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문제 VS 백색국가 제외 철회 팽팽히 맞서..日, 韓 백색국가 제외 시행 첫날
강제징용 문제 VS 백색국가 제외 철회 팽팽히 맞서..日, 韓 백색국가 제외 시행 첫날
  • 박경희 기자
  • 승인 2019.08.29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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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문제인 대통령의 한일관계 언급 관련 제작 이미지로 사용된 바 있으며, 일부 수정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_뉴스워커 DB

[뉴스워커_국제정세] 일본정부는 28일,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에 옮겼다. 그리고는 경제보복 조치가 아니라 ‘강제징용 판결 문제’라고 주장했고, 우리 정부는 이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백색국가 제외하는 것을 철회한다면 지소미아 종료에 다시 검토할 수 있다며 일본에 맞불을 놨다. 양국이 한 치의 양보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오늘(29일) 한일 외교부 국장급 협의를 서울에서 갖는다. 해결의 실마리가 제시될 지 주목되고 있다.

◆ 일, 韓 백색국가 제외 시행하면서도 추가보복은 꺼내지 않아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 조치를 28일부터 시행하면서 우리나라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염려와는 달리 추가보복 카드를 아직 꺼내지는 않았다. 다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은 적절한 수출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징용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저강도 대응만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백색국가 제외로 언제든지 한국을 압박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한 만큼, 자국의 수출 기업들과 관광업계 불안이 고조되고 있어 지금 당장은 추가 보복 카드를 쓰지 않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I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미국 눈치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이 더 이상의 강경한 자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고, 이 상황을 장기간 끌고 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내산업계에서도 수출 규제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데다가 미국의 시각이나 미국이 지향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은 일본으로서도 선뜻 시행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본 것이다.

◆ 美, 지소미아 종료 연일 비판

미국의 지향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은 일단 ‘지소미아 종료’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연일 미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미국과 일본의 동맹은 끈끈하기 때문에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 규제한 것은 미국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지소미아에 대해 연일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은 우리나라가 지소미아 종료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이나 일본 입장에서는 지소미아 완전 종료되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일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경제보복은 어렵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미국이 우리 정부를 향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취하자, 우리 외교부는 28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불러 미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해리스 대사에게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일 양자 관계 맥락에서 검토․결정된 것으로, 한미동맹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미국 측과 긴밀한 공조 하에 한․미․일 안보 협력을 지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정부가 한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실망과 우려를 표시하는 것은 한․미관계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또한 일본과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것은 일본이 한국을 ‘안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규정하고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라며 원인제공은 일본이 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한편, 해리스 대사와의 면담 이전에 미 고위 당국자는 27일(현지시각) “11월 22일까지는 지소미아가 종료되지 않는다”며 “미국은 한국이 그때까지 생각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의 태도에 달렸다는 입장을 보였다.

28일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하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강한 유감을 표하며, “일본은 우리가 수출규제 조치를 안보문제인 지소미아와 연계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초 안보문제와 수출규제 조치를 연계시킨 장본인은 일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제 이낙연 국무총리께서는 한․일 지소미아 종료까지는 3개월이 남아 있으므로 이 기간 중 양측이 타개책을 찾아 일본에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면서 “공은 일본 측에 넘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오늘(29일) 한․일 외교국장급 협의, 갈등 해결의 실마리 나올까

일본의 입장 확인은 오늘(29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 외교당국이 29일 오후 서울에서 국장급 협의를 열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게 되는데, 이 자리에서 과연 강대강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일 갈등을 해소할 실마리가 제시될 지 주목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현안문제가 쉽게 의견이 좁혀질지, 해결될 수 있을 지 낙관할 수 없다. 그러나 외교당국간에는 장관급 포함해 소통 노력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도 갈등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국익을 위해서라도 한․일 정상간 회담이 있어야 한다는 보도를, 마이니치신문은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한국의 탈 일본화를 우려하며 대화에 임해야 한다는 논조의 보도를 했다.

게다가 일본의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까지 결정하게 된 것은 고도 다로 외무상의 대응이 부적절했기 때문이라며 사퇴를 요구 했다. 물론 고도 외무상의 사퇴에 대해서는 일본의 야당 대표의 발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외무상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한국에 대한 대응은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