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의 영향 통해 올 일본 증시 활황세…국내 유입 일본자금 유출가능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립에 따른 대대적인 주택양성책이 있은 지 약 25년여가 흘렀다. 그 사이 노무현 정부의 신도시 건립 정책에 따른 도심 외곽의 신규주택은 비약적 증가를 가져왔지만 서울도심 접근성 하락과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맞물려 신도시 주택 가격의 상승을 도모하지 못했다. 이 결과 건설회사는 전문건설회사를 시작으로 부도 도산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작년까지의 국내 부동산시장은 어느 누구도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을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의 움직임은 사뭇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왜일까. 여기에는 박근혜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중과제도 폐지 등의 당근정책도 분명 기여하고 있지만 시기적으로 경기는 분명 하락과 상승을 반복한다는데 있다. 2008년이 대세 하락기였다면 6년여가 지난 2014년은 상승으로의 반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세계경제의 주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바 있다. 금융위기가 있은 후 세계 시장은 극도로 위축되며 하락장세를 만들어냈지만, 작년 미국의 부동산시장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높은 상승랠리를 기록했다.
미국은 한 때 제로금리를 필두로 대대적인 돈 찍어내기에 몰입했고, 이로 인해 부동산시장은 상승세로 돌아서게 됐다는 것이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전문분석회사들의 평이다.

그렇다면, 국내의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1956~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세대를 중심으로 흘러왔으며, 이들의 은퇴시기와 맞물리는 시기에서의 부동산의 재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을 김광수경제연구소 등이 내놓은 바 있다. 또한 OECD가입국 중 출생률 최하위, 급속도로 진행되는 노령화사회 등을 빚 대어 ‘부동산시장은 이제 끝났다’는 평을 내놓기도 한다.
반면, 이는 부동산시장을 10년 안팎이라는 중장기적 시점에서 바라봤을 때의 전망치이며, 지금은 미시적인 측면에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 넘실대는 부동자금 704조원…어디로 갈 것인가
부동산시장의 미시적 전망의 핵심은 넘실되는 부동자금의 돌파구가 어디인가에 있다. 2013년 10월을 기준으로 국내 부동자금은 704조3천억원에 이른다. 2003년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기 전에도 부동자금은 360조원 대에 머무른 바 있다. 이 점을 투자자 입장이라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2014년 첫 문을 연 국내 증시시장은 어닝쇼크(Earnings Shock)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1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실적악화를 필두로 증시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른 모습이다. 어느 새 세계 주식시장은 일본을 주목하고 있다.

팀 스콜필드 베어링자산운용 글로벌 주식부문 대표는 지난 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4글로벌 및 아시아 시장전망’ 간담회에서 “글로벌 기업의 낮은 부채는 저금리 자본조달 등에 힘입어 주식시장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특히 일본정부가 오랫동안 지속해온 디플레이션을 끝내기 위해 설득력 높은 정책을 내놓고 있어 올해 일본 증시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본 아베신조 총리의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올해 들어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미국이 돈을 찍어내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출구전략까지 가세한다면 국내에 유입된 외국자본은 빠른 속도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출구전략은 미국의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았던 국내 금리에 비해 미 금리가 오를 경우 국내의 외국자본은 빠져나가게 된다는 해석에서 국내 증시의 불안감이 짙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은 부동자금의 향방을 더욱 모호하게 하는 것으로, 결국은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또 다른 말이기도 하다. ‘전차주’는 보다는 실생활 주가 뜬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도 여기에 있다.

■ ‘전차 주’는 가고, ‘은행 관련주’를 주목하라
전차 주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일컫는다. 실생활 주는 국민생활에 밀접하게 연관 지어지는 주식으로 대표 격이 은행관련 주 등이다.

올해 은행의 주가흐름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증시 애널리스트들의 조언이다. 은행은 예대마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곳으로, 대출이 많아질수록 수익은 좋아진다. 대출은 기업대출이나 신용대출 등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자산을 담보로 하는 부동산담보대출에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KB, 신한, 우리은행 등 3대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비중이 평균 47%로 전체 포트폴리오 중 절반을 차지한다. 때문에 부동산경기의 상승은 은행권의 수익상승과 맞물리면서 은행권 주가도 호전되는 것이다.

■ 704조의 부동자금 향방 읽을 시기는 ‘바로 지금’
그렇다면 국내의 단기성 예금에만 몰려있는 부동자금이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이나 김광석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 등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상승여력을 점치고 있다. 이미 서울 수도권 아파트는 지역별로 작게는 10%에서 많게는 30% 가까이 가격이 하락하여, 충분한 반등여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2010년 이후 서울 수도권에 신규주택이 공급되지 못한데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전세가는 아파트가격 대비 90%를 넘나들고 있다.(안양 동안구, 일산 서구, 화성 동탄 등)

서울 수도권은 2009년 3/4분기 이후 본격적인 하락세를 맞이했으며, 그 이후 주택공급은 현격히 감소했다. 반면, 작년 신규분양주택의 떳다방 출현과 미분양주택의 빠른 소진으로 올해의 서울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전망은 ‘그동안의 먹구름이 걷힐 것’이라는 시그널과 전망이 강하다.

대구광역시의 아파트시장의 변화를 예로 들면, 대구는 2008년 이전 과도한 주택공급으로 금융사태이후 어느 지역보다 앞서 타격을 받은 곳이다. 분양주택의 적체물량은 쌓였으며,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도 미분양주택이 넘실댔다. 하지만 지금의 대구 아파트시장은 작년 12월 기준 전국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이 0.09%인데 반해, 대구는 0.43%를 기록했다. 경북지역도 세를 같이해 0.42%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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