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시사의 창] 현지시각으로 지난 8월 2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은 한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FTA에 관한 협상이 타결되었음을 공식 선언했다.

2018년 기준 한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교역액은 27억 2천만 달러로 이 중 한국의 수출액은 14억 5천만 달러이며 수입액은 12억 7천만 달러로 파악된다.

▲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한국, 이스라엘간 FTA 협상 타결

한국이 이스라엘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품목은 자동차로 2018년 기준 수출액은 7억 26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현대 자동차는 이스라엘 시장에서 3만 8022대를 판매하여 14.2%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기아 자동차도 3만 5086대를 판매하여 13.4%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하여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 점유율 1, 2위를 한국 자동차 기업이 차지한바 있다.

이번 FTA가 발효될 경우 관세율 7%의 자동차, 6~12%의 자동차 부품, 6%의 섬유, 12%의 화장품 품목에 부과되던 관세가 즉시 철폐될 예정이므로 관련 품목들의 수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한국이 이스라엘에서 수입하는 수입액의 25.4%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큰 반도체 장비에 부과되는 관세도 3년 이내에 철폐할 것으로 합의되었기 때문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한 반도체 장비 공급 차질에 대응하는 수입선 다변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FTA 협상 타결과 함께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소로 평가받는 이스라엘의 ‘와이즈만연구소’가 소재, 부품, 장비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이는 한국의 하이테크 산업기술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테크(첨단) 기술 수준이 높은 이스라엘과 협업가능성

이스라엘은 UN의 2019년 자료 기준 인구 858만 명이며 한국은행의 2017년 기준 자료 기준 GDP 3508억 달러로, 이스라엘 시장의 크기나 구매력 자체로는 미국과 중국 등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에 비해 매력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이번 FTA 협상 타결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의 하나로 이스라엘에는 기술력을 갖춘 하이테크 분야 스타트업들이 많다는 점이 언급된다.

2016년 기준 이스라엘 내 스타트업의 개수는 7800개로 AI, 사이버보안 등의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데 2017년에는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인 ‘모빌아이(Mobileye)’를 153억 달러(약 18조 4000억 원)에 인수했을 정도로 그 기술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모빌아이는 자율주행 차량의 영상인식에 필요한 부품인 카메라센서 부분에서 점유율 95%를 기록할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KOTRA의 텔아비브 무역관이 이스라엘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력에 관해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그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AI, 자율주행, ICT 부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18년 5월 베를린 소재 AI 투자전문 벤처캐피털인 ‘Asgard’은 전 세계 AI 산업 점유율을 발표했는데 이스라엘은 11%를 기록하여 1위 미국(40%), 2위 중국(11%)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였다.

AI 관련 스타트업 개수는 2018년 기준 약 950개로 파악되는데 이는 지난 5년간 평균 140개씩 창업한 셈이며, 전체 기업의 45%(445개사)가 한 건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44억 달러 수준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완성차 제조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데 약 500개의 관련 스타트업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이 중 300개가 미국에 진출하여 25억~3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스라엘이 아랍권과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안보적 특수성으로 인해 무인 전투장비의 개발과 육성에 집중한 것이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기술 획득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ICT 관련해서도 이스라엘 정부는 방위 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엔지니어를 육성하고 글로벌 R&D 센터를 이스라엘 국내로 유입시켰는데 그 결과 2016년 기준 관련 매출이 46억 달러(약 5조 5356억 원)에 이를 정도로 ICT 산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사실을 기반으로 이스라엘과 한국이 향후 자율주행 분야와 AI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2017년 라이다(Lidar) 제조 기업인 ‘옵시스’에 투자했으며 2018년 자율주행 딥러닝 엔진 관련 기업인 ‘시매틱스’ 등 이스라엘의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한-이스라엘 FTA의 협상 타결로 인해 한국과 이스라엘의 협업은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한국과 이스라엘 양국이 서로의 강점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보완해 주는 Win-Win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스라엘이 중동 아랍권 국가와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이번 FTA로 인해 한국과 아랍권 국가 사이에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아랍권 국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이와 관련한 후속 조치 검토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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