아 브랜드를 인적분할돼 2015년 에스쁘아 분할을 완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에뛰드의 지분의 80.5%를 지배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가 19.5%를 보유하고 있다. 2012년 서경배 회장이 서민정씨에 주식을 수증 증여해 현재 서민정씨가 2대 주주로 오른 상태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주회사이자 최상위 지배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에뛰드 이외에도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아모레퍼시픽 등 다수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저조한 실적은 아모레퍼시픽 뿐만 아니라 로드숍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실적 부진이 큰 악영향을 끼쳤다. 특히 에뛰드는 지난해 262억2342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2015.12, 2016.12, 2017.12, 2018.12)

에뛰드는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매출액과 함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모두 급감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영업손실 262억2342만원, 당기순손실 282억8127만원의 적자를 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경영 승계 핵심 계열사 ‘이니스프리’, ‘에뛰드’ 두 곳이 거론되며 2011년 서경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지분을 장녀 서민정씨에게 증여하며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현재 두 계열사 모두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복병’으로 전락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모습이다.

◆ 에뛰드의 계속되는 적자 확대.. 원인은?

▲ 자료출처: 아모래퍼시픽 그룹 2019년 1분기 실적(IR)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적자 확대되며 2019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로드숍 및 면세 채널에서의 매출 하락으로 인해 적자가 확대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자료출처: K-Sure 산업동향보고서, 국내외 화장품 산업 동향 및 트랜드 분석 (2018.06)

에뛰드의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로드숍 시장의 침체다. 브랜드숍이란 통상 단일 브랜드가 입점하는 매장을 지칭한다. 국산화장품 채널별 판매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브랜드숍의 비중은 2014년 19.5%에서 2016년 8.5%p나 하락해 11%에 그쳤다.
반면 편집숍과 온라인몰은 각각 5.1%P, 3.9%p씩 상승해 그 비중이 높아지게 되었다. 편집숍은 H&B숍을 비롯해 각 화장품사가 운영하는 편집숍, 백화점이 운영하는 편집숍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단일 브랜드숍의 성장이 더뎌지며 올리브영과 같은 H&B숍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에뛰드의 점포는 2015년 450개에서 2018년 말 393개로 대폭 줄어들었다. 매장 수 감소로 인건비는 물론 유통 수수료나 판촉비 등의 판매관리비 부담이 줄어 비용을 절감하는 듯 했으나, 로드숍 시장의 침체로 인해 오프라인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고 결국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됐다.

또한 전체 매출 중 면세점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중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면세 채널 매출은 총 매출액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으로의 관광을 제한하며 면세 채널 부문 실적이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 자료출처: 한국관광공사 한국 관광 통계 출입국국가별월별통계 / 단위: 명

2016년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발표하자 이에 중국 정부는 강력하게 반발하며 중국 내 여행사들의 한국 단체 관광 상품 취급을 중단시키는 등 관광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국내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더니 지난 2017년 4월 22만7811명까지 감소했으며 결국 면세 매출 비중이 높은 에뛰드의 실적에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

◆ 에뛰드의 채널 다변화 시도, 재기에 성공할까

10년 전만 하더라도 에뛰드는 아모레퍼시픽의 주력 브랜드로 3세 경영권 승계의 핵심 종속회사로 장녀 서민정씨의 그룹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계속되는 영업이익 감소에 결국 지난해 말 적자로 돌아서며 서경배 회장 장녀 서민정씨의 경영권 승계에 비상이 걸렸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2015.12, 2016.12, 2017.12, 2018.12)

재고자산회전율은 2016년 16회로 전년대비 12.7회보다 크게 상승했으나 이후 2017년 11.9회로 감소했다가 2018년 9.5회로 크게 줄어들었다. 재고자산회전율이란 재고자산이 얼마나 빨리 판매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데 에뛰드의 사업 위기를 입증하고 있다. 또한 에뛰드 재고자산비율이 2016년 이후 계속 상승해 2018년 26.61%까지 치솟으며 매출원가에 반영되는 재고자산폐기손실의 발생으로 적자 폭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에뛰드의 재고자산폐기손실은 2017년 31억원 수준에서 2018년 45억으로 14억원이나 뛰어 올랐다.

에뛰드는 채널 효율화를 통한 질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중국 및 아세안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를 위해 사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K-Sure 산업동향보고서의 ‘국내외 화장품 산업 동향 및 트랜드 분석’에 따르면 2015년 백화점 판매비중이 41.1%로 가장 높으나 최근 온라인 및 편집숍을 포함한 브랜드숍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시장은 2016년 기준 436억원 달러의 규모로 전세계 화장품 시장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으로 인한 외교관계가 점차적으로 해소되고 있어 에뛰드의 중국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실적 회복을 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중국발 수요의 부진에 잠시 주춤하는 사이 중국 내 중저가 제품 시장에서의 자체적인 브랜드의 성장 등으로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상태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에뛰드를 비롯한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이외의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에뛰드는 중국 외 시장으로 베트남 등으로 시장 다변화를 현재 꾀하고 있다.

▲ 자료출처: K-Sure 산업동향보고서, 국내외 화장품 산업 동향 및 트랜드 분석 (2018.06)

또한 2016년 세계 화장품시장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최대 상권인 두바이몰에 에뛰드는 매장을 오픈했다. 두바이몰은 연간 8천만 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는 곳으로 에뛰드가 이곳에 최초로 아시아 메이크업 브랜드로 입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에 6개 점포를 추가 신설하며 중동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 시장 진출 1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하는 등 현지 고객과의 소통을 제고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에뛰드는 중국 및 중국외시장에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며 로드숍 시장 침체로 인한 내수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한 실적 침체에 대응하고 있다. 당장의 실적 개선은 어려워 보이나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10년이 넘은 ‘에뛰드’가 아모레퍼시픽의 ‘복병’이 아닌 ‘효자’ 종속회사로 다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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