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기업분석] 닥터자르트의 모회사 해브앤비의 실적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2017년 중국 사드보복 배치 이슈로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저하와 화장품 유통 채널의 급변 등으로 화장품 업계가 불황을 겪어 난관에 봉착했으나 해브앤비는 오히려 매출액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액이 4690억6412만원을 기록해 매출액이 5년새 13배나 늘어났다. 중국과의 외교관계 회복 등으로 화장품 업계에 다시 활기가 띌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화장품 업계의 부활에 대해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해브앤비의 실적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교 관련 대외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실적 성장에 성공할 수 있었던 해브앤비의 저력과 향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과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짚어볼 시간이 필요하다.

◆ 5년새 매출액 13배 증가, 그 저력은?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해브앤비의 주주현황을 살펴보면 이진욱 대표이사가 66.7%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5년 에스티로더가 지분 33.3%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해브앤비는 2004년 화장품 제조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며 에스티로더의 투자를 받기 직전 해인 2014년까지 매출액 335억8778만원 수준이었으며 영업이익률 12.8%에 그치는 소기업에 불과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12, 2015.12, 2016.12, 2017.12, 2018.12)

2015년 에스티로더로부터 투자를 받은 후 이듬해 매출액이 174.7%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의 경우 무려 291.7% 뛰어 올랐다. 또한 영업이익률은 2015년 21.35% 수준에서 9.09%p 올라 30.43%를 기록했다. 이후 2017년 일시적인 당기순이익의 하락 이외에는 매출액, 영업이익은 5년 동안 계속해서 상승했다. 5년간의 호실적은 국내 H&B스토어, 면세점, 백화점 등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내수 실적을 계속해서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화장품 시장은 유통 채널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변화의 중심에 H&B스토어가 있다. 과거 단일 제품만 취급하는 브랜드숍에서 다양한 제품군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H&B스토어로 인기가 옮겨 가고 있다. 국내 H&B시장 규모는 2014년 7000억원 수준에서 2018년 2조1000억원대로 3배 가량 커졌다. 현재 국내 H&B스토어 매장 수만 1500여개 이상이며 향후 이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해브앤비의 매출 역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12, 2016.12, 2017.12, 2018.12)

또한 해브앤비의 해외법인 실적 추이를 보면 해외에서의 실적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5년 8억4808만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난해 345억3300만원을 기록하며 4년만에 4배나 실적이 올랐다. 2015년 현지 법인에서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0.98%이었으나 지난해 7.36%로 닥터자르트 등의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2017년 사드배치 보복으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의 매출이 2016년 대비 129%가량 상승한 것은 상당히 인상적인 실적이다.

◆ 지급수수료의 과다 지출, 아직은 역부족인 브랜드 파워 때문?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12, 2016.12, 2017.12, 2018.12)

해브앤비의 지급수수료는 전체 판매비와관리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 하고 있어 과다 지출에 대해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2015년부터 4년간 전체 판관비의 절반 이상이 지급수수료로 계상되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지출한 지급수수료가 전체 판관비의 무려 69.5%를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지급수수료란 유통망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를 뜻한다. 이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를 제고시켜야 하거나 대규모 유통망을 보유한 업체와 협력해야 한다.

해브앤비는 2010년 초반부터 올리브영을 비롯한 국내 H&B스토어와 미국의 세포라 등을 비롯한 해외 유통망을 확보해왔으며 면세점 등의 유통 채널에도 입점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왔다. 매출 증가로 인한 유통망 확장으로 지급수수료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하더라도 브랜드 파워를 제고함으로써 지급수수료를 인하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매출 증가 속도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편이어서 해브앤비가 부담해야 하는 지급 수수료가 다소 부담스러운 편이다.

아직까지는 지급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기에 브랜드 파워가 부족한 수준이긴 지금같은 추세라면 충분히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1년 모두가 중국 시장을 공략할 때 해브앤비는 미국 시장에 전무했던 비비크림을 출시하며 미국 시장을 공략했다.

▲ 자료출처: K-Sure 산업동향보고서 ‘국내외 화장품 산업 동향 및 트랜드 분석(2018.06)

미국 시장은 화장품 시장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큰 곳이다. 이처럼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 시장은 허브앤비의 수출액 3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국으로 자리잡게 되었으며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높히기 시작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써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또한 현재 에스티 로더의 투자를 받으며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브랜드 파워는 자연스레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매출 증가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브랜드 파워 상승에도 노력을 기울여 지급수수료 인하를 이끌어 수익을 더욱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

◆ 지난해 영업이익은 늘었는데 현금흐름은 감소, 이익의 질 하락인가?

해브앤비의 지난해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모두 호실적을 기록하며 향후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현금흐름은 기말의 현금 기준 2017년 대비 545억4853만원 가량 악화되었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8.12)

지난해 영업활동 및 투자활동 관련해서 현금흐름이 감소하며 전반적인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감소의 폭이 가장 큰 것은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인데 이는 매도가능증권 및 단기금융상품 증가로 인한 현금흐름 감소로 영업활동을 영위하기 위한 설비 투자 등의 자본적 지출로 보기는 어렵다. 단순히 금융상품 취득 등에 관련된 현금 지출로 인한 현금흐름 감소로 인식할 수 있다. 반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감소는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다.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8.12)

손익계산서 상의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차이를 통해 이익의 질을 판단하고는 한다. 위 그래프에 따르면 해브앤비의 손익계산서 상의 영업이익은 증가했으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보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작을수록 이익의 질이 나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익의 질이 악화된 데는 무엇보다 매출채권을 감소한데 비해 재고자산은 증가한 것이 큰 원인으로 대두 되고 있다.

해브앤비의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현금 유입으로 인정되는 매출채권은 28억2757억원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재고자산 증가로 인해 146억6448만원의 현금이 지출되었다. 기업 입장에서 매출채권으로 인한 현금지출이 적을수록 좋을 수 있으나 재고자산 증가로 인한 현금 지출은 이익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브랜드 파워 제고가 필요한 시점에서 실적 성장을 기반으로 한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의 가능성을 위해서 지난해 ‘현금흐름 악화’는 사업 확장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하고 넘어가서는 안된다. 요즘과 같은 변동성이 높은 화장품 시장에서 해브앤비는 기업의 미래 영업활동 수행능력에 대한 부분에 대한 대응 방책의 일환으로 영업활동에 대한 이익의 질을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반영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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